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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있는 고야 (19)

근사한 시

by 최병석

대문을 열면 행여나 잡을 수 있을까


왕자처럼 귀티가 날까

거지같은 행색은 어울리지 않겠지

이쯤에서 비싼 모자라도 올릴까

보석이 박힌 신발정도는 있어줘야지


너무 쉬운 말은 촌스럽잖아

메마른 땅위에 화려한 꽃을 꽂는다

이정도면 쓸만 하겠지

욕심으로 무거워진 꽃머리가 산으로 향한다


시작이 미약하나 끝은 창대할진대

생각의 줄기에 달라붙은 덧대기는

기어코 억지춘향꽃이다


아직 멀기만 한데

벌써 노벨상을 쳐다보는 가당치 않음을

털어 버려야지

그 무모한 잘 써 보겠다는 헛물켜기는

과감히 버려야지


대문을 열고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 길속에 녹아 있을 내용 먼저 품에 안아보자



♡공지합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중단합니다. 의욕만 가지고 시작한 연재였는데 금방 밑천이 바닥났습니다.

사유하고 품에 안고 잘 다듬어서 제대로 버리는 내용을 가지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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