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앙팡 Jul 22. 2024

문제 푸는 방법

회사에서 아침마다 선식을 나눠준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플라스틱 통에 든 선식에 우유를 넣고 흔들어 먹으면 된다.


질리지 않게 맛도 다양하다.

쵸코맛, 견과류 맛, 흑미맛, 귀리맛

다른 맛은 맛있게 먹어봤는데 한 가지 제대로 못 먹어본 맛이 있다.

바로 귀리맛이다.


우유를 넣고 아무리 흔들어도 풀어지지가 않는다.

우유에 젖은 귀리는 통 안에서 밀가루 덩어리처럼 굴러다닐 뿐.

맛도 맹숭맹숭 흰 우유 먹는 거 같다.


세 번 정도 도전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귀리는 포기해야 되나.

그때 옆자리 동료가 맛있게 귀리맛을 먹고 있었다.

저걸 어떻게 풀었을까.


신기하게 쳐다보는 나에게 그가 씩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 위에 놓여있는 젓가락.

그렇다. 그냥 젓가락으로 휘저으면 되는 거였는데.

왜 꼭 흔들 생각만 했을까. 도구를 쓰면 되는 것을.


우리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산다.

좁은 시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답답할 뿐이다.

인생의 큰 걱정거리들.

그분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이다.


이전 03화 이걸 누가 먹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