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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Jul 21. 2016

끈을 이어야 관계가 보인다.

질문의 연금술 (6) 관점디자인 -3부-2.끈

치료법이 병보다
더 문제인 경우도 있다.
‘문제 해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근본적인 해결이고, 다른 하나는 임시적인 방편이다.’
_ 히라이 다카시 [本質思考]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끈이 끊어지지 않으면,

상황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어떤 용감한 생쥐가 드디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그 댓가로 자신의 생명을 바쳤다. 집주인과 산책을 나가 평소보다 많이 돌아다닌 후 피곤해 골아떨어졌을 때를 노려 접근했다. 아쉽게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이후에 고양이가 깨어났고, 용감한 생쥐는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희생으로 남은 생쥐들은 이제 고양이가 다가오면 소리를 듣고 도망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 기대는 하루가 가지 않아 깨졌다. 집주인이 고양이 목에 달린 방울을 보고, 시끄러워 집중이 안된다고 바로 때어 버렸다.


  어떤 뛰어난 해법도 예상치 못한 난관에서 좌절되기 마련이다. 다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다고 하더라도 얼마 안가 집주인이 다시 방울을 제거해 버릴 것이 명확해졌다. 임시적인 방편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고양이를 독살해 죽인다 하더라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주인은 또 다른 고양이를 구해올 것이 분명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선 다시 무엇을 해야 할까?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것들은 언제나 숨겨진 끈들로 연결되어 있다.


  끈을 보지 못하면 상황은 다시 반복된다. 끈에 매달린 추에 힘을 가하면, 얼마 안가 다시 되돌아온다. 더 큰 힘으로 추에 충격을 가하면 가할수록 추는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일시적으로 땀을 흘려 운동을 하거나, 헬스장에 회원등록을 하더라도, 몸이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먹는, 과식하는 습관을 끊지 못하면 체중은 줄어들지 않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다.)

만약 그 관계를 끊어낼 수 있다면?

  만약 추를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추가 매달린 끈을 잘라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고양이와 생쥐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고양이를 공격하기 보다는 고양이와 집주인 사이의 관계를 공략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생쥐들과 집주인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대상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쉽고 효과적일 때가 있다.




'끈'이란 무엇인가?

작동하는 모든 것들은 끈으로 이어져 있다.


  어떤 노트북이든 배터리가 나가면 충전되어야 한다. 전선(끈)이 없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작동이 멈춘다. 기계 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외부로부터 무엇인가를 흡수해야 살아 움직일 수 있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면 생명은 멈춘다. 끈을 찾는 다는 것은 에너지원과 연결되는 지점을 포착하는 것을 뜻한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는 선이 끈이다.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는 것이 끈이다. 끈질기다? 그렇다. 소중한 끈 일수록 쉽게 끊어지지 않도록 보호되어야 한다. 당신의 끈은 보호될 가치가 있는가? 보호된다는 것은 서로 연결된 선으로 긍정적 교류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부정적 교류가 이어지거나, 교류가 없어지면 끈은 단절되기 마련이다.


  기업과 고객을 연결하는 끈이 끊어지면?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기 힘들어질 것이고, 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얻는 매출이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상품/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공급업체와의 관계, 즉 끈이 사라지면 생산 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 끈은 생명의 공급장치이다.


  쥐와 식량창고의 곡식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생쥐와 고양이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끈이 쉽게 보이지 않는 것은 필요할 때만 연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가 소모되기 전까지 충전선을 잇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어진 끈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부모와 자식은 떨어져 있어도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끊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요소와 요소를 연결해 보는 것이 ‘끈’을 잇는 작업이다. 보이지 않았던 끈을 이어서 보이게 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관계가 드러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관점이 생겨난다. 끈으로 연결해서 그려 보자. 숨겨진 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서 다시 보자.




끈을 잇기 : 무엇과 연결되어야 작동되는가?

