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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스쿨링 Week4 엄마의 24시간

by 수연 Mar 05. 2025

6:30 AM


알람은 6시 30분에 맞췄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건 6시 45분. 이유는 모르겠지만 15분은 그냥 어디론가 사라진다.  


호주는 Morning Tea, Recess 시간이 있어서 학생들은 이 시간에 스낵을 먹는다. 우리 집 마스터는 늘 피넛버터와 버터를 바르고 스프링클을 뿌린 샌드위치 빵을 준비한다. 처음엔 점심을 이렇게 간단하게 먹는 게 신기했지만, 호주에서는 점심은 그냥 대충 때우는 개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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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족들은 주로 볶음김치에 참치마요를 넣은 삼각김밥과 김자반 주먹밥을 싸주는데, 나는 주로 샌드위치, 치킨너겟을 싸준다.


한국에서 준비하면 좋을 아이템   
브런치 글 이미지 2



8:30 AM


전날 밤 그렇게 일찍 자라고 성화를 냈지만 결국 늦게 자더니 아침에는 전쟁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다른 점이 있다면 "네가 늦게 자는 걸 선택했으니, 아침에 잠이 와도 일어나야 한다"는 걸 가르쳐 준다는 것.


그래도 K-엄마의 본능을 이길 수 없다. 밥에 김이라도 싸서 먹이고 호주표 영양제를 챙겨주고 학교로 출발한다. 늦게 나가면 공포의 비보호이 힘들어지므로 1분이라도 일찍 나가는 게 목표다.  



9:00 AM


교실에 들어가는 아이를 배웅하면 드디어 자유시간. "오늘은 뭘 하지?" 고민하다가 영어공부를 해보기로 했다. 가까운 교회에서 하는 무료 영어 교실에 등록했는데, 성경공부를 살짝 곁들이긴 하지만, 종교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단 1초의 빈틈이 없는 영어 리스닝의 공격이 시작된다. 아마 멜버른에 오고 나서 집중해서 영어를 듣는 순간. 그런데 이 수업의 진쨔 재미는 두 명의 유쾌한 중국인 학생 덕분이다. 장난기 넘치는 질문으로 선생님을 당황시키는 게 특기인데, 선생님이 가끔 얼굴이 빨개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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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중국인, 몇몇은 이란인, 그리고 한국인은 나 혼자다. 내가 호주에 와서 아마 제일 많이 말한 문장은 Hello 다음에 워쓰 한궈런(나는 한국인이에요) 일 정도다.


12:00 PM


공부했으니 점심은 맛있게 먹어야지. 그릿 요거트에 블루베리와 딸기를 넣고 카필라노 꿀을 넣고, 샤워도우를 구워 온갖 유기농 스프레드를 발라 먹는다. 나는 견과류 스프레드를 참 좋아한다. 배를 채웠으니 잠깐 눈을 붙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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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PM


이제 아이를 픽업하러 갈 시간. 오늘은 학교에서 재미있었을까?


"오늘 어땠어?"

"재밌었어."


진짜 재미있어서 하는 말일까, 아니면 내 걱정을 덜어주려는 건가? 고민한다.


학교 끝나고 캥거루를 보러도 가고, 야라 밸리의 초콜릿 공장도 가고, 비치도 간다. 무엇보다 아이가 신나게 웃으면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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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PM


신나게 놀았으니 저녁도 이제 먹을 볼까? 울월쓰에서 10불짜리 호주산 아이필렛(안심) 스테이크를 구워 먹기로 했다. 가격은 참 착한데, 스테이크를 잘 굽는 건 아직도 서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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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PM


분명히 숙제가 있는 것 같은데, 물어보면 늘 없다고 한다. 흠... 정말로?

숙제를 제대로 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숙제하라고 막 몰아치기도 싫어서 Reading egg 사이트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리딩 연습을 시킨다. 그런데 아이가 호주에서 수학 잘한다는 소리를 몇 번 듣더라. (응? 한국에서는 단원평가를 보면 꼴등인데?)


9:00 PM


이제 긴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 그런데 아이는 전혀 잘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결국 꺼내든 무기는 스토리텔이다. 스토리텔로 문고판 오디오북을 들으면 슬슬 졸리겠지 싶어서 아이가 원하는 "똥볶이 할멈"을 틀어줬다.  


"엄마, 떡볶이 먹고 싶어."

"떡볶이? 매워서 잘 먹지도 못하잖아."

"매운 떡볶이에 설탕을 듬뿍, 치즈도 살살 뿌려서 먹고 싶어."

"그래? 내일 한인마트 가서 떡볶이 사서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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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먹지도 못하는 떡볶이가 먹고 싶을 정도로 그리운 걸까? 갑자기 나도 한국 치킨이 먹고 싶다. 중국인 사장이 파는 호주 현지화된 치킨 말고, 진짜 한국 치킨.


인천공항에 착륙하는 순간 난 반드시 치킨을 먹고 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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