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4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김대중' vs '박정희' 리더십 고찰

살며 생각하며

by 송면규 칼럼니스트 Aug 09. 2024

김대중,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관한 책을 집필하면서 "두 지도자의 리더십과 용인술에는 어떤 철학이 녹아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김대중'이라는 위대한 정치가, 리더가 없었다면 한국의 민주화는 좌절되고 어쩌면 지금도 여전히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실상

'선진국' 대열에 참여하는 나라가 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이 개발 독재형 성장을 주도한 박정희 대통령의 지도력에 힘입은 바가 컸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DJ는 박정희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여 두 사람이 적(enemy)이 아니라 좋은 경쟁자(rival)로서 '절차탁마'하여 "한국의 발전과 민주화를 이끌어 갔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피력한 바 있다.


김대중과 박정희! 두 사람 모두 정치가인 이상 '훼예포폄'은 끊이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두 분 모두 나름 양심에 충실하게 역사와 승부를 하려고 했던 리더였다는 점은 높게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두 분 모두 눈앞의 이익이나 보신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가장 두렵게 생각하면서 "역사와 승부하겠다"라며 끊임없이 마음을 다잡았다고 보기 때문이 다.


뛰어난 리더의 탄생은 하늘에서 우연히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전통과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참고한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처럼 바로 어제까지 지극히 평범하기만 했던 사람이 특수한 상황의 변화로 인해 갑자기 사람들에게 떠받들려서 시대의 총아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리더십에 대해 명쾌하게 분석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다시 김대중, 박정희 리더십을 소환하는 것은 사회생활에서도 사생활에서도 그동안 극도의 정보화 등으로 '개인화'가 지나치게 진행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요즘 절박한 문제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언급한다면, 자유로운 상태가 오히려 괴로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 자유를 제한해 주는 것이 오히려 살기 편하고 행동하기 쉽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양한 실용도서나 처세서가 곧잘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그런 책들이 잘 팔리는가 분석해 보면, 자유는 잠시 접어 두고 "이렇게 하라" " 저렇게 하라"라고 명확하게 목표를 제시해 주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를 가르쳐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김대중 리더십의 핵심은 DJ가 강조했듯이 "나는 민중의 반걸음 앞을 걷는다" 아닐까 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걸음이 아니고 반걸음이라는 것이다.


절대로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국민이 따라오지 않으면 '반걸음' 물러서서 그들 안으로 들어가 이해해 줄 때까지 설득하고, 동의를 얻으면 다시 '반걸음' 앞을 걸어가는 것이다.


반면에 박정희 리더십은 세 걸음, 때로는 좀 더 앞서 걸으면서 거침없이 돌진하는 리더십이었다고 본다. 당시는 교육도 별로 받지 않은 가난한 국민이 대부분인 시대였으며, 그래야 "든든한 리더"로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기 때문이다.


리더십이라는 것은 리더 한 사람에 의해 단독으로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리더의 파워는 추종자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추종자에 의해 강화되거나 제한되기도 한다. '리더십'이란 결국 "리더와 추종자와의 역학적 함수" 아닌가 싶다.


정치가들은 제일 먼저 그 나라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이것이 리더십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세계관이나 역사관 등 큰 사안에 관심을 갖는 리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해서, "정치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점차 왜소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라고 탄식했던 DJ가 지하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


"정치가 실종됐다"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어서인지 요즘 들어 특히 두 대통령의 리더십과 용인술이  많이 생각난다.

작가의 이전글 '초식계형' 리더 vs '육식계형' 리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