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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ug 18. 2016

틈을 찾아야 가능성이 보인다.

질문의 연금술 (7) 관점디자인 -3부-3.틈

'더 없이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그 사이에는 무한한 간격이 펼쳐져 있음을 인정하고, 하늘을 배경삼아 서로의 모습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그 간격을 사랑할 수만 있다면 나란히 함께 걸어가는 놀라운 삶을 키워낼 수 있다.'
_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질문의 달인, 스티브 잡스 

  수많은 혁신적인 CEO들이 그러하듯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질문의 달인이였다.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난 이후 픽사의 성공을 이끌어내고 애플에 복귀하면서, "만약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당신과 당신팀은 무엇을 하겠습니까?"란 도발적인 질문을 하였다. 아이팟으로 MP3시장을 석권하고,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혁신 시킨 이후에도 잡스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왜(why)라는 질문과, 만약(What if)이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자신과 직원들에게 던졌던 잡스는 남들이 보고 있는 시장에 집중하는 대신, 끊임없이 남들이 보지 못하는 틈을 보고 공략한다. 끊임없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도발적인 질문을 한 잡스는 어떻게 남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었을까? 늘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보라고 권한 잡스의 노하우를 세번째 관점 디자인 도구인 '틈'에서 찾아보자.


 새로운 질문을 만들기 위한 관점디자인 방법론의 세 번째 도구는 '틈'이다. 틈의 사전적 정의는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라고 한다. 쉽게 말해 '어떤 둘 사이의 간극'이 틈이다. 채워져 있지 않고, 비워져 있는 곳이 틈이다. 틈에 주목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지금부터 주목할 것은 보이는 퍼즐의 그림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비어있는 칸이다.


(     )을 찾아야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만약 틈이 없다면?

움직임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틈이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보드 상에 나열될 납작한 조각판을 움직여 올바른 모양을 맞추는 슬라이딩 퍼즐을 맞춰본 적이 있으리라. 슬라이딩 퍼즐은 조각판을 보드에서 들어올려 맞추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오직 조각판의 틀 안에서 움직여 길을 따라 맞춰나가야 한다. 이 게임을 풀어갈 키는 비어있는 하나의 칸에 달려있다. 한 칸도 비어있지 않다면, 조각판을 움직일 수 없다. 만약 비어있는 칸이 하나 보다 더 많다면 그림 맞추기 퍼즐은 더 쉬워질 것이다. 비어있는 틈이 있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틈이 없으면 막혀서 생각이 흐르지 못한다.


 움직임이 있으려면 언제나 틈이 필요하다. 우리는 움직이는 것에 시선을 빼앗기느라,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공간을 좀처럼 인지하지 못한다. 움직이는 것에 시선이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려고 하는 쥐들의 시선은 온통 고양이에게 사로잡혀 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여백을 보는 눈은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 기존의 생각, 기존의 장애물들에 시선이 고착되어 있을 때에는 새로운 생각들이 탄생할 관점이 생겨나지 않는다. '고양이에게 방울 달기'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의심하지 않으면, 새로운 해결책을 논의할 수 없다.

 

정답이 하나라고 가정할  때는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


 비어있는 칸을 만들어 두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을 초대할 수 없다. 의도적으로 빈칸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새로운 생각이 깃들 틈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모든 칸들이 기존의 답들로 가득차 있으면 새로운 답들이 들어설 틈이 없다. 정답에 길들여진 사회는 정답을 기록할 칸을 하나만 둔다. 틈이 없다. 정답은 하나일지 모르지만, 해답은 하나가 아닐 수 있다.  

만약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너무 많은 답들로 가득차있는 머리는 새로운 해법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꽉 차있는 머리를 어떻게 비워낼 수 있을까? 새로운 해법을 탄생시키려면, 기존의 생각과 방법론들을 의도적으로 폐기해서 '틈'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칸을 만들든, 기존의 칸을 비우든 틈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이미 알고 있고, 이미 찾았고, 또 다른 답 같은 것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면 틈을 생성시킬 수 없다. 비어 있는 칸의 수 많큼, 새로운 생각이 깃들 여지가 생겨난다. 의도적으로 빈 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하는 틈이 된다. 



회의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간은

쉬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회의들은 다루어야 하는 긴급한 현안들로 가득 차 있다. 꽉 짜여진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회의에서 원할한 아이디어가 오고 가기 힘들다. 회의시간 중에 공식적인 의견들이 오고 가지만, 가장 유익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순간은 쉬는 시간이다.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한쪽 구석에 모여서 교류를 하고, 비공식적인 대화를 나눈다.


