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국 윈난 요리, 마라탕만 알았던 당신에게

10. 짜이찌엔 쿤밍! 첫 여행지를 마무리하며

by 리우화


3일간의 쿤밍 여행이 끝났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을 때는 이미 윈난 여행을 마치고

쓰촨 구채구에서 돌아오는 고속 기차 안입니다.

(여행할 때는 왜 이리 시간이 빨리 흐르는지!)


여행을 하다 보면 중국 친구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이상한 것만 먹는 건 아니다."라고요.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제게도 퍽 아쉬운 일입니다.


중국 음식이 짜장면(심지어 본토와 맛도 다른)과 마라탕, 탕후루만 있는 게 아닌데

전문 중식당을 가지 않는 이상

또 어떤 음식이 있는지 잘 모르니까요.


그래서 지역 여행을 마칠 때마다 쓰는

막간 코오-너로 여기저기서 주워 먹었던 미식(美食)들을 모아 왔습니다.

(매일 삼만보 걸으면서 살은 안 빠진 이유)


sticker sticker



1. 포수바오(破酥包)


중국 아침밥의 정석인 ‘만두’. 팥소만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쿤밍에는 포수바오란 만두가 있습니다.

한 피로만 만들어진 일반 만두와 달리 피를 겹겹이 여러 층 쌓아 만듭니다.

그래서 포수바오를 직역하면 ‘바삭바삭한 크래커’입니다. 만두와 크래커라, 묘한 조합이죠?


아침 식사를 들린 식당에는

간장 소스로 볶은 야생화(버섯) 만두와 장미 꽃잎이 들어간 만두가 있습니다.

야생화 만두는 버섯이 오독오독 씹히는 재미가 있고

장미 만두는 달달한 잼이 들어가 간식으로도 먹기 좋습니다. (제 픽은 야생화!)



2. 궈치아오미씨엔(过桥米线)


쿤밍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궈치아오미씨엔.

면과 다양한 야채, 얇게 썬 고기(오리, 소) 따위를 팔팔 끓는 뚝배기 안에 넣어 먹습니다.

이미 끓여진 국물에 넣어 먹기 때문에

샤부샤부처럼 데쳐 먹는 느낌인데 국물은 닭 육수로 담백합니다.


이름(过,지나다/桥,다리/米线,쌀국수)에 관한 설은 다양합니다.

예로 과거 윈난 성에서 과거를 준비하던 남편을 위해 아내가 매일 쌀국수를 준비했습니다.


남편이 공부하는 곳이 다리 건너 있어

아내는 가는 길에 국수가 식을까 봐 재료와 국물을 따로 포장해 보냈습니다.


나중에 보니 쌀국수가 조금도 식지 않았는데

바로 닭 육수가 기름망을 만들어 국물을 식지 않게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이름이 ‘다리를 건넌 쌀국수’가 됐다고. (네이버 블로그 참고)


3. 미단(米糕)

길거리 간식으로 자주 만날 수 있는 윈난식 '떡'.

한국의 백설기와 똑같은 맛입니다. 적절하게 달달하고 식감은 좀 더 퍼석퍼석합니다.



4. 장샹삥(酱香饼)


장상삥은 중국식 빈대떡으로

밀가루 소 안에 라조장(辣椒酱)과 고추(辣椒)를 넣고 넓게 펴서 구워 만듭니다.

피는 쫀득쫀득하고 소스는 맵지 않고 고소 짭짤합니다.

하나도 어른 손바닥의 두 배라서 때문에 하나 먹으면 배가 부릅니다.



5. 베트남소창펀(越南小卷粉)


창펀 하고 비슷한 음식.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피 안에

쪽파, 돼지고기 등을 볶아서 돌돌 말아 만듭니다.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데 개인적으로 맥주 안주로 딱입니다.



6. 얼쓰(饵丝)


중국은 면 요리가 발달됐는데 윈난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면 요리는 바로 ‘얼쓰’입니다.

식감은 쌀국수와 유사합니다. 차이점은 쌀국수가 면이 매끄럽고 탄력이 있다면

얼쓰는 부드럽고 쫀득합니다. 또 면이 얇아서 먹기 편합니다.


7. 사오삥(烧饼)


아침에 먹을 걸 찾다가 발견한 ‘사오삥’.

빵 속에 고기를 넣고 굽는 로우 지아오모(肉夹馍)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다른 음식이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계란물을 바른 다음, 뜨겁게 달궈진 쇠 굴뚝같은 곳에 붙여 굽습니다.

앞서 장샹삥 하고 맛이나 식감이 비슷한데 소고기, 말린 매실 등을 넣어서 만듭니다.




8. 카오도우 푸(烤豆腐)


말 그대로 '구운 두부'로 윈난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으로 꼽힙니다.

음식점마다 만드는 방식이 다른데 이 아이는 겉은 얇게 구워져 딱딱하고

안은 부들부들한 특이한 식감이었습니다.

맵고 짭짤한 소스가 뿌려져 있어서 우리나라의 두부 부침을 먹는 느낌입니다.



9. 요우티아오(油条)와 도우쟝(豆浆)


중국의 대표 아침식사 중 하나인 요우티아오와 도우쟝.

요우티아오는 기름에 절인 꽈배기로 부드럽고 달달한 맛이 특징입니다.

도우쟝은 말 그대로 두유인데 백설탕을 넣어 당도를 조절해 먹습니다.



10. 씨엔화삥(鲜花饼)


쿤밍은 꽃이 유명해 꽃을 활용한 음식들이 많습니다.

윈난 어디 구전(古镇, 옛 거리)을 가든 만날 수 있는 씨엔화삥은 밀가루 소에 다진 꽃을 넣어 만듭니다.

가장 유명한 꽃은 '장미'. 달달하면서도 꽃잎의 신선한 식감은 살렸습니다.

다만 주변에 물어보면 은근 호불호가 갈리는 간식. (전 무려 세 번이나 사 먹었다는)




윈난성은 아직 한국인들의 발길이 적은 곳입니다.


여행 다니면서 오랜만에 한국인을 본다며

반가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계셨고요.


만일 베이징이나 상해, 시안 같은 대도시를

다녀왔다면 꼭 윈난성도 들려보길 추천드립니다:)


쿤밍-따리-리장-샹그릴라로 이어지는 길은

고속철도로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고


소수민족이 많은 도시이긴 하나

부통화(표준어)로도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번역기만 있으면 여행하기 문제없습니다.


그럼 저는 담 여행지 다리(大理)이야기들을

잘 꿰매고 붙여서 예쁘게 들고 오겠습니다.


sticker sticker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