에너지가 연결되는 흐름을 찾아라


연결된 것들을 찾아내기


  나누어 보는 것 다음으로 배울 관점디자인 방법은 연결을 보는 것이다. 연결을 보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가 ‘끈’이다. 고양이와 쥐가 연결되었다면 끈으로 연결해보자. 한 걸음 더 나아가 고양이와 연결된 것은 하나가 아니다. 또 무엇, 혹은 누구와 연결되어 있을까? 쥐 역시 마찬가지다. 쥐는 고양이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끈은 어디와 연결되어 있을까? 가능하면 앞서 선으로 그어 나누어본 모든 것들을 끄적여보고, 연결된 것들을 끈으로 이어보자.


쥐의 끈(—)은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쥐—고양이), (쥐 — 곡식)

그렇다면 고양이의 끈(—)은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고양이 — 쥐), (고양이 —집주인)

집주인의 끈(—)은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집주인—고양이), (집주인— 곡식)

어떤 연결지점(끈)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질문이 달라진다.


  이것을 한 장으로 그려보자. 일단 가급적인 직접적인 접촉 관계가 있는 것에 촛점을 두고 연결해보자. (쥐-고양이)의 연결 지점에서 고민할 때와 (고양이-집주인)이라는 연결 지점에서 고민할 때 나올 수 있는 해법은 다르다. ‘고양이의 쥐 사냥’이라는 행동과 ‘쥐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고양이가 쥐 사냥을 못 하게 하거나, 방해하는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 그렇게 나온 질문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이다. 혹은 "고양이가 쥐를 싫어하게 만들 방법은 무엇일까?"를 물을 수도 있다.


 ‘고양이의 쥐 사냥’이라는 행동과 ‘쥐의 죽음’이라는 결과는 연결되어 있다. 고양이와 쥐 사이는 사냥이라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까? 쥐 이외에 고양이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만약 (고양이-집주인)이라는 연결 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집주인이 고양이를 기르지 않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전혀 다른 질문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결과와 행동'은 '무엇'에 연결되어 있는가?


  행동은 결과를 낳는다. 행동에는 반드시 그 행동을 이끈 요인과의 연결된 관계가 있다. 끈을 찾아내는 방법 중 하나는 무엇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생쥐를 움직에게 하는 생쥐의 에너지 공급원은? 그렇다. 곡식이다. 생쥐는 곡식들과 연결되어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고양이는 생쥐와도 연결되어 있지만, 생쥐만을 통해서 음식(에너지)를 얻는 것은 아니다. 집주인이 주는 사료를 통해서도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집주인과의 연결된 끈이 고양이를 작동시키고 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원-행동-결과를 끈으로 이어 연결을 살펴 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쥐들에게 창고의 곡식 외에 다른 식량과 연결된 끈이 있다면 불필요하게 고양이와 충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집주인이 고양이에게 충분한 음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고양이는 더 많은 쥐사냥을 통해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삶이 힘들어지는 것은 연결될 곳과 연결되지 못해서이다. 꼭 필요한 끈이 끊어지면 살아가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 아무리 당신이 탁월하든, 재능이 있든, 당신의 재능을 활용할 고객이든, 고용해 줄 수 있는 기업이든 연결되어야 한다. 당신은 충분히 연결되어 있는가? 연결될 곳과 연결되어 있는가?




남다른 연결이 만들어 내는 질문의 차이

제프 베조스(아마존 CEO)의 남다른 질문


“저는 종종 '10년후에는 뭐가 바뀔것 같습니까?’ 와 같은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10년후에도 바뀌지 않을게 뭡니까?’ 라는 질문은 안합니다. 저는 두번째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짤 수 있기 때문이죠." _제프 베조스

“I very frequently get the question: ‘What’s going to change in the next 10 years?’ And that is a very interesting question; it’s a very common one. I almost never get the question: ‘What’s not going to change in the next 10 years?’ And I submit to you that that second question is actually the more important of the two — because you can build a business strategy around the things that are stable in time. … [I]n our retail business, we know that customers want low prices, and I know that’s going to be true 10 years from now. They want fast delivery; they want vast selection. It’s impossible to imagine a future 10 years from now where a customer comes up and says, ‘Jeff I love Amazon; I just wish the prices were a little higher,’ [or] ‘I love Amazon; I just wish you’d deliver a little more slowly.’ Impossible. And so the effort we put into those things, spinning those things up, we know the energy we put into it today will still be paying off dividends for our customers 10 years from now. When you have something that you know is true, even over the long term, you can afford to put a lot of energy into it.”  