 쉬는 시간이 가장 활발하고, 잡담하며 놀 때,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을 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기존의 딱닥한 안건과 평가나 비판으로부터의 자유로움, 소속 및 지위에 따른 계층적인 구조를 벗어나 숨쉴 틈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 틈 속에서 기탄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에 관심을 기울이며, 의미있는 해법들을 종종 도출해 낸다. 어떤 의미에서 가장 효과적인 회의는 꽉 짜여진 방식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쉬면서 소그룹으로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틈을 충분히 만들어 놓았는지에 달려 있는지 모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답을 끄적여 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빈칸, 주제에 대해 움직이며 소수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쉬는 시간이라는 빈칸이다. 틈이 있어야 생각도 흐르고, 대화도 흐를 수 있다. 우리의 생각이 숨쉴 틈이 없을 때, 생각은 움직이지 못하고 막힌다. 꽉 차 있는 곳에는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수 없고, 기존의 생각들만 되풀이하기 마련이다. 기존의 생각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틈, 너무 많은 생각들에 휘둘리지 않을 틈을 만들어야 한다.


비어있는 칸들을 넉넉히
만들어 두었는가?




비어있는 틈, '사이'에 주목하는 질문들

틈은 둘 사이에 있으나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비어있는 시장을 일컫는 용어로 틈새시장이는 말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성공 이후, 노트북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 사이에 비어있는 틈에 주목해 아이패드라는 태블릿 시장을 열었다. 그동안 놓치고 있는 틈을 발견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틈을 볼 수 있을까? 틈을 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틈은 왜 필요한 것일까? 어떻게 하면 보다 쉽게 틈을 찾을 수 있을까? 틈을 찾기 위해 도움이 되는 질문은 무엇일까?

잡스처럼 질문하려면, 먼저 비어있는 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1) 틈을 보게 하는 질문
_ 둘 사이엔 뭐가 있지?

우리는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그저 못 본 척할 수 있을까? _ 밥 딜런 [Blowin'in The Wind]


  'B와 D사이엔 C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B'는 탄생(Birth)을 뜻하고, 'D'는 죽음(Death)을 뜻한다. 그럼 'C'는 뭘까? 태어난 후 죽는날까지 끊임없는 선택(Choice)의 기로에 놓이는 것이 인간의 인생이라는 주장이다. 보이는 둘 사이에는 틈이 있다. 그 틈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이 숨어 있다. 다음 빈칸(   )에 떠오르는 답들을 끄적여보자. 특별한 정답이 있지는 않다. 다만 숨겨진 것들을 두가지 사이에서 발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1) 판매와 구매 사이엔 ( _______ )가 있다.

(2) 원인과 결과 사이엔 ( _______ )이 있다.

(3) 집과 회사 사이엔 ( _______ )이 있다.

(4) 문제와 해결 사이엔 ( _______ )가 있다.  

(5) 사냥을 즐기는 고양이와 죽음을 맞이한 쥐 사이엔 ( _______ )이 있다.

 

 'A'와 'B' 사이엔 뭐가 있지?



  우리 회사의 세일즈 맨이 판매하기 위한 행동과 고객이 지갑을 열고 구매하는 행동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판매와 구매 사이에서 (경쟁자)의 존재를 본 사람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민할 것이고, 판매와 구매 사이의 (유통망)을 본 사람들은 다양한 채널 확보를 위해 협력자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서 (또 다른 원인)이 있음을 발견한 사람은, 결과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이슈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다. 혹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서 (논리적인 모순)를 발견한 사람은 인고관계를 받아들이지 않게 될 것이다. 집을 나서서 회사로 향하는 사이의 (출퇴근 시간)을 본 직장인은 짜투리 시간을 활용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집과 회사 사이의 (맛집)을 발견한 직장인은 친구와 함께 할 맛집탐방을 기획할 수도 있다. 문제와 해결 사이에서 (방법의 부재)를 본 사람은 동료들에게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브레인스토밍 회의를 실시할 것이며, 문제와 해결 사이에서 (갈등과 딜레마)를 본 사람은, 딜레마를 해결할 지혜를 얻기 위해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기로 결심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A와 B 사이에 무엇인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고 하는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쥐들의 회의시간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았을 때 쥐들이 어떤 가능성을 새롭게 찾아낼 수 있는지 살펴보자.

