낙지,문어,오징어도 아니고 쭈꾸미?

14화: (타일 3편) 쭈꾸미 ... 먹을 줄만 알았다.

by 이작가야

인테리어의 꽃은 타일이다. 타일 중의 꽃은 바닥 타일이다. 바닥이 차지하는 면이 넓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테리어의 느낌을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닥 타일은 건식과 습식에 따라 타일 시공법이 정말 다르다.

타일을 붙이기 전 기초작업은 물론 사용하는 접착제도 다르다.


타일 기초작업이라...


바로바로

쭈꾸미 작업이다.


현장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 쭈꾸미...

낙지, 오징어, 문어도 아니고 왜 하필 쭈꾸미일까?


쭈꾸미는 '바닥 몰탈' 의 일본말이다.


이런!

몰탈은 또 뭔고?


몰탈: (건축)에서 벽을 바르려고 시멘트와 모래를 일정한 비율로 섞어 반죽해 놓은 것을 말함.



몰탈(사모래)을 사용하여 바닥면을 평탄하게 하는 '바닥 몰탈'의 일본말이 쭈꾸미라고 하여 쭈꾸미가 되었다니 노가다라는 일본말이 숨 쉬고 있는 작업현장에서 나올법한 쭈꾸미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하~~~

그래서 쭈구미 작업이라 하는구만!


쭈구미작업: 타일을 시공할 때 타일을 깔기 전에 바닥면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말한다.



바닥 타일 시공 중 특히 습식 공간의 바닥 타일 작업에서 쭈꾸미 작업이 완벽하게 되지 않으면 바닥이 난리가 난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이 잘 빠지지 않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타일을 붙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작업이며 바로 이런 부분에서 기술력의 차이가 난다.


쭈꾸미작업에서 쭈꾸미는 '물구배 잡는다'는 표현도 쓰고 기본적으로 배수구 쪽으로 경사지게 타일을 붙이기 전 '바닥면을 조성하는 작업'을 칭하기도 한다.


바닥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다른 말로 '시다지 잡는다'라고도 하는데 시다지는 역시 일본말로 '평평한 바닥면'을 말한다.


타일을 붙이기 전에 꼼꼼하게 해야 할 기초작업인 쭈꾸미작업은 실제로 눈에 보이는 타일을 붙이는 작업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역시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뭐든지 기초작업이 탄탄하지 않으면 겉으로 보이는 미관은 그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아무리 이쁜 타일을 시공해서 눈이 호강을 해도 타일 밑에서 무언가 끙끙 앓고 있다면 하자 그러니까 이 나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집을 지으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운다.



막상 타일을 고를 때만 해도 그저 눈에 보이는 타일만 생각했다.

타일 선택을 하기까지 수많은 사진과 자료를 보고...

타일업체를 몇 번씩 방문하고 또 보고 또 보고 한 끝에...

만족스러운 타일을 선택한 나 자신을 기특해하며 어깨가 으쓱으쓱 천정에 붙었다.



천정에 붙은 어깨는 타일 시공의 전 과정을 보면서 어느새 바닥에 훅 떨어졌다.



전에 살던 아파트 리모델링을 해 본 경험이 있기에 아주 깡통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을 지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일들이 정말 많다. 모든 게 너무나 많은 손이 필요하다.


집이 거의 완성되어가는 요즘 휘페스타의 김 대표님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다.


리 스 펙 !


어떻게 그 많은 손들을 컨트롤 할까...



(시행사: 휘페스타)



퇴직 전 나의 본업은 영어선생인 본캐부터 운동 선생인 부캐까지 가르치는 일이었다.

퇴직 후 내 인생에서 가장 큰일일 수 있는 집을 짓고 있는 지금은 매일 배우고 있다.



이쁜 카페에서 사진을 찍을 줄만 알았지 카페에 깔린 타일이 어떻게 그렇게 이쁘게 깔려있는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카페: COMUNE)



며칠 전 청평 쪽에 인테리어가 꽤 이쁜 카페에 다녀왔다.

집을 지으면서 타일 시공이 얼마나 복잡한 공정임을 알았기에 카페에 깔린 타일사진을 찍으면서 그전에 하지 않았던 말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온다.


"세상에나... 이 타일 좀 봐. 얼마나 힘들게 작업했을까... 너무 잘 붙이셨네."



(카페: COMUNE)



쭈꾸미...


육수에 살짝 데쳐 야채와 같이 먹는 쭈꾸미 샤부샤부 맛이 기가 막힌다.

육수 없이 그냥 끓는 물에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쭈꾸미 도 기가 막힌다.

빨간 고추장 양념에 야채도 넣고 휘리릭 볶는 쭈꾸미 볶음 도 기가 막힌다.


쭈꾸미...

먹을 줄만 알았다.



(쭈꾸미볶음)


이쁜 타일을 붙이는 것도 시공 작업이 어려운데 그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하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쭈꾸미 작업을... 집을 지으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무심코 밟고 다녔던 타일 밑에 수많은 손길과 땀이 서려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할 뿐이다.


영어를 가르치면서 늘 학생들에게 해왔던 말이다.

"기초를 튼튼히 해놔야 입을 열 수 있다."


쭈 꾸 미!









*** 타일 이야기는 내용이 많아 공간별로 나누어 올립니다.***


ps:

'쥔님과 집사님네 집 짓는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알콩 달콩 지지고 볶는 이야기 기대해주세용!

현재 집을 짓고 있는 중이며 7월 말에 입주예정입니다.


쥔님: 남편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아내

'저'입니다.

집사님: 퇴직 후 설거지를 빼고 집안일을 자청,

집안일을 담당하시는 남편 '집사님'

입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