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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l May 18. 2022

꾸준함에 대하여

운동, 구직... 공부는 언제쯤...

무료해진 일상 속에서도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이 꾸준함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코 운동.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던 2020년 초, 모두들 재택근무를 하러 들어갔던 때부터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으니 2년 정도 된 것 같다. 땅끄부부 같은 쉬운 유튜브 운동 채널들을 시작으로 10-20분씩 조금씩 깨작깨작 하던 운동이 지금은 매일 1시간씩, 상체 하체 등 부위별로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 유튜브 채널도 내 수준에 맞춰서 초반보다는 더 강도 높은 것을 따라한다. 다이아몬드 팔굽혀펴기를 초반에 1개도 못했지만 지금은 정자세로 10개는 쉬지 않고 거뜬히 한다. 팔 근육이 훨씬 단단해진 것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해야만 그날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 단단해진 몸을 유지하고 싶고 더욱 큰 몸을 가지고 싶어서다. 솔직히 말해서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코로나 덕분이라서 어느 정도는 감사하고 있다. 


또 다른 꾸준함은 구직 활동. 2년 반 정도 근무하고 있는 나의 포지션이 아주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꾸준히 받는다. 이미 너무나 시니어 멤버인데다 프로젝트 자체가 승진하기 쉬운 구조가 아니라서 내 스스로를 더 발전시키기 어렵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아일랜드를 벗어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꾸준히 지원서를 넣고는 있지만 마땅히 좋은 소식은 들려오기 어렵다. 이러다 아일랜드에서 5년 채우는거 아닌가 몰러...그렇게 Joel은 평생을 아일랜드에서 살게 되는데... 그래도 나의 꾸준함에는 구직 활동도 포함 된다. 조만간 새로운 소식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큰 희망 사항이다!


아일랜드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코크가 좀 지겨워지긴 했다. 매일 같은 산책로도 지긋지긋하고 매일 같은 집에서, 같은 방에서 같은 일을 하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환경을 바꾸고자 직장동료인 친구와 함께 같이 살기로 하고 렌트집을 구하기 위해 노력해봤지만 세상에나, 아일랜드에서 렌트 하우스를 구하는 것은 엄청난 운을 요구한다. 게다가 코로나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재택을 해왔던 회사들이 출근 근무로 바꾸다보니 다시 코크 시내로 오는 수요도 많아졌다. 원래도 집을 구하려는 수요는 많았는데 여기에 코로나 안정기라는 상황까지 겹치다보니 집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특히 집주인들은 안정적으로 오래 집에서 거주할 세입자를 원해 가족 단위의 세입자들이 더 환영받는다. 우리 같이 외국인인데다 친구 사이인 세입자는 우선순위에서 쉽게 밀려나는 셈. 결국 우리 둘은 집 구하기를 그만 뒀다.


집 구하기를 그만 뒀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지금 같이 사는 분이랑 합도 어느 정도 맞춰졌는데다 정도 조금씩 들고 있다. 또 이사라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지 않는가...이 집으로 이사오기 전보다 짐도 많이 늘었는데. 또 혹시나 모를 새로운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니 당장은 이사를 갈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다. 우리가 선택받지 못해서 다행일지도? 


나의 꾸준함을 공부로도 이어가야 하는데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일전에 일본어를 각잡고 공부해본답시고 책상에 앉았는데 10분도 안 돼서 침대에 대자로 뻗었다. 10대 때 어떻게 그렇게 책상머리에 코 박고 앉아서 수학 문제를 한 시간 두 시간씩 풀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때는 그것 밖에 없었으니까 그랬으려나. 난 수학 시간을 좋아했다. 일본어 공부가 아니더라도 컴퓨팅 언어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하는데 참... 나이가 들고 보니까 공부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머리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할 수 있을 때 공부를 더 해야지. 


마지막으로는 채식, 혹은 채식 지향. 사실 최근에 고기를 좀 먹긴 했다. 하메가 양고기 요리를 해줘서 먹었는데 너무나 맛이 있었고 (인도 음식 쵝오....!!!) 종종 닭고기 만두를 사먹는다. 닭고기 만두를 사먹는 이유는 일단 야채 만두는 너무 맛이 없고 이곳에서 만두 선택권은 너무나 좁기 때문이다. 처음에 엄격한 채식을 하던 것에서 지금은 매우 유연한 상황이 됐지만 그래도 육식을 자주 하지 않으려고 하고 최대한 채식 메뉴를 선택하려고 하니 채식 지향도 나의 꾸준함에 넣고 싶다. 근데 요즘에 참 그렇게 곱창이 먹고 싶다. 한국 가면 먹을 것이다아----. 채식의 중요성을 알고 육식을 줄이려는 나의 자세에 그래도 응원을 보낸다. 


나의 꾸준함에 브런치 활동을 넣고 싶다. 예전에 브런치로 돈도 벌어봤으니 다시 아이레에서의 내 일상을 조금씩 엮어보려고 한다. 

얼마 전 만난 너무나 귀여운 고먐미미미미. 고양이는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고양이랑만 살아도 행복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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