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주의(attention)의 주인이 되는 아이들
우리는 주의를 집중하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주의(attention)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실감하지 못한다. 주의(attention)가 가지 않으면 기억이란 것은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뭔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는 것에 주의를 가져갔다는 것이다. 실제 존재하지만 주의가 할당되지 않는 것은 기억하지도 못하고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은 그렇다. 주의가 가지 않고 기억하지도 못하면 당연히 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감각기관이 보고 듣고 경험했다 하더라도 인식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말이다. 결국 우리의 의식은 주의가 하는 일이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주의는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주의를 한곳에 집중해도 여러 장애와 한계 때문에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외부의 강한 자극에 반응하느라 주의를 분산시키고 소진해 버리면 정서, 신체, 학습을 원하는 데로 할 수 없다.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없고 뭔가를 끈기 있게 지속하지 못하거나 빨리 지쳐버리는 것은 자신의 주의를 조절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의를 쉽게 분산시키거나 소진해 버리기 때문이다. 주의는 내버려 두면 주변의 강한 자극에 의해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며 소진된다. 그래서 의도를 가지고 의도에 맞게 한정된 주의를 조절하면 돋보기에 초점을 맞추듯 집중하여 활용할 수 있다.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는 것은 전두엽이 한다. 전두엽이 발달되어야 주의조절이 가능하지만 의도를 가지고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해야 또한 전두엽이 발달하게 된다. 주의조절이 너무 힘들고 자극에 주의를 쉽게 빼앗겨 버리는 아이와 주의조절이 잘 되는 아이들의 뇌는 다를 수밖에 없다. 많은 연구에서 주의를 집중하면 긍정적 정서가 유발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주의를 집중하려고 몰입할 때 활력, 쾌감, 만족과 행복감을 유발하는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또 충동조절이나 감정조절도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기 힘든 뇌를 가진 아이들은 충동과 감정, 주변의 반응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와 싸워야 한다. 아이들에게 주의력은 마음의 코어 근육인 셈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주의력을 키워주는 것이 어떤 재산을 상속하는 것보다 우선되는 일이다. 이러한 사실들은 주의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하는 필요성을 제공한다.
우리의 감각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주의의 조절이 더욱 중요하다.
왼쪽 눈을 감고 십자 모양을 보며 가까이 가면 어느 순간 오른쪽의 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더 가까이 가면 점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 눈에는 있어도 보이지 않는 맹점 영역이 존재한다. 시신경이 시작하는 부위에 시각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것을 블라인드 스폿(Blind spot)이라 한다. 우리가 뭔가를 인식한다는 것은 이렇게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작은 예시에 불과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며 효과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의력이다.
주의가 할당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래 그림과 같이 정상적인 사물을 보고서도 왼쪽은 전혀 보지 못한 것처럼 오른쪽만 그린다. 이들에게 왼쪽의 세상은 존재하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이다. 눈의 시각적인 감각 기관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단지 뇌가 손상되어 주의를 할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눈을 통해 시각정보가 뇌로 들어오면 그것을 바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뇌로 들어온 시각정보에 주의를 할당하고 분석해서 인식하게 되는데 뇌 속에서 주의가 할당되지 않아 들어온 시각정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을 편측무시, 무시증후군이라 부른다. 뇌에서 주의가 할당되지 못하면 의식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없다. 자연히 기억되는 것도 없고 이를 기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뇌에 이상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도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지 못하면 주의를 할당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보고도 보지 못했다고 우길지 모른다.
주의를 집중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두 눈을 뜨고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유명한 고릴라 실험이라는 것이 있다. 흰 옷을 입은 여자 3명과 검은 옷을 입은 여자 3명이 같은 팀끼리 공을 패스하는 동영상이다. 여기서 사람들에게 흰 옷을 입은 여자들이 공을 몇 번 패스하는지를 세어 보라고 한다. 사람들이 흰 옷 입은 여자들이 공을 패스하는데 주의를 집중하는 동안 영상의 가운데 고릴라가 지나간다. 그리고 뒤의 커튼 색이 변하고 검은 옷을 입은 여자 한 명이 나가버린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이런 변화를 전혀 모른다. 두 눈을 멀쩡히 뜨고 있으면서 존재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의가 할당되지 못한 것은 보지 못한다. 의도한 것만 본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의 정보를 모두 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주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적으로 인지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고릴라 실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0dTUQrdinSY
어릴 때부터 자신의 주의를 인식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정보를 인식하고 그것을 뇌에 기억시키고 이런 기억을 기반으로 생각이란 의식적 행위를 한다. 이것은 모두 주의(attention)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주의를 필요에 맞게 집중하는 힘인 주의력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여기서 주의와 관련된 몇 가지 원칙을 말하고 싶다.
① 우리의 주의는 한정되어 있다.
