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따라 길게 이어진 길을 걷는다. 가로등 빛에 일렁이는 물비늘을 본다. 얼음이 녹기 전 얼음 위를 휩쓸며 날아다니던 갈대 머리가 생각난다. 빙글빙글 바람 따라 날아갈 것 같았지만 얼음 결을 맴돌다 물웅덩이에 닿아 멈춰버리던 갈대가.
매일 같이 책을 읽고 있다. 이 사실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책 읽는 시간이 이제는 줄어들 것 같다. 해야 할 공부가 생겼고, 운동도 하게 됐다. 미루고 미루던 헬스장을 드디어 등록했다. 한주에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할 생각인데 시간이 된다면 매일 나가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할 예정이다.
아침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다.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일을 하러 갈 때도 발걸음이 가볍고, 일을 하면서도 많이 웃을 에너지가 생긴다.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야 시작했나 싶다. 평소 다니던 헬스장보다 가격대가 조금 비싼 헬스장을 등록했다. 무료 PT 3회권을 받았고, 이번 주에 벌써 두 번을 받았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자세가 좋다며 칭찬해 줬다. 기존에 운동 배운 티가 난다며 자기랑 같이 운동하게 되면 금방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칭찬은 기분이 좋았지만 내가 PT를 등록하길 기대하는 눈치라서 부담스러웠다. 나도 PT를 받고 싶긴 하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싼 걸 어쩐담. 30회만 해도 약 300만 원이고, 100회를 등록하면 약 600만 원이라고 했다. 나에겐 너무도 아찔한 금액이다. 그 돈이 있으면 어머니, 아버지 건강검진 풀코스로 모시고, 보약도 해드릴 수 있다. 우리 강아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티 나게 풀 세팅해 주고 영양 가득한 밥 삼시 세끼 대령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북유럽 투어를 갈 수도 있는 돈이다. 그러므로 난 PT에 저 돈을 쓸 수가 없다. 나는 유튜브 선생님을 모시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