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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ug 31. 2016

한 줄로 세우면 공략지점이 보인다.

질문의 연금술 (8) 관점디자인 -3부-4.줄

'상황이 복잡할수록 해결책은 단순해야 한다.' _ 엘리 골드렛 [초이스]


(이 글은 '4가지가 보이는 관점디자인 방법론' 마지막 글입니다. 앞 글부터 차례로 읽어 보실 것을 권합니다)

https://brunch.co.kr/@ilwoncoach/51


너무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생각해야 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선으로 다양한 관점을 찾아내고, 끈으로 이어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고, 틈을 찾아내 빠뜨린 것을 점검하다보면, 새롭고 다양한 관점이 드러난다. 문제는 너무나 다양한 관점들 사이에서 길을 잃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다양한 관점을 한 줄로 꿰어내야 한다. 한 줄로 세워서 꿰어낼 수 있어야 혼란과 복잡함이 단순함과 질서로 변화된다. 관점을 디자인하기 위한 네 번째 방법론은 '줄'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하여 쓸모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생긴다. 아름다운 구슬을 꿰어 팔찌나 목걸이로 만들어야 가치가 생긴다. 줄은 이 구슬들을 꿰어 쓸모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다. 질문하기 전에 어떤 목적을 위해 질문하는지를 답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모여서 회의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당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는 회의에 모인 쥐들이 회의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결국 지속가능한 생존을 모색하는 새로운 해법을 발견하고 실현하자는 것이다. 방법은 목적이 아니다. 해결책도 목적이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목적이 아니다. 회의의 모든 과정은 결국 실현 가능한 생존 해법 발견하기로 수렴되어야 한다. 우리는 왜 모였는가? 왜 함께 고민하는가? 어떤 결과를 위해서인가? 목적을 발견해야 가치있는 논의가 된다. 다양한 의견을 한 줄로 꿰어서 바라볼 때 쓸모를 만들어갈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



 질문하기는 수단이다. 질문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다. 물론 '답을 발견하기'란 질문을 하는 다양한 목적 중의 하나일 뿐이다. 답 찾기 이외에도 질문하는 목적이 있다. 목적을명확하게 인식할수록 그 목적에 부합하는 질문을 선택하거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질문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 질문하는가? 이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분명한 목적과 의도 없이 습관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낭비이며 공해다. 그리고 목적에 관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사람들은 남이 찾아준 것보다 스스로 발견한 이유에 더 많이 자극받는다. _ 파스칼


묻기 전에 당신의 목적을 먼저 명확하게 점검했는가?


  따져 묻고 문제를 제기하거나,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묻는다. 때론 자신과 상대의 생각을 촉진하고, 이해하고, 더 발전된 의견을 찾기 위해 묻는다. 질문은 발견의 도구이고, 소통의 도구이며, 협력의 도구다. 모든 도구는 도구 사용자의 의도와 숙련도에 의해 같은 상황에서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훌륭한 목적은 우리에게 무엇을 제공하는가?

  훌륭한 목적을 갖으면 불필요한 논의와 필요한 논의를 선택할 수 있는 분별력이 생긴다. 같은 목적을 공유하는 이들과 기꺼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목적에 부합하는 논의와 활동에 집중할 때 우리는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목적에 맞춰 필요한 과정을 역순으로 한줄로 세워서 바라보는 작업, 이것이 줄이다.




한 줄을 세워서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목적에 맞춰 필요한 과정을 역순으로 한 줄로 세워서 바라보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상황의 핵심을 단순화 해서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식화 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체 과정을 한 줄로 꿰어본다면? '특수한 상황 > 문제의 발생 > 해법의 모색 > 해법의 실행 > 바람직한 결과'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는 상황이 매일 매일 발생하고 있는 것이 상황이다. 쥐들은 고양이가 몰래 다가오는 상황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라고 정의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토론이 오고가고,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는 그럴듯한 해법을 도출했다. 그러나 실제 실행 과정에 봉착해서는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했다. 결과적으로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한 줄로 세워서 보면, 어디서 막힌 것인지가 보인다. 문제는 실행과정에서 발생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문제가 발생한 곳에서 풀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한 단계 전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거나, 문제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한줄로 꿰어서 봐야 공략할 지점이 보인다.



실천가에겐 경로(Path)가 필요하다.


  줄은 실천가의 관점이다.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려는 이들은, 실천의 과정을 한 줄로 꿰어서 볼 수 밖에 없다. 결실을 반드시 이뤄내고자 하는 사람과 비평만 하는 이들의 관점은 다르다. 비평하는 이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하길 좋아하지만, 실행가가 찾는 곳은 원하는 곳에 이르기 위한 경로(Path)이다. 경로(Path)를 찾아야 뚜벅뚜벅 두 발로 걸아갈 수 있다.


  무작정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양이로부터 생존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고 실천에 옮겨 결과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로 인해 생겨난 수많은 불평 불만을 이야기 하고 토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양이가 가져온 생존의 위협이라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책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회의의 쓸모는 어디에 있는가? 단지 이야기나누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그 의도를 분명하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줄로 꿰어져야 실천에 옮겨질 수 있다.




어떻게 한 줄로 꿰어서 볼 것인가?