사냥을 즐기는 고양이와 죽음을 맞이하는 쥐 사이엔 둘 사이엔 뭐가 있지?

 둘 사이의 틈에서 뭘 발견할 수 있는가? 뛰어난 고양이의 은신능력과 사냥능력이 보이는가? 고양이를 보고도 미쳐 도망가지 못하고 잡혀버린 쥐들이 보이는가? 혹은 죽어버린 쥐 말고, 살아남은 쥐들은 어떤가? 그들은 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틈 사이에서 무엇을 보는지에 따라, 결과를 변경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2) 틈을 파고드는 질문
_ 예외적인 경우는 없는가?


  사냥을 즐기는 고양이와 죽음을 맞이하는 쥐 사이의 틈을 파고드는 추가적인 질문 몇가지를 해 보자.


'사냥을 즐기는 고양이 때문에 쥐들은 죽을 수 밖에 없다.'


(1) 정말(Really) 그런가? 

  정말 고양이가 쥐를 사냥하기 때문에 쥐가 죽는지를 물어보자. 그동안 죽은 쥐들 중에서 고양이 때문에 죽은 쥐들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가? 만약 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집주인이 놓아둔 쥐약을 부주의하게 먹고 죽은 쥐들의 숫자나, 혹은 왕성한 생식능력으로 그동안 쥐들의 숫자가 너무 많이 증가해서 아사로 죽어간 쥐들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검토해 보았는가. 사실관계를 검토해 보는 것은 더 중요한 진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2) 항상(always) 그런가? 

  창고에 가서 쌀을 훔쳐먹으면 항상 고양이에게 죽음을 당하는가? 고양이가 사냥을 하면 항상 쥐들이 죽는가? 예외적인 경우는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살아남은 쥐들은 없는가? 그 쥐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들의 노하우를 살펴보았는가? 어떤 쥐들은 영악하게도 고양이가 잠들어 있거나 외출한 시간을 활용해서, 고양이의 사냥을 피해 살아남은 쥐들도 있을 것이다. 혹은 땅굴을 파고 들어가 고양이가 사냥할 수 없는 통로를 개척한 쥐가 있을 수도 있다.


정말 그런가? 항상 그런가?
예외가 있다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사건인  A와 B가 아니라, 주목하고 있지 않은 틈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무척 중요하다. 스위치의 저자인 칩 히스, 댄 히스 형제들은 이를 예외적인 밝은 점(bright spot)이라 부른다. 해결하기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잘되고 있는 것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예외적인 사건, 주목할 만한 정보들은 언제나 틈 사이에 숨겨져 있다. 이를 활용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


3. 틈을 다시 보게 하는 질문

_ 잠깐, 뭐가 빠졌지?

사람들은 행동에 따르는 해약은 인지하지만, 무행동에 따르는 해악은 간과한다. _ 막스 베이저만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의사결정과 협상을 가르치는 맥스 베저이만 교수는'하지 않는 행동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그의 저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을 안내하는 명저다.) 뭘 해야 하는지 아는 것 만큼이나 뭘 안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우리의 선택과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일단 x축에는 베저이만 교수의 권고에 따라 (하고 있는 것 : 하고 있지 않는 것)을 놓자. Y축에는 고양이와 쥐의 입장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즉 (고양이의 쥐사냥, 쥐의 곡식 탈취)를 표시해보자. 각 분면을 채워보면 현재 관점의 사각지대를 발견할 수 있다.  

(1분면) 고양이는 쥐 사냥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가?

(2분면) 고양이는 쥐 사냥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가?

(3분면) 쥐는 고양이를 피하고 곡식을 성공적으로 탈취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4분면) 쥐는 고양이를 피하고 곡식을 성공적으로 탈취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가?


