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주 차
20240129
야근은 힘들어
여느 때와 다름없었던 야근이 왜 이렇게 오늘따라 체력적으로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잠을 잘 못 자는 편인데, 오늘은 역대급으로 잠에 잘 들지 못했다.
한 5시간도 못 자고 출근했는데, 역시 일도 체력이 있어야 잘 되나 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월요병을 이겨낸 나. 오늘은 행복한 구석이 없었다. 이런 날도 있는 법이지.
20240130
퇴근 후 공원 산책
퇴근 버스에서 내리면, 두 갈래길이 있다. 왼쪽은 집에 가는 길, 오른쪽은 공원에 가는 길.
마음이 답답한 날에는 기분을 정화시키고자 공원에 가서 하릴없이 걷는다. 우중충한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초록초록한 나무를 보며 그저 걷고 걷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늘은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선 깨달았다. 아, 나 많이 답답했구나. 내 의지대로 조절할 수 없는 업무 속도와 답이 떨어지지 않는 업무에 오늘 정말 답답했구나. 그래도 스스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꽤 안도감이 들었다.
20240131
평일에 쬐는 오후 햇빛
오전 업무만 하고 오후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미콘 박람회에 갔다. 일찍 퇴근했다는 사실이, 박람회 참여를 했다는 것이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서울에 도착해서 고개를 딱 드는데 파란 하늘이 있었다. 요즘 평일에는 오후 햇빛을 쬐기가 힘들다. 점심시간에 나가서 산책하기는 너무 추워서 밥을 먹곤 그대로 사무실로 쏙 들어온다. 평일에 보는 파란 하늘과 쨍한 햇빛에 기분이 좋았다. 마치 학교에서 조퇴한 기분이랄까, 학교에서 출튀한 느낌이랄까. 자유가 느껴져서 좋았다.
20240201
밸런타인 초콜릿 만들기 대장정!
조금 일찍 퇴근하고 드디어 밸런타인 초콜릿을 만들었다. 사실 오랜 기간 사귄 남자친구에게 한 번도 초콜릿을 을 만들어서 준 적이 없다. 그런데 친구가 저 초콜릿 만들기 세트를 보여주는 순간, 너무 귀여워서 구매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지 못한 채!
2시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는데 거의 4시간이 걸렸다. 중탕한 초콜릿이 계속 굳어버려서 녹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완성작을 보니 꽤 뿌듯하다. 좋아할 남자친구 얼굴이 눈에 선하다.
20240202
축구 승리!
자고로 축구를 볼 때 치킨이 빠져서는 안 된다. 오늘은 아시안컵 8강이 있는 날. 경건하게 교촌 치킨을 시키고, 열심히 닭날개를 뜯는다. 앗, 치킨을 다 먹었는데 아직 경기 시작을 안 했다!
배는 부르고, 잠은 오고, 축구는 봐야겠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아이패드를 놓지 않고 끝까지 경기를 봤다. 결과는 승리! 드라마 같은 명경기에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었다.
20240203
시간 낭비는 행복해
이른 낮에 강남에서 데이트를 하고, 저녁 약속이 있는 남자친구와 일찍 헤어졌다. 보통 주말 저녁에 이렇게 시간이 비면 혼자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하지만 오늘은 비도 오고, 평소보다 길게만 느껴졌던 평일에 지쳐버린 터라 집에 머물기로 한다.
실컷 시간을 낭비해 버린다. 유튜브, 넷플릭스, 밀리의 서재를 번갈아 보며 누워서 뒹굴거린다. 놀아도 놀아도 잘 시간은 멀었다. 지겨워질 때까지 핸드폰을 하다가 배고파져서 남은 햄버거를 먹고선 바로 또 누웠다. 가끔 이렇게 생산성 없는 시간도 필요하다.
20240204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기쁨
아침 일찍 가장 좋아하는 카페로 나선다. 넓고, 조용하고, 양송이 수프가 맛있고, 좋은 책이 많은 그 카페에서 실컷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할 요량으로.
마침 오늘날이 너무 좋아서, 남자친구는 도저히 회사에 바로 못 가겠다고 내가 있는 카페로 놀러 오겠다고 한다. 데려오고 싶었던 카페인데 이곳을 소개해줄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역시 나와 취향이 닮은 그 답게 카페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저녁엔 동네 친구 HJ를 만나 내 차애 카페로 갔다. HJ도 그 카페를 좋아했다. 좋은 것은 나눠야 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