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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Jul 15. 2016

4가지가 보이는 관점디자인 방법론

질문의 연금술 (4) 관점디자인 -3부- intro   

그들은 해답을 보지 못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보지 못한다.
It isn't that they can't see ther solution. It is that they can't see ther problem  

_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Gilbert Keith Chaesterton)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아야 할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가 실패로 끝났다.


  한 마리의 고양이에게 수많은 쥐들이 잡아먹히는 가운데 쥐마을 원로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 집 주인이 새롭게 들여온 애완동물인 이 고양이가 동료들을 끊임없이 잡아먹는 것이 문제다. 이대로 가면 새로운 쥐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모든 쥐들이 고양이에게 잡아 먹히고 말 것이다. 첫번째 생쥐마을 회의에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모두 찬성하였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고양이 목에 방울은 누가 다느냐?'는 질문에 어떤 쥐도 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The Bell and the Cat, The Mice in Council


  첫 회의가 실패로 끝났지만 '고양이로부터 살아남기' 프로젝트는 그만둘 수 없다. 고양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생쥐 마을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집으로 떠나기엔 현재 머무는 집의 창고에 쌓여있는 곡식들이 너무도 매력적이다. 절대절명의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쥐들은 다시 한번 모여 회의를 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법을 도출해,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해야 한다.

 

말하는 수백 명보다 생각하는 한 사람이 낫다. 그러나 생각하는 수천 명보다 볼 수 있는 한 명이 낫다. 명료하게 본다는 것은 시와 예언과 종교를 한데 합친 것과 같다.

_ 존 러스킨(John Ruskin)




만약 당신이 생쥐마을 대책회의에 초대되었다면?


  만약 당신이 이 쥐들의 회의에 회의진행자(Facilitator)로 초대되었다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회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쥐들에게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안내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의 역할은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촉진해 주는 것이다.


  회의가 시작되면
어디서부터 다시 논의해야 할까?




  앞서 이야기 했던 고착화된 관점에서부터 벗어나자. 심판자의 관점, 희생자의 관점, 틀 안의 관점으로는 새로운 해법을 발견할 수 없다.



심판자의 관점이 아니라 학습자의 관점에서 성찰하기


  심판자의 관점으로 기존 아이디어-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의 어리석음에 대해 평가하거나, 아이디어를 낸 쥐에게 면박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 '용자'가 없음을 안타까워 하고 서로 비난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모든 쥐의 생명은 소중하니, 누구에게 희생을 강요할수도 없다.


   앞서 언급한 심판자의 관점이 아니라 학습자의 관점에서 회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기존 아이디어가 효과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먼저 생쥐들의 관점을 살펴보자. 생쥐들이 이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관점은 무엇인가? 생쥐들은 자신(쥐)의 관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고양이를 두려워해 스스로를 고양이에 비해 약자의 위치에 두었다. 도망자의 관점에서 다가오는 고양이의 위험을 재빠르게 알아차리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해법을 모색하는데 촛점을 맞추었다.


  '만약 살금살금 다가오는 고양이의 소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그리고 크게 들을 수 있다면 생존할 수 있는 확율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What-if)질문으로 해법을 모색해 보았다. 쥐들 중 한 마리는 고양이가 다가오는 소리를 증폭하는 장치로서 방울을 생각해냈다. 다만 실행의 관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또 다른 문제를 품고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 뿐이다.



희생자의 관점이 아니라 변화창조자의 관점에서 다시 도전하기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문제는 장애물이 너무 엄청나서 해결책을 상기하기조차 어렵다. '불가능하니까 꿈도 꾸지 말라'는 법칙(관점)은 언제 어디서나 깨기에 딱 좋은 법칙이다. 불가능한 문제들이 실제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_ 스코트 소프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기]


  언제까지 같은 구멍에 빠져있을 수는 없다. 희생자(victim)의 관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변화를 창조하는 자(ChangeMaker)의 관점에서 다시 도전해 봐야 한다. '나는 실망하지 않는다. 잘못된 시도로 실패한 것은 성공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의 말처럼, 변화창조자는 다시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시키려면, 다르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그만두지 않는 이상 실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유용하지 않는 방법 하나를 학습한 것 뿐이다. 학습자의 관점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변화를 창조하는 관점에서 새롭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틀 안의 관점에서 벗어나 틀 밖의 관점을 모색해보기


  먼저 해야 할 것은 아인슈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늘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그 문제들이 야기한 사고방식으로는 찾을 수 없다.
We cannot slove today's problems using the mindset that created them."

_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1879~1955)


  기존의 틀로는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 생존이라는 관점, 도망자의 관점, 생쥐의 관점에서만 질문해서는 새로운 해법이 도출될 수 없다. 어떤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시 바라봐야 할까?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학습의 기회를 먼저 가져야 한다.


고착화된 관점에서 빠져나오는 것에서 시작하기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아야, 올바른 해법이 탄생한다.


수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단순히 지금 현상에 반대로 대답하는 것은 현상 뒤에 숨어 있는 본질에 뚜껑을 덮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생각 습관에 길들여진 사람이 올바른 대답을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_ 히라이 다카시 [1등의 통찰]




만약 관점을 변화시킬 도구와 방법이 있다면?


  관점은 '사물(事物)이나 사건(事件)을 관찰(觀察)하거나 고찰(考察)할 때, 그것을 보거나 생각하는 중심지점'이다. 관점이 달라져야 질문이 달라질 수 있다. 기존의 관점에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라는 질문에서 멈춰 설 수 밖에 없다. 다르게 질문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점을 변화시켜야 한다.


  관점이 달라지면 '다름'이 보인다.

  관점이 달라지면 '관계'가 보인다.

  관점이 달라지면 '가능성'이 보인다.

  관점이 달라지면 '공략지점'이 보인다.


 다름을 보고, 관계를 보고, 가능성을 보고, 공략할 곳을 찾을 수 있는 도구와 방법이 필요하다. '다름/관계/가능성/공략지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직 효과적인 관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다. 효과적인 관점을 디자인하기 위한 4가지 도구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선, 끈, 틈, 줄'이라는 간단한 단어다.


 '선'을 그으면 '다름'이 보인다.

 '끈'을 이으면  '관계'가 보인다.

 '틈'을 찾으면 '가능성'이 보인다.

 '줄'을 세우면 '공략지점'이 보인다.

4 Tools to change the Point of View

 이 네가지 관점디자인 도구/방법론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그냥 내버려두면 인식은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 혹은 우리의 감정에 맞는 것에만 고정되고 만다.'
 
_ 에드워드 드 보노 [생각의 공식]



2016. 7. 15. 질문술사

[덧붙이는 글]
1.  이 글은 '다르게 질문하기'위한 '관점디자인' 3부 시작글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천천히 자세히 설명하고 싶어졌습니다. 만약 앞 글을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질문의 연금술] 매거진을 처음부터 천천히 다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떡밥(?)만 잔뜩 뿌려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앞으로 관점디자인의 4가지 도구와 방법론인 선/끈/틈/줄을 하나씩 안내하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 질문디자인연구소라는 이름을 걸어두고, 질문을 공부하고 활용하며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다른 사람들의 질문능력을 향상시키기에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함께 훈련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질문하는 힘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다르게 질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안내해 보려고 합니다. 항상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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