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말이야
꿀띠야 안녕.
엄마는 말이야. 네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되기보다, 수학이나 영어를 잘 아는 아이가 되기보다는 - 네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네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 스스로 잘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기보다 남들과 너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너 스스로의 마음을 잘 살피고 네가 어떨 때 가장 행복한지를 찾아가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
그래서 엄마는 네가 그런 아이로 자라려면 엄마로서 나의 역할은 무언지 생각해봤어.
처음엔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주고 그걸 서포트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엄마가 돈이 많아야 할 것 같다고 느꼈어.
‘아. 일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 우리 아가가 하고 싶은걸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자꾸 다른 부모들과 나를 비교하고 있는 엄마를 발견했어.
물론 경제적인 뒷받침은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필요한데, 그걸 위해서 너에겐 되지 말라고 하는 모습을 - 엄마는 싫었던 그런 모습을 - 엄마가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정작 엄마는 어떨 때 가장 행복한지, 지금 내 기분이 어떤 건지를 모르는 사람이 되어있더라.
그래서 엄마는 엄마의 행복을 미루지 않기로 했어. 너에게 내 몫까지 행복을 찾아달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았어. 엄마의 행복 중 가장 큰 하나는 분명 ‘너’ 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거든.
그래서 엄마도 스스로의 감정을 잘 살펴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어.
그게 엄마가 출근하고, 퇴근하고, 너랑 놀아주고 나서도 시간을 쪼개서 무언갈 해보고 있는 이유야. 특별히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엄마는 지금 너무 재밌거든.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만큼 자랐을 때 ,
너의 행복을 스스로 고민해보고 찾아가는 그 여정에서 엄마가 롤모델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모순적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 내가 행복한 일을 찾고 그 일을 한다는 게, 어쩌면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일수 있거든.
그 어려운 일을 엄마가 먼저 해볼게.
엄마가 ‘너의 행복을 찾아’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엄마를 보면서 네가 ‘행복’이 어떤 건지 ‘어떤 일’ 이 널 행복하게 만드는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너를 만나서 엄마는 정말 행복하고. 그리고 덕분에 엄마의 행복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보게 되었어.
항상 고마운 우리 아가야, 엄마는 오늘도 너를 사랑해.
그리고 나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