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보이지 않는 미래, 보고 싶은 미래

실체 없는 용과 같은 두려움

40 후반의 나이, 넉넉치 못한 수입, 눈앞에 보이는 빈곤한 노년의 삶, 먹성 좋은 초5, 중2 아들들, 초기 치매진단을 받은 80을 앞둔 노모, 정신지체 2급의 여동생, 새벽부터 밤까지 간호사로 온갖 비난과 억울함을 당하며 일하는 사랑하는 아내, 큰 부담의 주택담보이자, 아낀다고 아껴도 벌이보다 더 큰 카드대금, 명절에 손에 쥐어 준 만원을 꾸기는 조카, 딸을 키우고 싶다는 나의 욕망, 허름한 집에 사시는 사랑 많으신 장인장모님


신이 있다면 이제 나도 잘살게 해 주실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 해서 안 되는 것도 없고 안 해서 되는 것도 없다. 하고자 하면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으면 핑계가 보인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어제와 똑같이 오늘을 살면서 내일이 변화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신병자이다. 실행이 답이다. 자의식을 깨부숴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와 같은 책 속 한 줄 한 줄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나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외침...

이런 삶에 대한 걱정, 두려움, 불만족, 연민, 공감, 비참함, 성급한 마음, 자괴감, 변화에 대한 갈급함, 믿음, 감사, 희망이라는 재료가 한 데 어우러져 잘못된 레시피로 만들어 낸 금융투자사기라는 괴물요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돈. 누군가는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을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돈이 없어 자식에게 미안함을 느껴 야만하고, 누군가는 죽을 만큼 힘든 일을 버텨야만 하고, 누군가는 사고 싶은 것이 아닌 가성비 가심비를 따져 야만 하고, 누군가는 육체적 장애를 가지고 육체노동을 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함께 있으면 숨 쉬기도 힘든 직장상사가 있는 직장을 다녀야만 하고, 누군가는 지인, 친구의 경제적 부유함과 뉴스에 나오는 연예인의 부동산 폭등에 포비아를 느껴 야만 하고 누군가는 sns에 올린 누군가의 하이라이트 삶에 시기와 질투 자괴감 그리고 헛된 희망을 품어야만 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대분분의 사람들은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길 간절하게 원한다. 내일은 달라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내가 산 주식은 폭등할 것 같고, 이번주 로또의 주인공은 내가 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월급과 텅장 그리고 다람쥐 챗바퀴를 도는 듯한 암울한 삶이다. 이대로 살아봐야 비참한 인생으로 마무리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에 대한 불만족은 잘못된 선택과 성급한 투자를 부채질한다. 코인, 부동산, 주식 등에 올인을 하며 헛된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성급하고 무리한 투자는 경제적 시간적 자유와 더 멀어지게 만들며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간다.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신기루와 같은 헛된 희망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감추고 싶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금융투자사기경험담을 글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전 02화 1억짜리 경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