② 주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기억도 없고 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③ 주의는 의도에 의해 관리되지 않으면 반응적이고 습관적이다. (반자동이다)
④ 주의를 조절한다는 것은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과 불필요한 주의를 제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주변의 강한 자극에 반응할 때 주의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우리가 한정된 주의로 살아가기 때문에 어떤 의도에 맞춰서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한정된 주의가 주변의 강한 자극에 반응한다고 모두 소진해 버리고 의도한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도가 없으면 기존의 습관대로 주의가 작동하게 된다. 즉 주변의 자극에 반응하는 '주의'로 길들여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반응하는 주의의 패턴을 벗어나기는 무척 힘들어진다. 평소 의도에 맞게 자신의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그래서 중요하다. 의도하지 않은 것에 주의가 분산되어 흔들리지 않도록 불필요한 자극을 무시하는 능력도 키워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뇌의 발달, 특히 전두엽의 발달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이 주의가 산만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강한 자극의 스마트기기에 아이들을 내버려두는 것은 주의를 상당히 반응적으로 움직이도록 돕는 일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고 아이들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은 성공의 대부분을 연출하더라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은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성장해서 더 유능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음을 설명해 주고 있다. 유치원생 나이의 아이들 앞에 마시멜로를 두고 선생님이 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주겠다는 조건이다. 여기서 맛있는 마시멜로를 먹는 만족을 지연시켜서 더 큰 만족을 달성했던 아이들은 나름의 전략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이다. 마시멜로 실험을 더 상세히 조사했더니 '만족지연'에 성공한 아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주의조절 전략을 실행하고 있었다. 눈 앞의 마시멜로에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다른 즐거운 것을 상상하거나, 선생님이 돌아왔을 때 상으로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은 모습을 상상하거나, 눈 앞의 마시멜로가 먹기 싫은 것으로 변한 상상을 하며 '인지적 재평가'의 방법을 활용하더라는 것이다. 자신의 주의를 조절할 줄 하는 아이들은 의도한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 자신의 주의를 고의로 분산시키거나 인지적으로 재평가하는 등 능숙한 주의조절능력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만족을 지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주의를 의도에 맞게 분산하거나 집중하여 주의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 결라고 볼 수 있다. 아이들 자신이 결정했거나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주의를 조절할 때는 보호하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많이 제공해 줘야 한다. 이런 조절 능력이 성인이 되었을 때 건강, 경제적인 부, 삶의 만족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 후속 연구에서 밝혀졌다.
우리의 감각과 주의를 일치시키는 것은 예리한 주의력을 만드는데 매우 중요
실험 결과를 보면 우리의 주의와 감각이 일치할 때 그것을 인식하는 시간도 빠르고 정확도도 높았다. 즉, 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목표에 주의를 집중하면서 시각적 감각이 목표를 볼 때 보다 효과적인 인지(인식)가 가능하다. 우리는 몸이나 감각을 사용하면서 딴전을 피우며 주의를 집중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인식능력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실수를 반복하거나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는 아이들은 주의와 감각이 일치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주의력인데 자신의 몸과 감각기관이 있는 장소와 달리 주의는 딴생각이나 걱정, 상상 등으로 분리시키는 패턴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각이나 감정에 집중하고 이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방해하는 것이 부모일 때가 많다. 놀이든 학습이든 아이들이 자신의 주의와 감각을 일치시켜 집중하거나 조절하고 있을 때 개입하거나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은 학습의 꽃, 메타인지능력을 키운다.
우리의 주의가 잘 조절될 때 메타인지능력도 커진다. 공부를 하면서도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고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메타인지능력이라고 한다. 집중해서 인식하면서도 전체를 볼 수 있는 있는 능력이다. 또 집중을 하면서도 어떤 자극에 끌려가지 않고 무시하거나 관망할 수 있는 능력을 열린의식이라고 표현한다. 주변의 큰 자극에 반응을 하더라도 끌려가지 않고 목표한 곳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유연성은 기본적으로 주의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 주의가 분산되어서는 현재 학습하고 경험하는 것이 기존에 기억되어 있는 것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다.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는 능력은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습한 결과를 확장하는데도 중요한 뼈대를 이룬다.
- 아이들이 놀든 학습하든 자신의 의도를 가지고 집중할 때는 절대 방해하지 않는다. 기다려 주자!
- 스스로 주의를 집중하고 지속시킬 수 있도록 함께 놀아 주자!
- 아이들이 자신의 감각과 감정에 집중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느낌과 기분을 묻고 상호작용해 주자!- 주의의 집중과 조절은 의도나 목표가 명확할 때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의도나 목표를 공유하자!
- 아이들의 한계를 넘는 일에는 주의를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에 욕심내며 학습을 강요하지 말자! 서시히~
-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주의를 집중하거나 조절하기 힘들기 때문에 친근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자!
- 스마트폰, TV, 폭언 등 외부의 강한 자극에 주의가 쉽게 빼앗기거나 단순히 반응하지 않도록 도와주자!
- 주의를 훈련하는 데는 관찰만큼 좋은 것이 없다. 주변의 자연에서 현상을 함께 관찰하며 그 결과나 변화를 공유하자!
- 소리 추적하기, 요가, 명상을 응용한 주의력 훈련을 틈틈이 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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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수 작가의 책: http://www.yes24.com/24/Goods/39008549?Acode=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