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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Jul 30. 2020

[day 19] 훈제향 맥주가 맛있는 밤베르크

독일 소도시 투어 - 밤베르크

독일에 도착해서 세 번째로 방문한 도시는 밤베르크. 찾아보니 밤베르크는 훈제향이 나는 맥주가 유명하다고 하더라. 훈제 맥주도 맛보고 슈바인학센을 먹을 겸 밤베르크로 이동했다. 독일의 소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우리는 방문하는 도시의 풍경을 한눈에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을 가장 먼저 방문했다. 밤베르크의 도시 전경을 구경하기 위해서 밤베르크 성을 찾아갔다. 밤베르크 성 역시 밤베르크에서 높은 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도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또한, 정원과 나무들도 멋지게 관리되어있어서 단풍구경, 나무 구경, 도시 구경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밤베르크 도시의 전경과 밤베르크 성의 정원
빨간 지붕이 빽빽히 모여있는 도시의 전경과 단풍과 나무가 잘 어울려서 인증사진을 찍음.


밤베르크 성에 간 이유가 주변 풍경을 구경하려고 올라갔기 때문에, 성 내부는 딱히 눈여겨 볼만한 것이 없었다. (사실.. 유럽여행을 20일 가까이하다 보니 성이나 성당에 대해 별 감흥이 없어진 것도 있음) 기억나는 건 단풍이 정말 멋있고 이뻤다는 건데, 사진을 멋지게 남기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어떻게 찍어도 멋있게 안 나와서 그냥 포기했다...)


밤베르크 성을 구경하고 나서 골목골목을 돌아다녀봤다. 독일 시골 도시들의 풍경은 대부분 비슷한데, 공통점은 건물과 골목의 느낌이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많이 준다는 점이다. 도시 한 바퀴를 다 돌아보는데 20~3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동네가 작고 아담하다. 도시 중간에 과거에 시청으로 사용했던 건물이 나오는데 건물 외벽에 벽화와 조각상으로 유명하다. 중세시대 때의 벽화와 조각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꽤 선명하게 벽화가 유지되어있어서 신기했다.


구 시청사 건물 외벽의 벽화와 조각상



언덕길이 많았고, 골목이 아담했던 밤베르크

밤베르크를 한 바퀴 돌면서 동네의 골목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도 구경하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급 배가 고파져서 처음에 목적했던 훈제 맥주 가게를 찾아가기로 했다. 남편은 이 가게의 훈제 맥주를 정말 정말 먹고 싶어 했다. 우리가 찾아간 음식점은 훈제 맥주로 유명한 슈렝케를라 (schlenkerla). 구글 맵에 찾아보면 리뷰도 많이 나오고, 블로거들 후기도 많으니 검색해보시면 좋을 듯.


가게 내부 사진은 거의 없는데 일단 관광객은 여기 다 모여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음식을 먹을 손님들 뿐만 아니라 그냥 서서 맥주만 마시는 사람들이 복도에 서서 맥주를 마시고 있어서 그런지 식당 내부가 정말 붐볐다. 우리는 고기를 채운 양파요리와 소시지, 그리고 훈제 맥주를 주문했다. 맥주는 향이 매우 독특했는데, 정말로 훈제향이 강하게 났다. 기네스 캔맥주 때문에 흑맥주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이 있었는데 이 맥주는 흑맥주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모두 지워주는 맛이었다. 맥주 맛을 면밀히 따지면서 먹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더 자세히 표현하기 힘들지만 확실한 건 내 입에는 맛있는 맥주였다는 점!


맥주를 들고 만족스러워하는 나.

양파 안에 다진 고기를 넣은 요리는 내가 독일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 감자떡이 아니라 진짜 매쉬포테이토가 나왔던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단, '독일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길... 나는 독일의 음식점에서 먹은 대부분의 음식을 힘들어했다...) 나는 독일의 소시지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힘들어서 소시지에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사우어 크라스트와 독일 소시지를 좋아하는 남편은 소시지도 맛있게 먹었다. 참고로 남편은 운전해야 해서 맥주를 정말 새 모이만큼 밖에 못 마셨는데 천만다행으로 이 가게에서는 기념품으로 훈제 맥주를 병으로 판다. 그러니 운전해야 해서 맥주를 못 먹는 분들은 가게에서 판매하는 병맥주를 사 가는 것을 추천!

소시지&빵&사우어크라스트, 양파안에 다진 고기를 넣은요리 & 매쉬포테이토 (감자떡이 아닌것이 가장 중요함!)



만족스럽게 배를 채우고 나서 동네를 한 바퀴 더 돌았는데 다른 관광객들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변과 강가의 다리에서 사진을 찍길래 우리도 인증샷을 찍었다.




이렇게 독일에서의 세 번째 날, 밤베르크를 구경하고, 열심히 고속도로를 달려 숙소 근처의 마트에서 장을 본 뒤 퀵하게 숙소에서 편히 쉬는 걸로 마무리했다.


한 달짜리 유럽여행 루트에 독일을, 그것도 대도시가 아니라 독일의 여러 소도시들을 굳이 포함시킨 이유는 남편이 독일의 소도시들을 꼭 여행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독일로 여행 왔을 때 독일 특유의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았다며 다시 독일에 오게 된다면 조용한 독일의 소도시들을 구경하고 싶었다고 했다. 남편의 말처럼 독일 소도시들은 뭔가 대단한 관광지나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은 아니었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여행기를 쓰다 보니 독일 여행이 뭔가 특별한 부분이 없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도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어떤 것에도 치이지 않고 쫓기지 않는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서. 뭔가를 보고 느끼고 '뭔가 기록에 남겨야지!' 하는 강박조차도 없을 정도로 평화롭게 이 동네의 분위기를 구경하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라서.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맛있는 맥주와 쫙쫙 뻗은 고속도로에서 멋진 풍경을 구경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라면 독일의 소도시 여행을 꼭 한 번 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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