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굉장히 먹는 것을 좋아해요. 실제로 몸집이 크기도 하지만, 먹는 것을 좋아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위장은 작은 편인 것 같은데 음식에 대한 욕심이 많아요. 그런 제게있어서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렇게 걱정할만한 몸집은 아니었는데, 결혼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는지 몸집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어요. 최대치의 몸무게를 찍은 어느 날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여보, 우리 이러다가 몸이 부풀어 올라서 풍선처럼 터져버릴 것 같지 않아?" 이렇게 말한 남편도 저와 만나면서 인생의 최고치 몸무게를 매일 갱신하고 있어요. 더 이상은 안 되겠어서 둘이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었는데 결심을 한 그날 저희는 최후의 만찬을 즐겼답니다. 누군가 저희를 보면 의지가 부족하다고들 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맞아요. 저는 의지와 결심이 늘 부족한 사람이에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도 꽤나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결정을 하는 편인데 막상 스스로 선택한 결정에 대해서도 의심하며 후회를 일삼아요. 과거에 대한 후회로 얼룩져 사는 사람이 저라고 해도 부인할 수가 없어요. 이런 제가 한심할 때도 있지만, 사람이라는 게 과거가 없이는 현재가 없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봐요. 때로는 후회할만한 과거의 반짝이던 작은 순간들도 있는 것이니까, 그 순간을 추억하며 산다고 자신에게 변명을 해보는 거죠.
이렇게 의지가 부족한 제가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면서 제일 먼저 한일이 무엇인지 아세요? 다만 무리하지 말자. 저라는 사람은 퍽이나 극단적인 사람이라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처음부터 무리하게 완벽하게 하려다가 일을 그르치는 적이 많거든요. 그런 저를 알기에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주 조금씩 하나씩 하는 거죠. 일상에 피해가 되지 않게 그저 먹던 밥에서 반 공기를 덜어내고 먹는 식단에서 야채를 하나 얹는 거죠. 그걸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일상에 작은 움직임을 추가해요. 그래서 남들이 다 하는 코어운동부터 하기로 시작했어요. 요즘에는 운동 프로그램들이 잘되어 있어서 한 달 과정으로 따라만 하면 되더라고요. 첫날부터 무리하지 않고 정해진 횟수만 하고 그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온몸이 아프더라고요. 남들은 헬스장에 가서 며칠을 운동을 해도 아플까 말까 하는데 저는 한동안 너무 몸을 방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이 찌면서 자신감도 같이 잃어버려서 안 그래도 허리도 어깨도 당당히 펴고 살지 못하는 사람인데 등과 팔에 살이 붙기 시작하니 자세도 망가져버리더라고요. 평소에 노력을 하려고 의식을 해도 잘 안돼요. 이미 습관이 돼버린 것들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려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더라고요. 코어 운동을 하면 몸 안에 있는 무게 중심 더욱 튼튼하게 해 준대요. 몸도 중심이 중요해서 이 중에 어느 것 하나의 중심이 흐트러지면 온 몸이 균형을 잃게 되고 몸이 망가지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제 몸이 지금 균형을 잃어서 이런 상태까지 오게 된 것이겠죠. 꾸준하게 해 보자 생각하고 있어요.
내 몸 하나를 다시 건강하게 돌려놓는 일도
수 날들이 걸리는데 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사람의 몸에도 코어 근육이 있는 것처럼
제 마음에도 코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무너지지 않을 마음의 코어 말이에요.
저는 살면서 상처를 많이 받는 사람에 속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것을 유리 멘털이라고 부를지도 몰라요. 눈치가 빠른 편이라 상대방이 말한 의도를 금세 이해하곤 하는데 장점이기도 하지만 마음 근육이 약한 저에게는 굉장히 괴로운 일이 되기도 한답니다. 순간의 표정이나 말투가 기억이 남아서 상처가 되곤 해요. 생각이 깊다고도 할 수 있고 또 예민하다고 하기도 할 수 있겠지요. 그러지 말자고 다짐을 해보고 노력을 해봐도 마음이라는 녀석은 자꾸만 활짝 문을 열어서 때때로 상처를 받아요. 어떤 책에서는 사람 사이의 상처를 받아도 괜찮을 정도의 거리를 두라고 말하지만, 책에 쓰인 대로만 인생이 흘러갈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겠어요. 어려운 일이지요. 다만 조금은 덜 상처받을 수 있도록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모두가 내 생각 같지는 않으니깐요. 조금씩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리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건네다 보면 언젠가 제 마음의 코어에도 튼튼한 근육이 생기겠지요? 다이어트를 하면서 코어를 기르듯이 마음의 코어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강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