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길에 멧비둘기 한 마리가 보였다.
적갈색 깃털과 살짝 푸른빛이 감도는 목덜미,
통통한 도시 비둘기와는 다르게
몸집이 가볍고,
도시 비둘기와는 다르게
조금 더 조심스럽고,
조금 더 고요한 존재였다.
그런데 그가 선 곳은 숲이 아니라
지하철역 옆 화단이었다.
회색 콘크리트와 인공조명 아래에서도
그는 의연했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자연의 리듬을 잃지 않는 듯 보였다.
회사와 집, 카페와 병원,
그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채우는 반복된 선들.
아마 나도 멧비둘기처럼
숲과 도시의 경계 어딘가를 맴돌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도시의 새’가 되고 싶었다.
빠르고, 정확하고, 눈에 띄는 존재.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너무 오래 도시의 리듬에 맞추면
자연의 시간 감각이 사라진다는 걸.
멧비둘기는
도시에서도 하늘을 잊지 않는다.
전선 위에서 날개를 다듬고,
멀리서 불어오는 산바람에 귀를 기울인다.
언제든 숲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나는 요즘 그를 닮고 싶다.
완전히 자연 속으로 들어가지도,
완전히 도시의 소음 속에 묻히지도 않는
그 애매한 자리에서
균형을 배우고 싶다.
퇴근길에도 그를 다시 봤다.
이번엔 아파트 단지 내 잔디밭이었다.
하루 종일 이어진 다양한 소음에도
그는 고요하게 가끔은 분주하게 서 있었다.
“자연은 떠나간 게 아니라,
우리가 듣지 못했던 것뿐이다.”
도시의 회색 건물 틈에서도
나는 새소리를 찾아 듣는다.
가끔은 직박구리, 어떨 때는 물까치,
정말 운 좋은 날은 청딱따구리, 검은등뻐꾸기.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 한쪽이
조용히 숲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