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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NATO Jun 24. 2024

아빠와 아이 그리고 엄마

[2024.6-2] 단편 아이디어 / 곽튜브의 반란 / 아침 단추

(이효리)


249. 단편 소설 아이디어 215개


일부는 에피.

일부는 기획,

한 장면,

결과,

시작점,

소재까지.


다시 읽기도 힘들 숫자.

언젠가 읽어야 할지도.

하나씩 써먹길.




(이효리)


250. 관행과 법대로


관행은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함'이라는 뜻이다.

한자 慣行을 직역하면 '익숙한 행동'이다.

긍정과 부정적인 의미는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11개를 민주당이 모두 가져왔다.

이전에는 관행으로 당마다 비율적으로 나눴다.

독식을 할 수도 없기에.


민주당 다선 의원 일부는 관행대로 나누자고 했다.

하지만 이재명은 관행은 됐고 법대로 모두 가져오자고 했다.

다른 이유보다 '법대로'를 강조했다.

그렇게 민주당은 다 가져왔다.


윤석열은 '대통령 거부권'을 무려 14번 행사했다.

자세한 이유는 항상 없었다.

단지 '법대로' 권한 행사를 했다는 보도 자료가 전부였다.


이재명의 상임위 독식은 '윤석열의 법대로'를 그대로 맞받아친 것이다.

아유 사이다!




(이효리)


251. 보이는 대로 안다


내 모습 그대로 살고 싶지만

때로는 그대로 보이지 않나 싶다.


피곤하다며 팔을 주무르며 팔뚝을 돌리면

자주 본 누군가는 "요즘 많이 피곤해?" 답하고,

몇 번 안 본 사람은 "어제 잠 못 잔 거 아니에요?" 답한다.


잘 된 얘기만 하면 "부자 되는 거 아냐?" 답하고,

잘 안된 얘기만 하면 "요즘 경기가 좀 안 좋긴 하지?" 답한다.


보이는 대로

보이나 보다.




(이효리)


252. 부정 선차단


내 아이디어를 말할 때

내 의견을 말할 때

내 생각을 말할 때

부정적인 답변은 말 자르고 차단한다.


들어야 할 때라면 뭐든 듣지만,

잘 해보려는 생각에,

부정적인 답변이 먼저 나온다면,

곧바로 차단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을 지적한다.


어차피 긍정적인 생각을 나누다 보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무의미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모두 말하고도,

부정적인 생각이 남아 있다면,

말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 게 맞다.




(이효리)


253. 다 안다


엄마가 나에게 "니가 아무리 생각해 봐라. 엄마는 다 안다."

주안이(7살) 하는 거 다 보임.


내가 하는 거짓말 "교재 사게 천 원만."

주안이가 하는 거짓말. 너무 많음. 다 귀여운 거짓말.


조삼모사

목욕 지금? 내일 아침?

백이면 백 내일임.

"그럼 치카치카하고 자자."

사실 세수와 치카치카를 위한 페이크.




(노홍철-곽튜브-빠니보틀)


254. 일개 유튜버 곽튜브의 반란


곽튜브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일개 여행 유튜버로 시작해서

방송까지 (롤 표현 그대로) 미쳐 날뛰고 있다.


성공한 유튜버에게 방송은 홍보는 미약하고 일종의 취미 정도이다.

곽튜브는 이미 본인 채널에서 타 멤버와의 좋은 케미를 보였고,

유튜브 예능이라 불리는 웹 예능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기에 TV 예능 또한 어느 정도 성공이 예견되었다.


그런데 보통 행보가 아니다.


게스트로 나간 유퀴즈 TV 예능을 시작으로

라디오스타 등 예능 게스트로 활약했고,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의 눈에 들었는지 지구마블 고정 멤버가 되었다.


행보는 이어져서 부산촌놈이라는 tvn 예능에서 활약했고,

EBS에서 본인의 이름을 딴 단독 예능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졌다.

화룡점정으로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에서 활약까지 했다.


말 그대로 종횡무진 모든 프로그램이 중대박에 초대박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지구마블과 세계기사식당은 시즌 2까지 이어지면서,

그의 행보는 시즌으로까지 이어지게 생겼다.