_ 원문출처 :  Jeff Bezos' brilliant advice for anyone running a business


10년 후 기업의 미래를 위해 더 단단하게 연결될 곳은 어디인가?

  무엇과 끈(—)을 연결해서 고민할지는 다른 전략을 만들어내는 토대다. '기업의현재—>미래의변화—>기업이 원하는 미래의 비전'의 연결에서 탄생하는 전략과  '기업의현재—>변하지 않는 고객의 욕구—>기업이 원하는 미래의 비전'의 연결에서 탄생하는 전략은 다르다.


끈의 연결이 다르면, 질문이 달라진다.


   10년 후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번영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무엇과 연결되면 좋을까? 빠른 세상의 변화들과 연결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변화지 않는 고객의 욕구와 연결되는 것이 좋을까? 어느 한 쪽의 관점을 택하자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지속적인 미래를 위해 놓치고 있는 연결을 바라보는 것은 남다른 통찰을 탄생시킨다. 미래와 연결되기 위해선 변화의 가능성을 기반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변하지 않는 본질에 기반해서도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력이란 현상이나 사물을 연결시키는 것'이라 말한 스티브 잡스의 말을 명심하자. 기업의 미래를 위해 끈으로 연결할 올바른 지점을 찾아 새롭게 연결하는 것은 기업의 전략을 책임지는 이들의 핵심적인 과업이다. 연결이 달라지면, 질문이 달라진다.  


창조력이란 현상이나 사물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_ 잡스




다른 끈 찾기, 숨겨진 끈은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숨겨진 끈을 찾아내야, 원하지 않는 결과를 변화시킬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연결은 견고하다. 쉽게 끊어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상황은 단 하나의 연결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둘 이상의 연결에 기반해서 발생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토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서 드러내는 것이 끈 작업의 핵심이다. 눈에 보이는 행동과 결과를 일단 이어보며, 행동과 결과와 연결된 또 다른 원인들과 연결해 보는 작업- 이것이 끈 잇기이다.


  일단 '원인이 된 행동'과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를 연결해보자. 예를 들어 '고양이가 쥐를 발견'하는 행동을 했기에, '고양기가 쥐를 잡는' 결과가 이어져 있다. 발견은 원인이고 사냥은 결과다. 숨겨진 끈을 찾기 위해서는 한번 더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조건'은 무엇인가?" 고양이가 쥐를 발견하고, 쥐도 고양이를 발견했지만, 쥐가 고양이보다 빠르게 도망치지 못했기 때문에 고양이에게 잡히는 결과가 발생했다. 하나의 결과는 통상 두개 이상의 원인이 존재할 수 있는데, 우리는 종종 이러한 숨겨진 관계를 놓친다. 숨겨진 다른 관계를 끈으로 드러내는 것이 왜 중요할까?

 쥐의 입장에서는 고양이가 쥐를 발견하는 행동 자체를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두번째 원인인 '빠르게 도망치지 못했다'는 원인은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두가지 이상의 원인이 동시에 만족(충분조건)되야 하는 경우 두 원인 중 하나의 원인과 연결된 끈을 단절해도 뒤따르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숨겨진 또다른 필요/충분 조건을 규명하는 끈을 찾으면 상황을 변화시킬 단서를 얻게 된다.


두 조건 중 하나를 변화시켜도, 결과가 달라진다.

  하나의 연결이 달라지면, 최종 결과도 바뀔 수 있다. 만약 쥐가 빠르게 도망칠 수 있는 비밀통로를 만들어 두었다면, 그래서 고양이가 쥐를 발견한 후에 재빠르게 도망칠 수 있었다면, 고양이는 쥐를 잡을 수 없다. 살이 찌는 결과는 운동을 안해서라는 원인행동 하나에 의해서 발생되지 않는다. 음식을 하루 활동량 이상 섭취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더라도 왕성해진 식욕 탓을 하면서 평소보다 많이 먹는다면 체중이 늘기도 한다. 운동은 늘리고, 음식 섭취량을 활동량 보다 낮추지 못하면 체중은 줄어들 수 없다.

