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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하 Nov 10. 2020

저녁으로 샐러드를 먹습니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한 식사


나의 저녁은 보통 빵, 과자류, 밥이 코스였다. 이 모든 걸 모조리 먹어 왔는데, 퇴근하면 허기가 목 끝까지 차올라 집에 가면 매우 맹렬해졌기 때문이다. 빵도 먹고, 과자도 먹고, 밥까지 먹는 적지 않은 양과 탄수화물을 섭취했다. 야식과 술은 먹지 않았지만, 당류 섭취가 많았고 운동도 취미가 아니었던 터라 살도 쉽사리 쪘다. (조금 뺐다가도 방심하면 살이 금세 차올랐다.)


올해 4월의 몸무게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각성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놀랍고 괴로운 숫자였고, 무거워진 몸을 데리고 다니기에 나도 지쳐버려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몸이 너무 무거워, 어쩌지?




그래서 시작한 건, 일단 걷기였다. 몸의 움직임을 늘리자. 둘레길이나 근처 산을 다니면서 만보 챌린지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며 걷기에 집중했다. 식사량은 조금 줄이되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였다. 그러다가 슬슬 샐러드를 한끼 식사로 먹게 되었다. 언니가 차려준 샐러드를 먹고 생각이 바뀐 것인데... 샐러드라 하면 밍밍하고 고역이고 맛도 없고... 나는 먹고 싶은 걸 먹되 조금만 먹고 매일 운동하자는 주의였다.


그러나 먹어본 샐러드의 맛은 꽤 좋았고, 많이 먹었는데도 칼로리는 적다고? 나쁘지 않은데? 키토식으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양은 늘리고 채소 섭취를 엄청나게 많이 하는 식사를 해 나가기로 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긴 해서, 키토식이라고 볼 수도 없지만..)




생각보다 입에 잘 맞는 샐러드를 푸짐하게 먹고 있습니다.





내 저녁 식사의 주재료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 닭가슴살, 양상추, 양배추, 파프리카, 오이, 토마토, 숙주, 버섯, 크래미, 계란, 두부, 콜리플라워, 고구마, 치즈
* 들기름, 올리브유, 아보카도오일, 후추, 소금, 스리라차소스, 머스타드소스



대략 위와 같은 재료로 생채소의 샐러드식을 먹거나, 다 때려넣고 볶아 먹거나 둘 중 하나다. 볶음류는 양배추와 채소에 간장으로 간을 하여 자칭 일본st로 만들어 먹었다. 샐러드는 기본적으로 닭가슴 혹은 고구마가 메인으로서의 묵직함을 담당하고, 양상추 등의 채소로 퍽퍽함을 완화하였다. 그 위에는 여타 다른 것들(견과류, 치즈, 크래미, 사과 등)을 곁들일 수 있다. 물론 나는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런 식단이 내게는 잘 맞는다. 밖에서 파는 샐러드와는 다른 푸짐함으로, 정말 많이 먹는다. 그러니 배는 부르다. 그러나, 밥배와 디저트배는 따로 있기에 저녁을 먹고 초콜렛이나 과자를 먹기도 한다.  



나의 저녁 접시 혹은 저녁 샐러드 볼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샐러드를 전투적으로 먹은 건, 6월 정도부터인 것도 같은데 그때와 지금은 결국 반복과 변주의 느낌이다.




양상추, 파프리카, 방울 토마토 등의 채소에 닭가슴살과 부침 두부를 올린다.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꽉 차 있는 한 상이다.






곤약을 데쳐서 넣을 때는 스리라차 소스와 하인즈 사과 식초를 넣는다. 새콤하고 매콤하다.








양상추로는 심심하다 싶으면 비타민, 적채 등의 채소도 곁들인다.







여름 무렵에는 옥수수에 홀릭해서 주구장창 옥수수만 먹었다. 자연치즈와 토마토를 같이 먹으면 카프레제가 된다. 그맛이 환상이라 내내 먹었다.







그냥 이것저것 다 넣은 샐러드. 사과와 크래미의 조화가 기묘하다.







최근에 꽂힌 뜨끈한 고구마 위에 체다치즈!




요새 고구마가 달달하니 맛이 좋아 껍질 싹 벗기고 깍뚝깍뚝 썬다음에 전자렌지에 돌려 익힌다. 묵직한 달큰함, 탄수화물로서의 무거운 맛이 입을 돈다. 뜨끈하게 익힌 고구마 위에 체다치즈 손으로 뜯어 올리니 살짝 녹아든다. 치즈가 녹는 모양은 먹지 않아도 눈으로 봐도 맛있다. 고구마가 감자스럽게 맹맹한 맛이라면 실망이고,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단 데다가 꾸덕꾸덕하면 맘에 든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있다. 몸은 가벼워졌고, 얼굴에 뾰루지도 덜 나고, 안 맞던 예전 옷들도 맞는다. 집에 올라가는 언덕길이 덜 힘들고, 부석부석했던 얼굴이 갸름해지고 눈도 더 커졌다. 전보다 더 건강해진 것 같아서 좋다.







그런데 반전은 이런 것도 먹는다는 것. 아직도 인공 단맛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 맹점!

식습관 개선은 정말 쉽지 않은데, 요러한 것들은 조금 줄여보는 것이 최근의 목표다. 그간 안 먹다가 단 게 땡겨서 초콜릿이며 과자를 스물스물 많이 먹어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령... 노밀가루 고구마빵이나 건강한 간식을 내가 만드는 것이다. 세상에는 혀를 도취할 만한 나쁜 녀석들이 너무 많다. 그런 것들에 굴복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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