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가까워지되, 물들지는 말 것

돈과의 관계는, 애착이 아닌 전략

by 로로 Loro

돈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돈을 사랑한다고 하면 속물 같아 보이고, 돈에 관심 없다 하면 멋져 보일지는 몰라도 돈에 대해 무지한 삶은 그렇게 멋있게 흘러가주지 않습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이 저절로 따라오는 건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생각보다 쉽게 불행해집니다. 있어도 불안하고, 없으면 더 불안하죠.


돈은 늘 애매한 자리에 서서 우리를 흔듭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돈과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합니다.

마치 서로에게 지치면서도, 끝내 인연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그래서 저는 생각합니다. 돈과의 건강한 거리는, 그것을 ‘목적’이 아닌 ‘도구’로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요. 돈은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밀어주는 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돈을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말 것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정성껏 그러나 집착 없이 다루어야 합니다. 너무 가까우면 휘둘리고, 너무 멀어지면 놓치게 되니까요. 가끔은 멀찍이서 바라보고, 가끔은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는 것. 그게 돈과 오래가는 방법입니다.


투자도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투자자는 돈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여깁니다. 그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투자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사기 위해 투자하며, 삶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투자합니다.


돈 그 자체를 사랑하면 투자에서는 흔들리기 쉽습니다. 투자에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한데, 돈에 마음을 붙이면 조급해지고, 조급해지면 결국 무너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돈을 미워하면 돈을 다루는 능력 자체를 포기하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일단 그대로 둡니다. 계획도, 구분도 없이. ‘돈은 있다가도 없는 거야’라는 말을 혼잣말처럼 되뇌며 흘러가는 대로 맡깁니다.


자동이체가 빠져나가고, 배달앱이 자주 열리고, 어디서 무엇을 썼는지는 점점 기억나지 않습니다. 누가 금융상품 이야기를 꺼내면, “난 그런 거 몰라. 복잡해서 싫어.” 하고 말은 잘라버리지만, 사실은 모르는 게 아니라 차마 들여다보지 못하는 마음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졌을 때, 그제야 당황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돈을 싫어한 대가는 돈이 필요한 순간에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좋든 싫든, 세상은 돈 없이는 살아가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돈을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 것. 그저 묵묵히 다루는 것뿐입니다。


오늘 하루, 지갑을 열 때, 통장을 들여다볼 때, 투자 계좌를 정리할 때, 이렇게 조용히 되뇌어보세요.


“돈은 내 삶을 지탱하는 도구다. 나는 그 도구를 잘 다룰 것이다.”



그 다짐이 하루 이틀 쌓이면, 언젠가 당신은 돈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돈의 빈자리에 쫓기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돈과 너무 가까워 무너지지 않고, 너무 멀어 굶지도 않는, 그 적당한 거리의 지혜. 그 거리를 지키는 사람이 결국,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 돈을 친구처럼, 그러나 주인처럼 다루고 싶은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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