 줄(경로,Path)은 기본적으로 3가지 구성요소를 갖는다. 출발점, 도착점, 그리고 그 둘을 있는 경로 사이에 있는 경유지다.



1) 도착점 : 목적을 명확히 하기


우리가 도착하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가?


   실천가의 관점에서 질문한다는 것은 논의와 추론을 통해 도달해야 할 도착점에서 질문하는 것이다.

Q1.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

- 도달해야 할 지점은 어디인가?
-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가?
- 그것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기업가들에게 전략을 가르치는 신시아 A. 몽고메리 교수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라는 책에서 이렇게 조언한다.


당신이 마지막에 도달하고 싶은 곳을 그리며 시작하라.


  훌륭한 목적은 반드시 필요한 논의와 불필요한 논의를 선택하고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한다. 더불어 같은 목적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이들을 찾게한다. 이들이 기꺼이 협력할 수 있게 하는 근거와 기회를 제공한다. 목적이 분명해져야만 이에 부합하는 논의와 활동에 집중할 수 있고,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도착점에 서서 질문해보자.

 출발점에 서서 도착점으로 향하는 것은 일의 진행순서다. 그러나 기획의 진행순서는 반대다. 도착점에 미리 서서 질문해보자.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
 

물론 훌륭한 목적만으로 충분하지 안다. 실행자는 목적 외에도 필요한 것을 묻는다. 목적이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2) 출발점 :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기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시작은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서 있는 곳을 모두 같은 관점에서 보고 있지는 않다. 출발점에서 물어보자.

Q2.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 무엇이 문제인가?
-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상황은 무엇인가?
- 언제/어디에서 이 일이 시작되었는가?

  실행자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묻는다. 내게 코칭을 지도해주신 Rick Tamlyn 코치님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아야, 어디로 가야할지 알게 됩니다. _ Rick Tamlyn


자신을 포함해 현재 이슈를 해결하고자 모인 이들이 어떤 관점에 서서 현안을 다루고 있는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현실에 대한 공통의 인식은 논의를 전개해 나갈 훌륭하고 든든한 토대가 된다. 반면 현실인식이 다른 상태에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긴 어렵다. 문제에 대한 동의 없이 누가 해법과 실천에 대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는가?


  지금 서 있는 곳에 대해 물어보자. 현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서로의 견해를 경청해보자.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도착점과 출발점을 찾아야 경로를 탐색할 수 있다. 매력적인 구슬들이 방바닥을 뒹굴고 있을 때, 목걸이를 만들고 싶다는 목적고 실로 꿰일 첫 구슬을 발견해야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가? 어디서 마무리를 해야 하는가? 도착점과 출발점을 연결할 양 끝을 발견하는 것이 실을 들고 있는 실천가의 의무다.


3) 경유지 : 거꾸러 거슬러 중간목표 찾아보기


반드시 거쳐가야 할 경유지는 어디인가?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에는 반드시 경유해 가야 하는 지점이 있다. '질문->답'처럼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질문->탐구->답'처럼 중간에 거쳐야 하는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문제인식->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인식 -> 핵심 문제의 재정의 -> 효과적인 해결안 도출 -> 해법의 실행 -> 문제 해결'처럼 도착점과 출발점 사이엔 필연적으로 거쳐가야 하는 경로가 있다. 능숙한 실천가들은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경유지를 밝혀내고 이를 한 줄로 세워서 꿰어낸다.


Q3.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중간 목표는 무엇인가?

-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장애물(걸림돌)은 무엇인가?
- 어떤 순서로 풀어가야 하는가?
- 지금 집중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게임에서는 매 순간 가능한 행동방침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 가운데 한 가지 움직임의 결과를 알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한 가지 방법은 이기는 입장에서 '거꾸로' 돌아가보는 것이다.
_ 에드워드 드 보노 [생각의 공식]


  경로를 거꾸로 거슬러 탐색해 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중간 목표를 찾아내는데 효과적이다. 너무도 많은 가능성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경우라면, 반대로 이미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가정해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로를 찾는 또 다른 방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장애물(걸림돌) 목록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은, 반대로 해결해야 할 중간 목표를 찾는 훌륭한 지침이 된다.


걸림돌이 디딤돌이다


  출발점과 도착점, 그리고 경유지를 찾아 이동 경로를 한 줄로 꿰었다면, 이제 공략해야 할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전체 흐름에서 막혀있는 지점이 바로 공략지점이다.


막혀 있는 곳은 어디인가?


실천가는 바로 그 막힌 지점을 뚫을 방법을 묻고, 노력을 집중시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법을 안다.




[관점디자인 3부를 끝내며..]

만약 아직도 새로운 관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현재의 관점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가 관점을 새롭게 디자인 할 때이다. 선을 긋고 나누어 보아야 '다름'이 보이고, 끈을 이어 연결해 보아야 '관계'가 드러나며, 틈을 찾아 빠진 것을 보아야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한 줄로 세워서 꿰어 볼 때 '공략지점'을 찾을 수 있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관점도 그렇다.

 네 가지 관점 디자인 방법론으로도 새로운 관점을 찾이 못했다면 두가지 다른 길이 있다. 관점은 결국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한 가지 방법은 익숙한 관점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과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과 만나보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이 달라지면, 관점은 자연스럽게 변화되기 시작한다. 누구를 만나고 있는가?



항상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6. 8. 31. 질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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