하나의 결과는 둘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드러난다.

  원인행동-결과를 단순하게 보지 않고, 원인행동이 일어난 필요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행동이 왜 일어났을까? 필요를 확인할 수 있어야, 적합한 대안행동들을 구상해 볼 수 있다. 혹은 필요가 발생한 상위 차원의 조건들이 무엇이였는지를 보아야, 적은 노력으로 결과의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원인과 결과를 더 확장하여 개입할 지점을 찾아야 한다.

  끈을 잇고 또 이으면서, 새로운 연결을 찾거나, 단절시킬 지점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바꿀 수 없는 원인 때문이라고 쉽게 단정짓고 포기 하지 말자. 숨겨진 또 다른 조건으로 인해 그런 결과가 초래된 것이며, 그 조건들을 드러낼 수 있을 때,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지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끈을 단절시켜야 하는가?

강력범죄를 근절한 줄리아니 뉴욕시장이 주목한 끈


Rudolph William Louis Giuliani

  2001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Time Person of the Year 2001)은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였다. 9.11 태러 당시 뉴욕시장으로 재임하고 있었고, 시장 임기 말미에 벌어진 초대형 사건으로 뉴욕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이러한 상황을 잘 수습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뉴욕의 범죄율을 크게 낮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범죄와의 성공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1994년 뉴욕시장으로 취임한 줄리아니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강력 범죄가 발생하는 강력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경찰력을 총 동원하는 등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범죄지역에 강력반을 전면 배치하고 경찰 병력을 대폭 늘리는 초강력 정책에도 불구하고 강력 범죄는 줄어들지 않았다. 우범지역에 CCTV를 설취했으나 어두운 밤, 낮은 해상도로는 범인들을 잡을 수 없었고 언론에서는 쓸데없는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고 질타를 당했었다.

끈을 보지 못하면 상황은 다시 반복된다

  1996년 궁지에 몰린 줄리아니는 흉악범죄를 철저히 단속하는 일보다는 다른 접근을 취한다. 뉴욕지하철과 거리 벽면들의 지저분한 낙서를 제거하고, 지하철 무임승차, 소매치기, 쓰래기 불법투기 단속 등 경범죄를 철저히 단속하는 일에 매진했다. 줄리아니 시장은 범죄를 뿌리 뽑고 빈곤 지역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으며, 1994년에서 2001년까지 범죄율은 52% 하락했고, 지하철 범죄율은 75%나 감소했다. 연간 2000건이 넘던 살인 사건은 68% 감소했다. 왜 이런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일어나게 되었을까? ,

  경범죄를 자주 저지르는 사람들이 나중에 흉악 범죄자가 될 가능성도 높고, 경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서 흉악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흉악범죄의 전 단계에서 그 가능성을 잘라버리는 환경을 만들어 범죄율을 낮춘 것이다. 흉악범죄 자체를 차단하는 일보다 경범죄 단속과 나쁜 환경을 개선해 작은범죄들과 강력범죄가 연결된 끈을 끊어버리는 것. 이는 범죄들이 연결된 전체 흐름을 볼 때 가능해진다. 범죄를 유인하는 환경적인 요인을 줄여 죄를 예방하는 기법을 셉티드(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라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보급되는 추세이고 서울시에서는 마포구 염리동, 관악구 행운동 등 약 10개의 지역에서 도입했고, 염리동의 경우는 1년만에 범죄율이 2.9% 감소했으며, 주민들의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도 13%가 줄었다고 한다.


  연결된 끈을 드러내야, 더 효과적인 개입방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 요인 자체가 아니라, 연결된 끈에 주목해보자. 새로운 관점은 관계를 드러내는 끈에 있다.




당신이 주목해야 할 끈은 무엇인가?

만약 변화를 원한다면 최소한 두 개의 끈을 찾아내야 한다.


