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배우는 행복

소소하고 따뜻한

by 엄마A



주말에 아이와 함께 집 근처 빵집에 가는 길이었다. 아파트 현관 앞에서 최근 들어 말이 부쩍 는 아이가 소리를 쳤다.


“ 엄마!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렸어요!”

나는 깜짝 놀랐다. 매일 출근길 지나갈 수밖에 없는 그 길에서 나는 감나무의 존재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3년째 살고 있는 아파트였다. 드문드문 단어로만 말하던 아이가 문장으로 말을 구사하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아이가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겨울이 오고, 감나무 가지에 감이 다 떨어지도록 그곳에 감이 얼마나 예쁘게 열러 있었는지 몰랐을 것이다.

아이는 아파트 단지 구석구석에서 감나무를 발견하고는 ‘주렁주렁’,’대롱대롱’ 말을 바꿔가며 얼마나 감이 탐스럽고 예쁘게 열렸는지 나에게 설명하느라 바빴다.

감나무에 감이 열렸고, 아이가 그걸 얘기한 것뿐인데. 빵집에 가는 그 길에 나는 조금 멍해졌다.

매일 그 길을 지나면서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던가, 무엇을 보았던가. 아마도 ‘피곤하다… 버스시간 몇 분 남았지…? 아 뛰어야 하나… ‘ 정도였을 것이다. 왜 내 눈엔 한 번도 저 예쁜 감나무가 들어오지 않았을까? 빵을 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는 신나서 감나무를 다시 내게 소개해준다- 마치 본인이 직접 키운 감나무라도 되듯이 뿌듯해하며. 나는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 뒤로 출근길마다 나는 감나무를 올려다본다. 그럼 저절로 아이 생각에 미소가 번진다.


감나무에 열린 감만 봐도 웃음이 나는, 오늘도 나는 너에게 작은 행복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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