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죽지 않아 나는 죽지 않아
키작은 꼬마 이야기(하하)
우리 아가 다 듣고 있어요.
초음파실에서 간호사가 아내의 배 속 아기가 내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아기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말을 많이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기에게 내 말이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나도 내가 살아온 경험들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힘들었던 시절, 수없이 부딪혔던 일들, 그리고 그로 인해 배운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 아닐까.
'짬이 찼다'고 말하듯이, 이제 나는 어지간한 일들은 해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만 같다.
모든 경험들이 나를 필요한 방향으로 성장하게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예전의 힘들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보다는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유재석처럼 준비된 기회
유재석이 어떻게 무명 시절을 견디고 '서세원쇼'라는 기회를 통해 빛을 보게 되었을까.
유재석의 진행 능력은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가 없을 때의 프로그램을 보면 그의 존재감이 확연히 느껴진다. 모든 상황을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는 그의 능력은 무형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가 중요한 순간마다 기회를 잡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을까.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간호사로서 겪었던 모든 일들이 나에게 주어진 기회였고, 그 기회들을 잡기 위해 나도 계속 노력했다. 지금은 비록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언젠가 나에게도 유재석처럼 나만의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플라스틱 하나 받기까지 십 년 걸렸다.
간호사로서 나는 7년 동안 수많은 이직과 어려움을 겪으며, 마치 신규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왜 아직도 이렇게밖에 못하냐"라는 말은 익숙했다. 하지만 유재석이 셀프 카메라에서 무명 시절을 견디며 작은 기회를 잡아낸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빛을 볼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3년 남았다. 나는 조금 더 노력하고 기다려보려고 한다. 십 년 차가 되면, 모두가 나를 인정해줄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분명히 될 것이다.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간호사가 되겠습니다.
'이제는 나도 1인분은 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처음 입사했을 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어느 정도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다.
나는 간호사로서 힘든 길을 걸어왔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고, 그 속에서도 간신히 버티며 살아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처럼 힘든 시간을 겪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신방역운동의 시작
더 나아가, 이제 나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정신방역운동을 일으키겠다고 결심했다.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이상 홀로 고립되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의 작은 행동이, 이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그날까지, 나는 멈추지 않고 나아갈 것이다. 정신방역운동은 나의 경험에서 출발한 작은 씨앗이지만, 반드시 그 씨앗을 성공적으로 꽃피우겠다. 나 자신을 지키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을 지키는 큰 울타리가 될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기다려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당신들이 나를 기다려주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이제 나의 노래가 시작된다. 나의 마음을 되찾고, 이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정신방역운동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