왜?

이유는 간단했다.

부담 없는 마스크에,

부담 주지 않는 케미에,

본인의 위치와

본인의 역할의 선을 넘지 않았다.

함부로 mc처럼 굴지 않았고,

게스트로써 썰이 풍부했으며,

썰의 백미인 입담이 상급이었다.


말투가 빠르고,

단어 선택이 명확했다.

본인 말로는 준비성이라고 하는데,

준비성도 큰 역할도 하고

애드리브가 좋아서

보는 이에게 부담이 없고,

게스트든 MC든 맡은 역할에 전천후로 모두 잘한다.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255. 그냥 걸었다


햇빛이 많이 쬐는 날.

큰 가방을 메고 터벅터벅 걸어갔다.

날도 덥고, 바람도 불고, 더운 날이었다.

햇볕에 눈이 부셔 작게 뜰 수록 얼굴을 더 찡그리듯 보였다.

햇빛이 비추든지 말든지 빠르게 걷지 않았다.


메밀 집을 지났다.

이삭토스트 집을 지났다.

명가통닭을 지났다.

걷기 전엔 배고팠다.

조금 걷다 보니 카페에 가고 싶어졌다.

카페에 가서 뭐 하지.

할 것도 없는데.

일단 가야겠다.


카페에 들어섰다.

사람들이 많았다.

웃으며 얘기하는 사람.

마주 앉아 핸드폰 보는 사람.

5명 중 두 사람의 말이 겹치며 서로 말하려는 2 테이블 사람들.

남는 테이블 중 구석을 찾아 앉았다.


키오스크.

주문 기계는 편리하다.

가게 주인에게 인사를 못하게 한 기계일 뿐.

빠르게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주문했다.

불만은 있지만 익숙했다.


커피가 나오기 전에 핸드폰을 잠시 들어다 봤다.


"아이스 바닐라 라떼 커피 나왔습니다."


내 커피인지 아시면서.

누군지 모른 척 조금 크게 외쳤다.

자리에 앉은지 1분도 안되었다.

카운터 옆으로 가서 가져왔다.

커피를 마셨다.

통창문 밖을 보았다.


녹색 식물들이 즐비했다.

녹색 풀.

녹색 잎의 나무.

녹색 잡초.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보는 것만으로 시간이 지났다.


커피를 들고 카운터 옆에 놓았다.


"잘 마셨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카운터였다.

아까까지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새 어디로 가신거지.

커피 잔을 내려놓고 문을 나섰다.


상가들이 보였다.

눈이 부시지 않았다.


걷기 시작했다.

어디로 갈지 몰랐다.

그냥 걸었다.

걷다 보면 그냥 걸어진다.

뇌가 모르는 어딘가로.

다리는 걷기 시작했다.

뇌에게 어딘지 알려주지 않은 채로.

그냥 걸었다.

혼자.




(이효리)


256. 아침 단추


아침 첫 단추가

쓱 끼워졌다.

이거지!


두 번째 단추를 잘 끼워서

성공이면?

그게 첫 단추라 생각했다.


실패한 첫 단추들.

delete 키처럼

전체 삭제.


내일도

첫 단추

잘 되길.




jtbc <효리네 민박>


257. 아빠와 아이 그리고 엄마


-1. 아이와 아빠


너는 아빠를 사랑한다.

일곱 살이 넘은 아이.

아빠면 엄마면 된다.


아빠가 아니어도 된다.

애착 인형만 있어도 된다.

아빠가 애착 인형이 된다.


너는 그렇게 살아간다.

너는 아빠를 사랑한다.


-2. 아빠와 너


아빠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만난 인생부터.


너는 아빠를 바라본다.

아빠만 바라보는 눈빛.


너를 보며 살아간다.

너를 보면 사랑한다.


-3. 엄마와 아들


엄마는 아들을 사랑한다.

무조건적인 사랑.


내 배에서 나온 아이.

내 몸에서 나온 아이.


한없이 사랑스럽다.

한없이 밉다.


조금만 지켜봐도 눈물이 난다.

조금만 생각해도 또 보고 싶다.


엄마는 아들을 사랑한다.

엄마는 아들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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