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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May 15. 2019

빈 차 있어요.

조언에 대한 생각

버스 정류장에서 출근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무실로 가는 방향 버스가 와서 타려고 하다가 그 뒤에 따라오는 같은 번호 버스가 보였다.

앞에 오는 버스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다음 버스를 타기 위해 한 걸음 비켜서 있었다.

내 앞에 계신 아주머니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버스 줄에서 비켜나 다음 버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허겁지겁 달려오는 한 아가씨가 보였다.

사람이 가득 찬 버스에 지금 탄다면 버스 기사 옆 자리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가야 했다.

앞에 아줌마는 그 아가씨가 안 쓰러웠는지

“다음 차 바로 와요”

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하지만 그 아가씨는 마음이 급해서 듣지 못했는지

아니면 시간이 늦어서인지 이내 혼잡한 버스에 올랐다.

나는 앞선 버스를 보내고 다음 버스에 올라 사무실로 향했다.


그 아가씨를 보며 조언에 관한 생각을 해 보았다.

요즘 들어 자꾸만 다른 이에게 조언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건 어쩌면 누군가에게 잔소리가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 진정 필요로 한 사람에게만 조언하는 것이 나와 그 사람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뛰던 아가씨와 같이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조언은 시간 낭비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힘든 상황이지만 약간의 여유를 가진 사람에게 조언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나 역시도 내 생각에 잠겨 다른 이의 조언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바쁘다고 급히 살 것이 아니라 조금은 여유를 가져야 오히려 더 빠른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이 적은 출근 버스에 앉아 생각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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