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준비하던 병원에서 피검사를 하고, 아기집을 확인하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축하드려요! 아기집이 생겼어요!!"
"어...? 잠시만요~ 어머나 아기집이 두 개예요!!"
"네...? 진짜요?"
나는 기쁨과 당황이 동시에 몰려왔다. 임신을 빨리 하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께 배아이식을 두 개 해달라고는 했지만, 정말 두 개가 다 착상이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쌍둥이는 생각해 본 적도 없을뿐더러 주변에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 생소한 경험. 둥이 육아의 현실에 떠밀려 입장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난 지 6개월이 되었다. 임신을 하는 과정도 하나씩 해야 하는 퀘스트가 많았다. 하지만 육아는 난이도가 훨씬 높았다. 주변에 아이 키우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인터넷에 육아 꿀팁 등을 읽어보았지만 현실과는 너무도 달랐다.
"아이는 많이 안아주면 손타~ 신생아 때부터 울어도 안아주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해."
"50일의 기적이 온대. 늦어도 100일의 기적이 오니깐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육아 선배들의 말. 그 말만 들으면 나도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두 명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둘은 달랐다. 육아템을 사도 두 개를 사야 했고 아이들은 울어도 하필 동시에 울어서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언젠가 인간극장을 봤는데, 쌍둥이를 키우는 아줌마가 한 번에 두 명을 수유하면서 울더라고, 그게 니 미래가 될 거라고 한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맞았다. 그게 나의 미래이자 현실이었다.
꼭 한 명을 수유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한 놈도 배고프다며 울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1. 수유하던 놈을 내려놓고 우는 다른 놈에게 달려간다.
2. 수유하던 놈을 끝까지 수유한다. 다른 놈이 울든지 말든지
3. 나에겐 손이 두 개 있으니 양손 권법으로 수유를 해본다.
4. 에라 모르겠다. 나도 같이 울어버린다.
이 중 안 해본 방법이 없었다. 내가 제일 많이 한 것은 4번이었다. 같이 울기. 아이의 울음소리는 엄마의 귀에는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육아를 해본 분들이라면 다 알 것이다. 고막을 때리다 못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더 크게 운다. 언젠가 2번을 선택해서 어쩔 수 없다는 심정으로 우는 놈을 내버려 뒀었다. 쌍둥이 키우려면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쌍둥이 카페에서 말했었다. 밥을 주지 않으니 한 아이가 계속 운다.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하도 울어서 목이 다 쉬었다. 처음에는 얼굴이 벌게졌다가 하도 우니까 잿빛으로 변했다. 눈앞에서 조그만 아기의 몸이 시커멓게 변하는 것을 보는데 가슴에 돌 하나가 쿵하고 떨어졌다. 수유를 중단하고 아이를 들쳐 안았다. 미안해라는 말만 수없이 되풀이하며 나도 함께 울었다.
선배들의 말이 어느 정도는 맞았다. 100일이 다 되어가니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나름의 루틴이 만들어지고 휴식시간도 생겼다. 쌍둥이를 키우는 스킬이 늘어갔다. 양손으로 젖병을 잡고 두 놈을 한 번에 수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정도면 쌍둥이도 잘 키울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육아는 길고 긴 마라톤이었다. 잠시 평지가 찾아왔을 뿐 새로운 오르막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고 소중한 육아 팁!!
Q. 쌍둥이를 동시에 수유하는 방법이 양손 권법 말고는 없나요?
A. 아니요!! 육아는 템빨!! 두 손을 쓰지 않고도 수유할 수 있답니다!! 그거슨 바로 셀프수유쿠션
쌍둥이 육아의 필수템이라고도 하는데 엄마가 잡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쿠션이에요!
먹는 모양이 좀 안쓰럽기는 하지만 정말 급할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했답니다. 저도 하나를 구입했는데 아쉽게도 둘째는 젖꼭지를 제대로 물지 못하고 울어대서 사용하지 못했답니다. 첫째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결국 자주 사용하지 못하고.... 양손 권법을 사용했다는..... 흑흑 아이가 거부감 없이 잘 사용한다면 아주 유용한 꿀템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