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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Oct 25. 2017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들의 뇌를 결정한다.

모두 잘 아는 것처럼 인간은 관계의 동물이다. 관계 속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발전하는 숙명이다. 이는 관계를 통해서만 뇌의 발달이 가능하고 인간으로서 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있어 관계는 가족이고 그중에서 부모와 주 양육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간은 관계 속에 있는 타인을 통해서 자기개념을 확립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부모는 자신을 개념화하는 세상의 모든 것이 된다. 아이들이 자신과 세상을 인식하는 모든 개념이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내적동기에는 대표적으로 자기결정감, 능력의 확장, 관계의 만족이 있다. 그런데 자율성과 독립심, 자존감의 기초를 만드는 자기결정감과 능력의 확장은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펼쳐지게 된다. 아이들 자신이 가치 있고 행복하다는 느낌은 스스로 가치 있고 행복해하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거침없이 모방하며 학습하고 이를 그들의 뇌에 기록한다. 


사람의 뇌에는 거울뉴런이 있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타인을 보고 상호작용하면서 실제 경험한 것과 같이 학습하고 모방하며 성장할 수 있다. 그러니 부모와의 관계가 아이들 세상의 모든 것이 된다. 부모의 자존감과 행복이 아이들의 자존감과 행복으로 이어진다. 무의식적으로 복사되고 있는 뇌를 생각할 수 있다.

       

거율뉴런의 분포, 전운동피질의 아래/ 두정엽의 아래/ 측두엽 뇌섬엽 앞쪽이 상호작용하며 활성화


접촉박탈이 주는 교훈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많은 전쟁고아들이 발생했고 다양한 고아원이 운영되었다. 그런데  영양도 충분하고 위생적이었던 특정 고아원은 생애 첫 해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아이들의 비율이 유독 높았다. 환경이 이 보다 좋지 못했던 감옥의 보호시설과 비교해도 사망률이 훨씬 높았다. 생존한 아이들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발달이 부진했던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망률이 높은 고아원은 영양, 환경, 의료 서비스 면에서 더 좋았지만 아이들을 보살필 인력이 부족하여 안아서 말을 걸고 돌봐주지 못했다. 반면에 감옥의 보호시설은 여성 재소자들이 보모 역할을 하며 아이들과 충분히 상호작용하며 보살펴 주었다는 것이다. '접촉박탈'이란 이름의 이연구는 관계를 통한 상호작용이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는 절대적으로 중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아이들은 뇌 발달을 중심으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발달, 정서적 안정, 면역 시스템 등 모든 것이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하는 안정적인 관계와 경험에서 통합적으로 만들어진다. 관계와 상호작용의 결핍은 정상적인 뇌의 발달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성장과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그래서 인간은 관계의 동물이다.


안정적 관계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호르몬 분비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것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직면하는 대부분은 위협과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기고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게 만들어 주려면 부모와의 안정적 애착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와의 안정적 관계와 만족은 아이들의 뇌에서 옥시토신(oxytocin)과 오피오이드(opioid)와 같은 호르몬을 만들어 내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이 거침없이 호기심을 느끼며 모방하고 학습할 수 있는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강한 저항력과 안정감이 방어막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신체적 접촉 없이 2년을 보낸 아이들의 뇌는 발달이 느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도 높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호작용하며 마사지를 해주면 미숙아의 경우도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 발달을 보인다. 부모와의 안정적 관계는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으로 성장한 후의 결과도 좌우한다. 뇌의 신경망이 길들여지는 것이다. 부모와 정상적으로 접촉하고 상호작용한 아이들의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정서적 안정과 존중감, 자신감, 대인관계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는 보고가 많다.   

      

부모의 공감이 미숙한 뇌가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회복력 제공

인간의 공감능력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면서 안정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준다. 안정적으로 잘 발달된 공감능력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양한 갈등과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공감능력은 아이들이 직면하는 역경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는 회복력을 만들어 준다. 그런데 타인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은 전두엽을 중심으로 뇌의 여러 기능이 통합적으로 잘 발달해야 가능한 능력이다(정말 고차원적인 발달이 요구된다).  이러한 뇌의 발달은 바로 부모의 공감을 통해서 가능하다. 부모로 부터 공감을 받아 본 경험을 통해서 해당 뇌가 발달할 수 있고 비로소 아이들의 공감능력이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와 관계에서 학습되는 공감능력은 미숙한 아이들의 뇌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만들어 줄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안정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함으로써 사회성을 길러주는 역할도 한다.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는 기대와 호기심을 가지지 못한다.

아이들의 기대와 호기심은 부모의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TV타큐멘터리에서 이런 실험을 수행한 적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한 방에서 놀다가 엄마가 밖을 나가면 아이들의 반응은 어떻게 다를까? 부모가 사라지면 그 즉시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를 찾는 아이가 있고, 자연스럽게 잘 노는 아이도 있었다. 


부모가 사라져도 잘 노는 아이가 대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전문가들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 울지 않는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와 호기심을 접어버린 상태다. 부모나 주양육자가 아이들의 기대나 호기심을 친절하게 잘 충족시켜 주었을 때 아이들의 호기심과 동기는 항해를 계속한다. 


친절한 부모는 아이들의 공감능력뿐만 아니라 호기심과 기대를 살려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게 한다. 모든 부모가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싶지만 아이들의 기대나 호기심을 알아차리는 능력은 많은 관찰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가능하다. 부모의 경청과 칭찬, 친절한 대화와 설명은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이고 자신이 타고난 재능을 펼치고 다듬어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고 통일된 행동이 뇌의 조절능력을 키워준다.

친절한 부모는 아이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잘 알고 친구처럼 인정하는 부모다. 친절한 부모는 아이들의 미래를 행복하게 조각하는 것과 같다. 친절하다는 것은 양육자로서 무조건 아낌없이 베푸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때그때 잘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무조건 다 내어 주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때로는 단호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통일된 행동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안정감 속에서 조절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원하지도 않는데 아낌없이 다 내어주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르게 대하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대혼란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보이는 반복된 행동과 분위기, 반응을 통해 자신의 기준과 규범을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성 없는 부모의 반응은 혼란스럽고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바빠서 충분한 상호작용을 못하거나 상황에 따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부모의 아이들은 무척 혼란스럽고 갈등이 많다. 그런 아이들의 세상은 혼란스럽고 스트레스가 많다. 친절하지만 단호하고 통일된 반응을 보이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고 스스로를 조절해야 하는지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조절하는 법을 뇌에 새기게 된다. 이런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조절하고 자신의 기대를 안정적으로 펼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게 된다.

      

아이들과 친구와 같이 상호작용하면서 행복한 부모의 모습이 가장 좋은 자양분

부모와 관계가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전부가 된다. 부모와의 관계가 불안과 스트레스의 방어막이 됨과 동시에 성장하고 발달하는 학습의 기준이 된다. 겉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개념화할지를 결정한다. 자신의 감각과 감정을 인식하고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지에 대한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래서 행복한 부모를 통해 행복한 아이들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행복하지 않은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들기 힘들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아이들과 친구와 같이 상호작용하면서 행복한 부모가 가장 좋은 부모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질문!  친절하고 단호한 부모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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