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광주 Oct 21. 2023

5. AI는 24시간을 일한다.

흔히들 AI시대라고 말한다. 더 정확하게는 일터에서 살아 남으려면 AI를 이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AI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기계공학적인 업무는 물론 목사의 설교, 화가의 그림, 음악가의 작곡, 작가의 소설, 방송신문사의 기사, 광고전문가의 카피까지 사람 이상으로 훌륭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한마디로 못하는 것이 없고 수준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잠도 자지않고 밥도 먹지 않으며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24시간을 일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AI를 도대체 어떻게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다시 말하지만, AI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혹자는 AI를 이기기위해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AI는 창의성 조차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실제로 AI의 창의성이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실험결과도 발표되었다.     

핀란드 투르쿠대 미카 코이비스토 교수와 노르웨이 베르겐대 시몬 그라시니 교수팀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 인공지능(AI) 챗봇이 창의적 사고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평균적인 인간 능력을 상회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일상적 사물의 대체 용도를 고안하는 ‘확산적 사고’ 평가 실험에서 AI 챗봇이 인간 참가자들보다 높은 평균 점수를 얻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인간 응답은 AI 챗봇의 답변보다 점수 범위가 넓었고 최고 점수는 인간이 일반적으로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는 창의성이 우수한 사람의 경우 여전히 AI 챗봇을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출처 : 중소기업신문, 2023년 9월 15일자 보도)     

이같은 사실이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앞서 말했듯 AI가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종교인들의 설교를 비롯, 다양한 분야 문화예술인들의 그림, 음악, 소설, 뉴스기사, 광고카피 등은 높은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즉, AI창의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아니더라도 인간의 창의성은 더 이상 AI를 이길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아니다. 심지어 AI는 별도의 시간을 구별하여 공부하지 않아도 창의성을 스스로 학습한다. 반면 우리는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 배우고 훈련하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이 AI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우선은 뒤집어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사람과 비교할 때 AI는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하며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하면서 24시간을 일해야 하는 운명이다. 얼마나 불쌍한가? 한마디로, 사람이 아닌 기계, 사람이 부리는 노예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AI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문명의 발전을 위해 사람을 돕는 수단이다. 또한 사람은 문명의 객체가 아니라 AI로 인해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 문명의 주체라는 사실도 변함이 없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AI가 인간문명의 진화를 매우 빠르게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문명의 주체인 우리는 우리가 누려야할 문명을 앞서 견인하는 기계에 적응해야 한다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크게 세가지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일하는 시간이 많아져야 한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반쯤백수가 탄생한 이유다. 24시간 일하는 AI가 견인하는 문명에 적응하려면 우리의 근로시간 역시 많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적응하지 못하면 쫒겨난다. 그것이 현실이다. 

둘째, 일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즉, 일하는 시간보다 어떻게 일해야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해야 할까? AI를 비서로 활용하여 새로운 문명을 만들거나 현재 문명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보편화시키면서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일하면서도 쉴 수 있는 노동방법을 습관화해야 한다. 상상력이 필요하고 AI와 다른 창의력이 필요하고 시대변화를 예측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통찰력게임이라는 형식을 통해 보편적이고 습관적인 통찰력을 일상화시키고 있는 이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와 다른 창의력은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를 통한 협력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한 사람이 가진 지적능력과 정서력이 그와 우호적인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 합쳐지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관계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고 새로운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통찰력게임이  나, 가족, 일터, 일상, 재정이라는 5국면에 걸쳐 종합적으로 진행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행복을 지키고 누리면서 일해야 한다. 일하는 시간이 많아진다고 행복을 반납하면 주객이 바뀌는 것이다. 반쯤백수는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한 행복을 함께 즐길 수 있어야하는 취지와도 같다. 

여기서 사람과 AI의 중요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즉, AI는 감정이 없지만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그것은 AI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일하면서도 훨씬 높은(많이가 아닌) 감정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에서 가장 최상의 욕구가 자아실현인 것처럼 인간은 단지 알고리즘에 따라 일하는 AI보다 자기만족이라는 감정이 탁월한 결과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또한 감정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관계를 통해 무한정의 에너지를 생성한다. 예컨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어떤 책의 제목처럼, 사람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주저앉을 수도 있고 벌떡 일어날 수도 있다. 물론 유전자 이식이나 조작 등의 편집을 통해 인간처럼 감정을 가진 AI가 가능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자칫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법제도를 통해 초기단계에서부터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그같은 걱정이 현실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사람의 노동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바꾸어야할 이유는 아니다.  

이전 04화 4. 스위처(Switcher)_반쯤백수와 워크홀릭 사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