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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니seny Mar 16. 2024

뒷자리에 앉은 팀원의 부서 이동 소식을 듣다

사내 부서이동으로 동료를 떠나보내다

(2021년 시점에서 쓴 글입니다.)



     나는 회사에서 '친한' 사람이 1도 없다. 그 말인즉슨 사적인 이야기를 터놓고 말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내가 알고 있는 회사 소식은 정말로 사내 공지가 될 만큼 오피셜 한 것들이거나 회사의 거의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소식이라는 것. 나는 회사에서 정말 딱 이 정도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오후, 옆 팀 팀장이 옆으로 스윽 와서 말을 건다. (내가 입사했을 당시에는 같은 팀이었었다) 나와 등을 맞대고 앉은 자기 팀 직원이 영업부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전해줬다. 내가 사내 소식에 어두우니까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를 거 같아 슬쩍 말해준 것 같았다. 지금 면담 중이라고 했는데 나한테까지 말해줄 정도라면 면담은 형식적인 것 같고 이미 가는 것으로 결론이 난 것 같다.


     지금 영업부에 생긴 공석도 원래 다른 팀에 있던 직원이 부서이동을 해서 일하다가 힘들기도 하고 여러 사정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이직하면서 생긴 빈자리였다. 그런데 또 그런 험한(?) 자리로 간다고 하니 내 일도 아닌데 괜한 걱정이 드는 한편 다정다감하고 친근한 성격이라 항상 먼저 말을 걸어줘서 이야기도 나누던 사이였기에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이 직원은 아래 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우리 회사는 건물에서 두 개 층을 쓰고 있는데 영업부서는 아래층에 있다. 게다가 영업사원들은 보통 사무실에 잘 안 들어오기 때문에 만나기도 쉽지 않다. 내가 이 회사에 다닌 지 6년 차인데 그 직원이 나보다 1년 늦게 들어왔으니 이제 꽉 채워 5년 차다. 


      그 팀도 최근 변화가 있어서 자기 밑으로 후배도 들어오고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했겠지. 원래 다른 회사에서도 영업을 하다가 우리 회사로 이직했다고 했으니 영업이란 직무 자체에 대해 낯설진 않을 것이다. 본인도 나름의 판단이 있어서 부서 이동을 선택했겠지만 이 직원 또한 힘들어서 그만두게 된다면 슬플 것 같다.


     이 팀원이 스스로 만든 변화를 보며 나도 얼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생각했다. 내가 이 판도를 뒤집겠다고 큰 포부를 펼쳤는데 했는데 오히려 내가 지금 이 판도의 변화에 끌려가게 생겼다. 




     동료가 팀을 바꾼 지 몇 달이 지났다. 우리는 이제 영업부 직원과 재무팀 직원으로서 업무 의뢰를 하고 전화 통화를 한다. 아직도 낯설고 어색하지만 한때 같은 팀이었던 직원이니까 아무래도 다른 영업사원보다 더 많이 도와주고 도움을 주고 싶다. 잘 적응해서 우수 영업사원도 되고 그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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