상대가 하고 있는 것과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우리가 하고 있는 것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함께 살피면, 새로운 틈을 발견할 수 있다. 상대가 하지 않고 있는 것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본다면 어찌될까? 내가 하지 않아야 하는데 하고 있는 것을 멈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무엇을 새롭게 시도해야 할지 탐구하고 싶다면, 역으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새로운 선택으로 인한 이익이 무엇일지 생각하고 싶다면, 그것을 선택하지 않고 있는 지금 지불해야 하는 댓가와 앞으로 지불하게 될 댓가가 무엇일지 눈을 돌려볼 수 있어야 한다. 뭘 해야 하는지 아는 것 만큼이나 하지 않고 있는 행동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틈에서 놓치고 있는 것을 발견해보자.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What's Missing?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선을 긋고 나누어 보아도, 끈으로 잇고 연결해 보아도 놓치는 것들이 있다.  어떤 관점이든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특정한 관점을 취하면 보이지 않는 면들이 생겨난다.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틈'에 중요한 정보가 숨어 있을 수 있다. 틈은 일종의 맹점이다. 어떤 관점이든 맹점이 있다. 맹점 없는 관점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관점 자체가 맹점을 만들어 낸다'.  틈에 집중하는 것은 맹점에서 새로운 관점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4분 33초의 연주, 그리고 침묵의 기도  

  

   현대 음악가인 존 케이시는 '4분 33초'란 피아노 곡을 작곡했다. 1악장부터 3악장까지 전부 합쳐 정확하게 4분 33초를 지키게 되어 있는 이 곡은 1악장이 33초, 2악장이 2분 40초, 3악장이 1분 20초로 구성되어 있다. 그냥 4분 33초동안 아무 것도 연주 하지 않고 퇴장하는 것이 전부인 음악이다. 한 악장이 끝나면 피아노 뚜껑을 열었다가 다시 닫아 구분한다고 한다. 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데, 참으로 당혹스러운 연주다. 음악적 식견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연주이지만, 그 침묵의 시간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소리'와 '음'이라는 것을 조금 더 느낄 수 있었다. 현대 음악의 시작을 알렸다고 하는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는 '음악은 음표 사이의 공간이다'고 했다. 여백이 없으면 그림을 인식할 수 없듯 침묵이 없으면 음악도 인식할 수 없다.

 

나는 늘 침묵 속에서 기도를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마음의 침묵 속에서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침묵의 친구입니다. 우린 하느님에게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는 말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통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_ 마더 테레사


  마더 테레사는 듣고 싶다면 침묵하라고 권했다. 신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틈을 제공하라는 이야기다. 당신의 온 삶이 기도였는데, 이제 신이 당신에게 내리는 기도를 들을 수 있는 잠깐의 틈을 당신 자신에게 왜 허락하지 못하는가? 들으려면 침묵, 즉 소란스러움이 끊어진 틈에 머무를 수 있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틈을
만들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그 틈을 재빠르게 메워버리려 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틈 사이로 빛이 들어오도록...

완벽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틈이 있답니다.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오죠 _ 레너드 코헨



[ How to Ask  : 틈을 발견하기 위한 질문, 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질문 ]


1. 놓치고 있는 틈이 무엇인지 발견해 보기  - 틈을 발견하기 위한 질문

1) 빈칸 만들기 : 만약 또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2) 사이에 묻기 : A와 B 사이엔 무엇이 있죠?

3) 예외 발견하기 : 정말 그런가요? 항상 그런가요?


2. 틈에 머무르며 새로운 관점 발견해 보기 - 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질문

1) 쉬는 시간 갖기 :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쉬면 어떨까요?

2) 안 하고 있는 것 묻기 :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3) 놓치고 있는 것 묻기 : 우리가 놓치고 있는 정보가 있다면 그건 무엇일까요?




2016. 8. 18. 질문술사


[덧붙이는 글]

1. 질문디자인연구소라는 이름을 걸어두고, 질문을 공부하고 활용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다른 사람들의 질문능력을 향상시키기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함께 훈련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질문하는 힘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다르게 질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안내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은 공략할 지점을 찾기 위한 '줄'세우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https://brunch.co.kr/@ilwoncoach/48

https://brunch.co.kr/@ilwoncoach/49

https://brunch.co.kr/@ilwoncoach/50

https://brunch.co.kr/@ilwoncoach/51 

https://brunch.co.kr/@ilwoncoach/52

https://brunch.co.kr/@ilwoncoach/53


2.  이 글은 '다르게 질문하기'위한 '관점디자인' 3부 -  관점디자인의 4가지 도구와 방법론을 안내한 글입니다.  '선/끈/틈/줄'이라는 네가지 관점디자인 도구 중 세번째 도구인 ''을 안내했습니다. 다음 글은 관점디자인 방법론 마지막 편인 '공략할 지점을 찾기 위한 줄세우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질문의연금술] 다른 글들도 함께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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