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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쿠선생 Oct 19. 2023

여자는 명품이 필요하다

내 여자가 원하는 것을 나또한 좋아하는 그런 경지

쿠선생 : 네! 쿠선생의 대중문화 심리연구소 Q n A 계속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쿠나쿠나님이 나중에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할 때가 되면 이렇게 되실 것같습니다. 아이디 사랑의 리모델링 제목  <모델하우스 보러갈래?"> 입니다. <안녕하세요. 직장 생활 2년차 직장인입니다. 사회인이되어 부모님 용돈에서 해방되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자친구 문젠데요. 이 친구가 이삼만원 짜리 보세구두를 좋아하는 친구라서, '그쯤이야 얼마든지 사줄 수 있지!'하면서 자신있게 사주고 있었는데요. 여느때와 별 다를 것 없이 영화 한 편을 보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나서 어디를 또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거에요."여기 주변에 모델하우스 있던데 한 번 보러 갈래?"라고 말이죠. 모델하우스가 뭐하는 곳인지 몰랐고, 분양이라는 개념도 몰랐던 저는 얼떨결에 3년후 완공 예정인 집구경을 하게 되었죠. 모델하우스에 들어서는 순간, 저와 여친은 더이상 20대 커플이 아니었고, 어느새 예비신혼부부가 되어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언가에 홀리듯 덜컥 분양을 받아버렸네요. 저... 잘 한 걸까요?> 패널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잘 한 것같나요?


패널 : 이야...  이 시대의 진정한 퐁퐁... 아니 사랑꾼이시네요.지금 이 시점에 분양시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진정한 사랑아니면 불가능하거든요..

쿠선생 : 어떤 20대의 복학생이 구두를 쇼핑하는 여자친구를 탐탁지 않게 봤던 것 처럼, 새집을 구경하는 여자친구를 여기서 사연자분이 마음에 안든다는 눈으로 본다면 그것은 더이상 이 관계를 지속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질 것같을 수도 있거든요.

패널 : 아니 그래도 구두랑 집은 다르죠.. 한 두푼도 아니고..

쿠선생 : 그것이 진짜 사랑이죠. 사연자분께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꼰대같지만 연장자이고 사회생활 선배이다보니 그냥 말 편하게 하겠습니다. " 일단 보여줘라. 나중에 분양가로 다시 팔면되지 않느냐. 나중에 되판다 한들, 여자친구의 마음을 얻었으니, 설사 조금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이득이다. 그래서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보아 생애 처음 억단위가 넘는 물건을 거래한 너를 응원한다. 그리고 만약 팔기 아까우면, 그냥 그 아파트에서 제수씨와 함께 살아라." 이렇게 멘트 남기고 넘어가겠습니다.

패널 : 어? 저는 조금 반댄대요? 그러다가 망하면 어떻게 합니까. 요즘 전세 사기도 난린데, 미분양도 넘쳐나구요.

쿠선생 : 그건 전세고, 이건 분양이라는 점이 다르구요. 아마도 아파트 이신 것같은데, 빌라보다는 아파트가 아직까지는 상황이 좀 낫습니다. 이미 샀다는데... 그걸 되돌린다는 건, 이 예비 신부의 안목을 의심한다는 거거든요. 예비 신부님께서 알아서 잘 보고 판단 하셨겠지요. 의심하면 안됩니다. 옳은 결정을 했을 거라는 겨자씨 만한 믿음이라도 있어야 결혼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거에요.

 패널 : 이해가 잘 안되네요. 매물도 안보고 그냥 무작정 잘샀다고 하는 게 참... 이해불가입니다.

쿠선생 : 그것이 유부남의 사랑법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같은 길을 가는 것. 의의 영역입니다. 다음 사연 읽어주시죠.

