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당사자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대통령실의 교육비서관 내정이 교육계 안팎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교육계의 대표적 인물을 공교육 정책의 컨트롤 타워에 앉히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공교육을 신뢰하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교육을 단지 시장의 논리로 접근하고,
외국의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거나,
‘경쟁력’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외부 개입만이 해법이라 믿는 시각은
우리 교육의 지난 성찰과 변화의 맥락을 철저히 무시한 접근이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교육정책의 주체가 그 정책을 결정한 적이 있었던가?
교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교육정책의 방향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로서의 참여 기회를 제한받아왔다.
학생은 정책의 객체로 취급되었으며,
학부모는 의견을 낼 통로조차 제대로 갖지 못했다.
교육은 늘 행정이 주도했고,
관료의 책임 회피와 정권별 이벤트성 정책만이 반복돼왔다.
외부 전문가가 만든 교육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교육 당사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반복되어 온 '보여주기식 의견 수렴',
현장과 괴리된 탁상행정,
학교를 규제 대상으로 여긴 행정편의적 정책은
결국 교사들을 소진시키고, 학생을 방황하게 하며, 학부모의 불신을 키워왔다.
좋은 의도였다는 말로 덮을 수 없는 결과들이다.
교육은 절대 단기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교육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며, 그 변화는 장기적이고 누적적인 과정이다.
더 나아가 사회적 신뢰와 가치관, 문화, 역사와 맞닿아 있는 깊은 영역이다.
최근 다시금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경쟁을 부추기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공정은 동일한 출발선이 보장될 때만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는 일류 사교육, 해외 연수, 맞춤형 코칭을 받을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방과 후 돌봄도, 기본 학습조차 지원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기회의 평등’을 말하는 것은 공허한 선언일 뿐이다.
공교육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다.
사회적 안전망이자, 시민적 성장을 위한 공동체의 기반이다.
공교육이 무너질 때, 사회는 극단적 양극화와 불신의 길로 들어선다.
진정한 교육개혁은
한두 명의 천재나 유능한 관료, 명망 있는 외부 전문가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사와 학교가 변할 때,
학생이 참여하고,
학부모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역할을 찾을 때
비로소 교육이 변화하고, 사회가 바뀐다.
정책 입안 초기부터 교원을 참여시키고,
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학부모와 학교 간의 신뢰를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곧 교육 민주주의다.
지금 교육이 필요한 것은
‘혁신을 들고온 낯선 구원자’가 아니라
현장을 이해하고 함께 걸어줄 동행자다.
학교의 자율성을 해치는 불필요한 규정과 사업은 과감히 덜어내고,
학교에 예산과 시간, 재량과 권한을 돌려줘야 한다.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교원 리더십과 교육활동 보호를 확장해야 한다.
AI 시대, 예측 불가능한 미래 속에서
우리 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유일한 기반은 공교육이다.
그것이 곧 시민의식과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개인의 존엄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길이다.
교육개혁은 지금 이 자리, 학교와 교실 안에서 시작돼야 한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교육을 실천해 온 이들로부터 다시 설계돼야 한다.
그 길에 사회 전체가 연대하고, 정책은 현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의 힘을 믿어야 할 때다.
2025. 9. 11. (목) 별의별 교육연구소장 김대성
#공교육개혁 #교육비서관논란 #교육정책참여 #교사전문성 #사교육의한계 #교육민주주의 #교육현장중심 #교육구성원참여 #공정과격차 #교육의정체성 #AI시대교육 #공교육신뢰회복 #학생참여교육 #학부모소통 #교사정책참여 #행정중심교육 #교육철학 #교육현장성 #사회적합의 #교육리더십 #교사의소리 #교육혁신 #교육행정개혁 #교육비전 #교육민감사회 #공교육강화 #교육자율성 #교육예산재편 #학생중심교육 #교육은현장에서 #정책실패원인 #교육당사자중심 #학부모교육참여 #미래교육방향 #교육공공성 #정책의정당성 #교육개혁의조건 #교육현실진단 #교육행정비판 #교육정책성찰 #교사정책기여 #교육개혁의주체 #교육불신사회 #교육공론장 #교육민주화 #교육의사회적책임 #교육이용아니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