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축소 시대, 교육정책의 우선순위를 다시 묻는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 지금 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다

축소의 시대, 교육정책은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가?

우리 사회는 지금 ‘축소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출생률 저하와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폐교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가재정의 압박은 지방교육재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예산 또한 무한정 확대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학교 현장에서는 기본적인 운영비 감축으로 냉난방비를 줄이거나, 시설 정비 등 환경 개선 예산을 조정하는 등의 긴축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육청 단위에서는 고비용의 해외교류 사업이 이전과 큰 차이 없이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교육예산의 위기를 절감하는 학교 현장의 현실과, 정책·예산 운영 주체 간의 온도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교육재정, 제대로 써야 한다

시민 다수는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명제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투자가 어디에, 누구에게,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함께 묻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단순한 예산 증감 논의에 앞서, 지금은 교육재정이 실제로 학생과 학교 교육의 질 향상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할 시기다.

예산 재구조화의 핵심은 단순한 축소나 확대가 아니라, 효과성과 형평성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이다. 수혜 학생 수가 적고, 교육 효과가 일회성에 그치는 사업보다는 다수의 학생에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에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 특히 교육 소외지역, 농산어촌,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교육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는 사업들은 안정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모든 사업은 학생 중심성과 현장 실효성을 기준으로 재평가되어야 한다.


해외 교류, 유지하되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해외 교류 사업의 필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재 양성, 세계시민의식 함양, 다문화 이해 등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사업 방식이 교육재정 위기 국면에서도 타당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행 구조는 고비용에 비해 참여 인원이 제한적이며, 일부 우수학생이나 특정 사업에 집중된 운영으로 일반 학생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비대칭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재정 배분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진다.

따라서 해외 교류 사업은 단순히 유지 여부를 넘어 운영 방식의 전환이 핵심 과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기반의 국제 교류로 전환하면 지리적 제약 없이 다양한 학교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메타버스, 화상회의 플랫폼 등을 활용한 학급 간 교류나 프로젝트 기반 공동 수업 등은 비용은 낮추면서도 교육 효과는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또한 개별 참가자 중심이 아닌 학교 간 파트너십 기반의 교류로 전환하면, 교류 경험이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재생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할 수 있다.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지속 가능하고 공공성 높은 교류 모델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축소의 시대는 곧 우선순위의 시대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유지할 수 없다면, 반드시 남겨야 할 것과 유보해야 할 것을 신중하게 구분해야 한다.
교육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을 줄여선 안 된다’는 말이 ‘모든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뜻은 아니다. 예산을 줄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신뢰를 시민과 학교 현장에 제공해야 한다.

지금은 단순한 숫자의 조정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되묻는 시간이다.
교육재정이 학교 현장의 실질적 변화와 학생 성장의 기반이 되도록,
정책 수립자와 집행자, 교사와 시민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2025. 8. 24.(일)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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