과거-현재-미래의 연결에 변화를 만들고 있는가?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삶은 과거와 현재에 의존할 수도 있고, 미래와 현재에 의존할 수도 있다. 내 현재의 일상의 연결을 다시 살펴보자. 과거의 성공, 영광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혹은 과거의 실패가 현재를 발목잡고 있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때론 과거와의 고착을 담대하게 끊어버리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새로운 끈을 이어야 할 때가 있다.

  만약 변화를 원한다면 최소한 두 개의 끈을 찾아내야 한다. 끊어내야 할 끈과 새롭게 연결할 끈. 당신이 주목해야 할 두 끈은 무엇인가? 끈은 만남을 시각화하는 일이다. 관계를 드러내는 일이다.  숨겨진 관계가 드러나야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변화의 성공은 새로운 곳으로 끈을 잇는 작업에 달려있다. 연결되지 않으면 지속되지 못하고 내부의 동력이 사라질 때 즈음 멈출 수 밖에 없다. 에너지는 끈을 따라 흐른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는 언제나 한정적이고, 외부로부터 공급을 받아야 한다는 존재론적 겸손함이 필수다. 지속성은 연결된 끈을 강화하거나 다변화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연결이 강하거나 다차원적으로 엮여 있을 때 끈은 쉽게 단절되지 않는다. 오직 하나의 가느다란 끈으로 연결된 존재는 얼마나 위태로운가?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연결의 지속성과 강도에 의해 형성된다. 새로운 습관 중에 일부는 기존의 끈과의 단절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연결이 먼저일까? 단절이 먼저일까? 상황에 따라 답은 다르겠지만, 어느 한쪽 만으로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연결될 끈과 단절시킬 끈 모두를 볼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 우리는 존재론적 사유의 한계에서 벗어나 관계론적 사유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연결이 우리를 살려내고 있는가?


새로운 관점과의 만남은 자신과의 만남을 새롭게 변화시킨다.

  큰 나무엔 풍성하게 우거진 잎들이 있다. 태어나 가지를 물들이고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 계절이 돌아오면 또 다시 잎이 태어난다. 잎은 반드시 그것을 우거지게 한 뿌리와 연결된 가지를 가지고 있다. 뿌리와의 연결이 있어야 잎들은 살아나고, 뿌리와의 연결이 끊어질 때 잎들은 사라진다. 풍성한 잎과 뿌리를 연결하는 당신만의 끈을 찾았는가? 새로운 관계가 발견할 때, 새로운 관점이 탄생한다. 새로운 관점은 결국 당신 자신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풍성한 자양분을 공급해 줄 것이다.



[ How to Ask  : 끈을 발견하기 위한 질문, 끈을 변화시키기 위한 질문 ]

1. 끈으로 연결된 관계를 발견해보기 - 연결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

1) 원인행동 - 결과 : 이런 결과를 발생하게 한 행동은 무엇일까?

2) 또 다른 끈 찾기 :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뭐가 더 필요하지? 그리고 또?

3) 필요찾기 : 이 행동은 누구의, 어떤 필요 때문에 발생했을까?

4) 동력찾기 : 이런 행동이 지속되기 위해선 무엇과 연결되어야 할까?


2. 강화시키거나 단절시킬 지점을 찾기 - 연결을 변화시키기 위한 질문

1) 이해 : 변화시킬 수 있는 끈은 무엇이고, 변화시킬 수 없는 끈은 무엇인가?

2) 강화 : 결과를 지속시키고 강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연결은 무엇일까?

3) 단절 : 어느 지점에서 연결을 끊어야 가장 효과적일까?

4) 새로운 연결 : 새롭게 끈을 이어야 할 지점은 어디일까?



2016. 7. 21. 질문술사


[덧붙이는 글]

1. 질문디자인연구소라는 이름을 걸어두고, 질문을 공부하고 활용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다른 사람들의 질문능력을 향상시키기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함께 훈련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질문하는 힘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다르게 질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안내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은 가능성을 보게하는 '틈'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2.  이 글은 '다르게 질문하기'위한 '관점디자인' 3부 -  관점디자인의 4가지 도구와 방법론을 안내한 글입니다.  '선/끈/틈/줄'이라는 네가지 관점디자인 도구 중 두번째 도구인 ''을 안내했습니다. [질문의연금술] 다른 글들도 함께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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