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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브샤브 Jan 24. 2024

동화 속에 들어갔다 온 꿈같은 주

24년 3주 차



20240115

새로운 것에 도전한 날


오늘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사수가 급하게 휴가를 쓰셨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진행되는 회의를 내가 진행해야 했다. 처음으로 회의실 예약을 잡고, 간사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회의는 무사히 끝났고 나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할 수 있었다. 할 수 있는 게 하나 늘어 기쁜 마음이다.




20240116

알싸한 마라떡볶이


매운 음식을 매우 좋아하는 내가 요즘 빠진 음식은 마라떡볶이! 한번 시키면 양이 많아 소분해 얼려두고 꺼내 먹는다. 매콤한 떡볶이와 용가리치킨의 궁합이 좋았다. 떡볶이를 먹으며 태계일주를 보는 평범한 일상에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태계일주 프로그램에서 자유롭게 여행 다니는 기안 84와 친구들을 보며 나도 이번주에 마음껏 자유로워지리라 생각한다.




20240117

각각의 계절 - 권여선


'각각의 계절'이라는 책을 완독 했다. 올해 첫 완독한 소중한 소설책! 권여선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 생소한 단어들이 가득해 문장을 곱씹게 되었다. 특히 ‘미래완료’라는 단어가 쓰인 게 인상 깊었다. 딸이 엄마 없이 혼자 살 미래를 알았던 것 같다고 불안을 토로하는 상황은 ‘미래완료라는 말이 그렇게 슬퍼’로 표현됐다. 한 번쯤 느껴봤던 설명 못할 감정이 글로 정제되어 묘사되어 있을 때 반갑다. 요즘은 책을 속독하지 않고, 천천히 뜯어보게 된다. 글쓰기를 시작하며 마음에 드는 문장을 완성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더 소중하게 읽게 된다. 




20240118

삿포로 여행짐 싸기


드디어 내일 삿포로에 간다! 어렸을 적 VJ특공대에서나 보던 눈의 도시에 나도 드디어 가게 된다니! 마음이 설레서 터져버릴 것 같다. 따뜻한 내의, 화사한 니트와 장갑, 모자, 핫팩을 잔뜩 챙겼다. 올 때는 이 캐리어에 선물과 추억을 잔뜩 실어와야지. 여행 가기 전날의 행복은 마치 둥둥 떠있는 뭉게구름 같다. 설레서 잠이 오지 않는다.




20240119

선물 같은 삿포로에서의 첫날

눈의 나라 삿포로에 도착했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사람 키만큼 쌓인 눈길을 조심히 걸으며 천천히 동네를 거닌다. 그리고 우연히 찾은 이자카야에 마지막 손님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밝은 미소의 주인장과 '오이시이'한 꼬치를 추천해 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이 동네가 나를 반겨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추운 겨울에 삿포로 생맥주와 닭꼬치를 즐기고 숙소로 들어오는 길, 내리는 눈이 차갑지 않고 따뜻한 솜털 같다. 벌써 이 도시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20240120

아름다운 비에이

오늘은 비에이 투어를 갔다. 비에이는 삿포로 옆의 소도시인데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깊은 산골로 들어갈수록 숨 막히는 풍경이 펼쳐진다. 하얀 눈밭을 실컷 바라보며 내 마음도 아무 걱정 근심 잡념 없이 깨끗해졌다. 운이 좋게 가이드님이 커플 사진을 너무 잘 찍어주셔서 소중한 추억이 더 생생하게 남게 되었다.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다 낭만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을 연인과 손잡고 바라보는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아기자기한 동화 나라 속에 잠시 들어갔다 온 꿈만 같았던 순간이었다. 




20240121

우연함은 더 큰 행복을 불러와

남자친구는 위스키를 사랑한다. 그래서 야심 차게 홋카이도에 있는 요이치 위스키 증류소 투어를 미리 신청했다. 요이치는 사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가 되어버렸다. 소복소복 눈을 밟으며 외국인들과 섞여 투어에 참여한다. 중세 성과 같은 곳에서 서서히 숙성되는 위스키를 눈으로 코로 입으로 맛볼 수 있었다. 요이치는 모든 순간이 다 좋았으나 그중 제일 압권은 위스키 시음 장소였다. 설경이 한눈에 내려 보이는 통창 앞에서 위스키 3잔을 시음한다. 스모크 치즈와 함께 맛있는 위스키를 마시며 바라보는 요이치 광경은 평생 잊지 못할 듯하다. 살짝 취기가 오르며 여유로운 이 순간이 미치도록 행복했다. 이러려고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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