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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기쁨의 한가운데에서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by 이민혁

`감정`이라는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본적은 몇 년 되지 않는다. 여전히 어렵고 난해한 감정들에 대해 가끔 심취한다. `희로애락`이라는 말을 공감하면서도 끝없이 부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별 생각이 없던 예전엔 사람들은 수많은 감정들을 매 순간 한 가지씩만 느낀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감정을 몇 가지씩 동시에 느끼며 살아간다. 특히 상반되는 감정들에 묘한 끌림이 느껴진다. 기쁘지만 슬픈, 즐겁지만 우울한, 외롭지만 평화로운, 괴롭지만 행복한, 뭔가 진짜 미친놈 같은 생각이 아닐 수 없는 감정 들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가 알고 보면 이런 상반된 감정을 품고 있다. 상반된 감정들을 매사에 지니고 있지만 어느 한쪽의 감정들이 조금 더 현재의 모습을 감싸기에 타인은 물론 자신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끔 나는 나를 지배하는 감정의 반대편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야말로 정신 나간 발상이 아닐 수 없겠지만 한편으론 성찰하는 마음으로 현재에 감정보다는 작아지려는 감정에 집중할 때가 있다. 그리고 느낀 것이 있다. 자신을 컨트롤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이상할 것 같은 발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욱하고 화가 나지만 `평화롭다`라고 생각하거나, 기분이 나쁜 상황에서도 좋은 생각들로 상황을 채우려는 모습이다. 글을 시작할 때 상반된 감정을 갖는다는 다소 이상하고 의아한 말로 시작은 했지만 부정적인 현실을 긍정으로 돌리고픈 마음가짐을 가지려는 사람들의 당연한 본능이라고 인지했을 것이다. 그러면 그 반대의 경우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다. 기쁘고 행복한 자리에서 유독 어디가 안 좋아 보이는 누군가나, 안정적이고 포근한 공간과 상황에서 불편해하는 모습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우리네 사회는 공통된 생각과 마음을 갖지 않으면 배타심이 우선적으로 생기는 것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다.

어느 순간 당신도 모르게 누군가로부터 멀어지게 되면 그들을 이해 못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어느 누가 현재의 상황을 역행하려는 자를 붙잡고 아무 말 없이 안아주고 토닥여줄 수 있겠는가. 누구라도 그런 순간에 이유 없이 안겨 쉴 수 있는 품이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선뜻 품을 내어줄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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