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함도 인성이다
자기계발이란 무엇일까?
나는 신뢰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신뢰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들의 집합이 자기계발이 아닐까 싶다.
그럼 신뢰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에 동의한다.
유능한 사람, 안정적인 사람, 따뜻한 사람이 그것이다.
유능한 사람의 특성부터 살펴보자[1].
유능한 사람이란 공동체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공동체의 자원을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사람, 공동체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에 이익을 줄 수 없는 사람, 공동체의 자원을 풍성하게 할 수 없는 사람, 심지어 공동체에 손해를 끼치고, 공동체가 애써 쌓아온 자원을 무너뜨리는 사람, 이런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 없다. 이런 사람을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유능한 사람은 능력이 안정적이다. 아침에도 일을 잘하고, 오후에도 잘한다. 어제도 잘하고, 오늘도 잘한다. 작년에도 잘했고, 올해도 역시 잘한다. 이 사람들에겐 못하는 것이 우연이다. 스포츠로 말하면, 유능한 사람은 경기력이 안정적이다. 야구의 4할대 타자, 3점 이내의 방어율을 가진 투수라고 할 수 있다. 원정 경기에서도 잘하고, 홈에서도 잘한다. 관중이 많은 것과 적은 것, 심판 판정이 불정확한 것과 정확한 것 이런 것이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환경의 영향이 갈 수록 줄어들고, 그 사람의 안정적인 실력만 드러난다.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람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사람, 경쟁력 있는 사람이라는 호칭을 붙여주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유능함, 능력 있음, 실력 있음이라는 특성을 인성(人性)의 한 종류로 파악한다. 인성이라는 것이 꼭 좋은 성격, 공감능력, 말이 잘 통하는 것, 나누고 베푸는 것만이 아닌 것이다. 공동체에 신뢰를 주는 능력, 공동체에 의미와 가치를 주고, 공동체의 자원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능력, 이것도 인성이다.
하지만 요즘 인성교육이 지나치게 '착하게 살자'만 강조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인간이 신뢰 있는 사람과 신뢰 없는 사람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유능함의 기준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도 안 되지만, 이 유능함을 쏙 빼버려서도 안 된다. 잘못된 방향으로 능력을 사용하는 사람은 분명히 문제다. 그런데 능력 없이 착하기만 한 것은 문제가 아닐까? 이것이 과연 좋은 삶(good life)일까? 내 생각엔 공동체에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한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1] Fiske, S. T., Cuddy, A. J., & Glick, P. (2007). Universal dimensions of social cognition: Warmth and competenc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1(2), 7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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