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5분만 채워요

설레이는 시간

by 순록


최근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인 나의 해방 일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하루에 5분,
5분만 숨통 트여도 살 만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 하는 학생 때문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떴을 때,
아 오늘 토요일이지,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

-나의 해방 일지 15회-



하루도 온전히 좋은 날이 없다며 힘들어하는 구씨에게 미정이는 자신이 서울에서 버틴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하루 중에 설레는 시간으로 5분을 채우는 것이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하루에 웃을 수 있는, 웃음이 지어져 행복한 순간이 얼마나 될까.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 전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강사분이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하루를 기분 좋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세팅한다는 말. 마음이 편안한 음악을 듣고, 강의를 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눈앞에 두고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했다. 그 말을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하루는 어떤가.


​하나, 출근길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제시간에 맞춰 버스를 탄 하루의 시간

둘, 버스에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데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셋, 눈이 마주친 아이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때, 그 아이가 비로소 날 보고 웃어줄 때

넷,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오던 소년이 마침내 버스를 타고 내뱉은 한숨을 본 순간

다섯, 퇴근길에 우연히 마주친 아이와 학부모님이 나를 보고 환하게 인사해줄 때


​그날은 내 하루에 설레는 시간을 채워보았다. 5분을 설레는 시간으로 채운다는 것은 빈종이에 예쁜 물감으로 색칠을 하는 일이어서 좋은 그림을 하나 얻는 것과도 같다. 이렇게 하나씩 내 마음의 빈 공간을 채워가면, 인생이 조금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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