패널 : 저는 분명히 사연자분께 집구매는 신중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책임은 쿠선생씨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밝히고... 다음 사연입니다. 저희가 결코 짠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연들이 오고 있어요. 아이디 권태기님이 보내주셨습니다. 제목 <봐달라는데, 자꾸 어딜가는 거야.> 입니다.<아내에게 곳간키를 맡기고 십년이 지났습니다. 저희 와이프는 핸드폰으로 이것 저것 둘러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아내는 종종 저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여보, 이 쪽으로 좀 와봐. 어떤게 율이한테 더 어울릴 것같애?" 와이프는 주로 핸드폰으로 쇼핑을 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살때 종종 저를 불러 어떤 것이 좀 더 예쁜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거죠. 그런데, 제가 성심성의 껏 한가지를 고르면, 그건 안사고 다른 것을 구매해 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점차 와이프가 쇼핑하는 데 있어서 시큰둥해졌죠. 와이프가 아이쇼핑을 하고 있으면 저는 곧 딴짓을 하러갔고, 와이프는 "봐달라는데, 왜자꾸 사라져"라고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어차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살 거면서 왜 저에게 묻는 걸까요? 여자의 마음은 참 어렵네요.>라는 사연이 왔습니다.

쿠선생 : 이 사연은 유부남의 사랑법 중 지에 해당하는 겁니다. 와이프 분은 이야기 하는 거죠. 내가 뭘 좋아하는 지 관심을 가져라. 고르면서 니 취향 말고 내 취향이 어떨지 고려를 하면서 골라라. 그리고 더 나아가. 네 취향이 곧 내취향이 되는 부부일심의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남편인 네가 노력하라. 이거거든요.

패널 : 유부남의 사랑법 만담을 다시 봐야겠네요. 이렇게 쓰이는 군요. 그냥 여자는 명품 하나면 되지 않나요?

쿠선생 : 그렇죠. 여자는 명품이 그 나이때마다 필요합니다. 명품 이야기를 끝으로 좀 해야겠네요. 명품이란게, 사실 고등학생 때는 잘 와닿지가 않아요. 경조사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스무살, 여고생인지 성인인지 본인 스스로도 헷깔려하던 시기가 지나면 여자에게 명품이 필요한 시기가 옵니다. 바로, 사촌 언니 혹은 엄마의 사촌의 딸, 그러니까 육촌 쯤되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기 시작하거든요. 혹은 동아리 선배가 결혼해서 단체로 결혼식을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되면 옷은 보세옷을 입는다 치더라도 가방은 좀 신경쓰이거든요. 보세가방 매기가 좀... 그래요. 그래서 퍼스트 구찌가방을 이때쯤 구매합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교 삼사학년이 되었을 때, 블라우스를 입거나 좀더 성숙한 여성미를 풍기게 되면서 그에 맞는 명품을 구매하기 시작하는데요. 그렇게 악마가 입는다는 프라다를 입으면서 여자는 사회에 한발자국 다가서게 되죠.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면서, 또 결혼하고 아기를 키우면서 여자는 비슷한 또래 엄마들을 만나게 되고 루이비통 가방하나 쯤은 다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검소한 아줌마들이 루이비통에서 명품소비를 끝내는데요, 좀 더 잘나가는 여자들은 샤널 가방을 듭니다. 모든 것에는 정점이 있고 명품가방의 정점에는 에르메스 있죠. 디올펜디는 20-30대 느끼이라면 버버리는 40-50대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아내를 위해서 루이비통 네오노에를 선물했죠.

패널 : 헐. 근데 잠깐만요. 쿠선생님 결혼하셨나요?

쿠선생 : 아, 제가 노총각으로 보이십니까?

패널 : 아니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충격적이네요. 마지막 방송이라고 정말 충격적인 내용을 많이 알려주시네요. 명품얘기는 타방송에서 몇 번 들어서 좀 익숙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이 만담을 보시는 분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쿠선생 :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구요.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대한 민국에서 성에대한 솔직한 담론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그간 대한민국에서 쉽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속 시원하게 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지금까지 쿠선생의 대중문화연구소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패널 : 이렇게 성칼럼리스트 쿠선생씨는 보내드리지만 우리에게는 또 우리에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깨부숴줄  다른 이야기들이 준비되어 있겠죠?

쿠선생 : 네 맞습니다. 앞으로도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패널 : 좋습니다! 나중에 찾아오신다니 이제 보내 드리지요 쿠선생의 대중문화심리연구소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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