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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이런고야 (28)

비밀

by 최병석

책상이 흔들리더니 서랍 속이 일어났다


봉인 되었던 말도 풀려났다

수십년간 뚜껑의 무게에 눌렸던

아버지의 냄새도 기지개를 폈다


가슴을 후렸던 날카로운 말이

칼끝에 매달린 눈물에 젖어있고

두어번 뒤틀린 편지 말미에는

"내가 잘못했소"


미처 전하지 못했는지

글씨는 갉아 먹은 종이와 한 몸 되었네


"아버지 엄마대신 제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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