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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있는 고야 (16)

나 잘났다는 자만감

by 최병석

나를 가라 앉히기로 했다


그닥 깊지 않은 호수 위에 떠 있었다

헐렁한 주머니가 피식거리는 통에

이쪽 저쪽으로 붕붕거린다


밀어 올리는 것과

끌어 당기는 것들이

60여년간 나를 증명하는 표고였다니

오르려 애쓸 때마다

자꾸만 높아지는 가파름도 이제 힘겹다


잡으려고 움켜 쥐던 힘을

오직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고집을

이만큼 쌓아 올렸다는 자랑을


떠있는 호수위에서

가만히 호수의 물인 채

무겁게 눌러 앉기로 작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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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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