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카메라 다루기 - 별거 아닐 때까지 연습
2인 1조로 한 세트의 카메라 장비가 지급됐다.
4k 퀄리티의 캠코더, 트라이포트, 와이어리스 마이크까지. 카메라 기종은 방송제작에 실제 사용하는 제품이니 수강생들은 이제 외관상 프로다. 2~3십 대의 학생들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으로 카메라를 만지작거리지만, 중장년층은 조심스럽다.
“장비를 소중히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쫄거나 겁먹을 거 없습니다. 어린 아기를 손위에서 다 키우셨는데 사람에 비하면 카메라는 그냥 기계일 뿐입니다. 캠코더는 매뉴얼에 따른 지시에 충실하게 움직이는 조금 비싼 물건일 뿐입니다.”
중년의 수강생(마을 주민)들이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다.
“영상 제작의 출발은 카메라를 통해서 사물을 보고 촬영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두 눈을 통해서 사물을 보고 이해하듯 이제 모든 영상은 여러분이 보는 뷰파인더를 거칩니다. 무엇을 담고 포착해서 강조할지는 우리가 정하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핸드폰으로 스틸과 동영상을 찍어봤기 때문에 별 다를 것은 없습니다. 녹화를 시작하고 마치는 것은 같으니 카메라를 잡는 자세와 트라이포트를 사용하는 법만 익혀보도록 하겠습니다.”
군에 들어가서 M16 소총을 쏘고 총기 분해와 청소하는 법을 배우면 나중에 눈을 감고도 분해 조립이 가능하듯, 모두 열심히 카메라를 살피고 만졌다. 카메라의 배터리 탈부착과 메모리카드 확인, 삼각대의 높이 조절과 수평 조절 등을 연습했다. 삼각대를 쓸 때에는 수평을 잘 맞춰야 삐뚤어지지 않은 영상을 얻을 수 있고, 손으로 직접 들고 찍을 때에도 안정된 자세는 필수다. 두 발은 어깨 넓이를 취하되 왼손은 카메라의 아랫부분을 떠받치고 오른손으로 움켜쥐면 된다. 카메라는 줌 기능이 있어서 빠르게 피사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영상의 사이즈는 몸을 직접 움직여서 정하는 것이 좋다.
이론을 깊게 설명하는 건 초보자에게 급격한 자포자기를 유발할 수 있다. 중요하더라도 자칫 무겁거나 따분해져서 흥미를 잃지 않는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
“화이트 발란스”라는 개념이 그렇다. 카메라는 인간의 눈과 같이 정교한 것이 못되어 빛의 양에 따른 기준을 설정해줘야 한다. 흰색 A4 용지의 색감을 그대로 표현하려면 빛의 양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제시해 주어야 제대로 표현한다. 한낮의 태양과 밤의 차이를 무시하고 주간에 맞춘 화이트발란스로 저녁 씬과 실내씬를 촬영하면 색감이 이상하게 바뀐다. 수강생들은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지만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방법은 있습니다. 일일이 화이트발란스를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카메라 내부에 이미 세팅된 값이 있으니 태양광일 때와 일몰 시, 실내 백열등 상황에 맞춰 세팅만 변경해서 사용하라고 다시 알려준다. 순간 얼굴이 편하게 밝아졌다. 조리개, 필터, 초점 등도 일일이 설명할 것이 많지만 개념만 말하고 실전에서 부딪치게 한다. 촬영된 결과물을 피드백해주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다만 샷, 씬, 시퀀스의 개념은 알아야 한다. 다들 영화를 좋아하시니 금방 이해한다.
샷은 영상물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영상 단위다.
씬은 대체로 동일 시간과 동일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말한다.
시퀀스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시작되고 끝나는 독립적인 구성단위다.
촬영에는 사이즈가 중요하다.
가령 사람을 인터뷰할 때 전체를 보여주는 풀샷이나, 무릎까지 나오는 니샷, 허리까지인 웨이스트 샷, 가슴인 바스트샷, 얼굴이 꽉 찬 타이트 샷 등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촬영해야 한다. 다양하게 촬영해야 편집도 다이내믹하게 붙일 수 있다. 헤드룸과 룩 스페이스도 적정하게 주어야 영상을 편하게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설명하고 본격적으로 실내에서 사이즈 촬영 연습에 들어갔다. 이론은 모두가 끄덕끄덕 거리며 알겠다는 표시를 했지만 실전에서는 사이즈가 엉망이다. 한 사람을 촬영할 경우 대략 그 사람의 시선이 화면을 4 등분한 3번째 칸에 걸치면서 사이즈를 바꿔주면 되는데 기준점을 그렇게 잡지 않으니 그로테스크한 영상이 속출한다. 수강생들도 키득거리며 웃지만 나름 열심을 내서 실습하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적어도 롱샷, 미디엄숏, 클로즈업 등 사이즈를 다양하게 찍으려는 개념만으로도 편집을 향한 걸음마는 뗀 셈이다. 포커스는 수동으로 연습을 해야 하지만 어려우면 자동으로 찍어도 무방하다. 어차피 실력이 늘면 자신의 의도에 영상을 담아내려 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수동으로 놓고 시도할 것이니 말이다.
내친김에 마을 뉴스를 만드는 기분으로 사람을 인터뷰하는 실습을 이어갔다. 와이어리스를 가슴에 채우고, 소리가 잘 들어오는지 이어폰으로 체크하고, 니삿으로 인터뷰하는 사람을 촬영한다. 사람의 시선을 어떻게 받아줄 것인가를 정하고 실제로 리코딩을 눌렀다.
TV에서 방송하는 뉴스의 영상을 그렇게도 많이 봐왔지만, 직접 실습을 해보니 버벅거리고 자연스럽지 못한 게 영상은 어설프게 촬영되었다. 그래도 하나씩 시행착오를 극복하며 하나씩 알아간다는 느낌이랄까?
다음에는 야외로 옮겨 실습을 이어가기로 했으니 마음 한 켠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고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CcE72RwEyc 기본적인 카메라 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