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배우는 영상 촬영 편집 3

3 야외 촬영 연습에도 커피는 필수

by 준구

손에 카메라를 들었으니 이제는 야외로 촬영 연습을 나간다.

의기양양 수강생들의 어깨는 한껏 올라갔고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2시간 동안 맘껏 촬영해 올 것을 주문했다. 그 후에는 촬영된 영상을 큰 화면에 연결해서 사이즈와 카메라 워킹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각 조별로 촬영하고자 하는 아이템에 따라 미리 답사를 겸해서 찍어도 좋고 주변의 풍경을 연습 삼아 담아도 무방하다. 자유롭게 카메라로 촬영하되 기본개념은 유념해서 카메라에 담아달라고 당부했다.


“먼저 피사체를 찍을 때, 다양한 사이즈로 촬영하시고, 카메라의 앵글도 고려해 주십시오. 가령 유치원 아이들을 찍는다고 했을 때, 어른들이 실수하는 것은 늘 자신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에 위에서 아이를 내려찍는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아이를 더 왜소하게 만들고 작고 유약한 존재로 그리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의 시선과 같은 눈높이에서 아이를 담아낸다면 비로소 아이를 평등한 주체로 대하는 것이며 새로운 시각과 지평에서 세상을 기록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를 좀더 유능하고 진취적으로 표현하려면 여러분이 카메라를 아이의 눈높이보다 낮추서 역동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단상을 높여서 그 위에 오른 사람은 우러러보게 한다던가, 고위 관료들을 TV 중계 등으로 담아낼 때 카메라는 반드시 그 사람의 시선보다 낮은 위치에서 (앙각) 피사체를 포착해 대상을 높여주는 데 이는 기본 예의와도 같다는 것을 잊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카메라를 잡을 때 기본이 되는 것을 잘 지켜주면 나중에 영상을 보는 것이 편하다. 카메라 워킹은 팬, 틸 업, 틸 다운, 줌 인 등으로 다양하니 상황에 따라 연습해주실 것을 덧붙이며 야외로 나왔다. 성북구의 시청자미디어센터 근처에는 정릉천이 흐르고, 성북구청 주변으로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성벽길을 촬영하기도 좋고 주변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옮겨도 된다. 오전에 부지런히 촬영하고 점심에 모이기로 하고 각자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삼삼오오 나뉘어 자유롭게 촬영 중인 학생들을 뒤 편에서 바라본다.

성북천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스케치하고 천변의 다리도 촬영한다. 물가로 내려가 물 위를 한가롭게 거니는 청둥오리와 왜가리를 조심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쳔변에서 위로 바라보이는 성북구청의 건물도 근사하다. 나이 드신 중년의 무리가 트라이포트에 카메라를 올려서 무언가 열심히 찍는 모습을 사람들이 힐끗 쳐다보기도 한다. 뭐를 찍고 연습해야 하는지 잘 몰라하는 팀을 불러 건물을 찬찬히 좌에서 우로 팬 해서 찍어보라고 했다.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을 마음에 두고 일정한 속도로 카메라를 돌려줘야 한다. 그런데 맘 같지 않다. 팬 하며 움직이는 동안 속도가 일정치 않다. 빠르게 휙 돌려서 멈출 때 흔들거리거나 너무 천천히 움직여서 세월아 네월아다. 틸 업 다운도 마찬가지다.

일정한 속도로 출발점에서 움직여서 스무스하게 엔딩에서 멈춰주고 마음속으로 8까지는 세어야 한다. 그래야 편집할 때도 안정감 있게 화면을 붙일 수 있다.


팬(pan) : 카메라 헤드가 좌우로 움직이는 무빙, 오른쪽으로 팬 (panright) 혹은
왼쪽으로 팬 (panleft)
틸트(tilt ): 카메라 헤드가 위 아래로 움직이는 카메라 무빙. 틸 업(tiltup) 혹은 틸 다운(tiltdown)


“보기보다 쉽지 않은데요.”

“네 그래서 오케이 컷이라고 생각되는 컷을 건질 때까지 여러 번 찍어주셔야 해요.”

팬과 틸은 그 속도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다르다. 줌의 경우에도 바스트 샷을 찍고 있다가 인터뷰하는 대상자가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을 보이면 천천히 줌인해서 타이트하게 잡아 눈물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 감정선을 따라서 부드럽게 줌인되어야 하는데 너무 빠른 퀵 줌이 들어가거나 줌인하는 동안 덜덜 떨리는 무빙을 보인다면 몰입을 깨는 움직임이 되는 것이다. 많은 연습이 필요한 이유를 하나씩 깨닫는다.

수강생들끼리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다양한 사이즈와 앵글과 무빙을 연습했다. 목을 축이며 천변에 걸터앉아 커피 한 잔씩 하는 것은 여유이자 보너스다.


영상을 촬영하면 역광을 피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태양을 향해서는 좋은 영상을 얻을 방법이 없다. 태양 빛을 받은 피사체를 담아야 원하는 색감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ND 필터를 써서 카메라에 선글라스를 씌운다 해도 태양을 직접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만큼 광양을 잘 조절해서 촬영해야 한다. 물론, 밤에는 적절한 광양이 필수다.


2시간이 지나서 뿔뿔이 흩어졌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멀리 산성마을과 재래시장으로 촬영을 나간 팀원들도 속속 돌아왔다. 모두들 열심히 연습하며 촬영하고 인터뷰도 시도했다. 마을을 촬영 나간 사람들은 성북동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담고자 했는데 뭘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막막했다고 했다. 생각만큼 예쁘거나 아름답게 포착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진짜 그랬다.

마을을 보여줄 와이드 풀샷에 롱샷의 길들 과 집, 타이트한 대문과 담장 사이로 고개를 내민 꽃들의 타이트한 샷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져야 편집이 될 터인데, 아직은 그런 사이즈의 개념이 부족했다. 모니터링을 위해 카메라를 와이드 스크린에 연결해서 팬과 틸업 다운을 보는데, 카레라 워킹이 불안전하게 찍힌 영상에 눈이 핑핑 돌고 어지러워서 더는 못 보겠다고 한다. 작은 카메라 모니터로 볼 때 보다 몇 배는 떨림이 심하다.

한 사람씩 찍어온 촬영분을 모니터링하려는 데 다들 손사래를 친다. 점심때니 밥이나 먹자고.


그렇다. 배움은 즐거워야 한다. 밥 먹고 힘내서 다음에 보완하면 된다.

점심은 시원한 메밀로 먹겠습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https://www.youtube.com/watch?v=45e1XuA-oLY 영화에서의 카메라 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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