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민감자의 불안 다스리는 법 - (2)

by Sayoo


불안을 다스리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내 불안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파악하는 일이다. 나의 불안은 주로 나의 상상에서 왔으며, 뇌과학적으로는 나의 피질에서 왔다.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불안(편도체에 의한 불안)이 아니라 창의적인 상상력에서 오는 불안(피질에 의한 불안)이라는 점을 먼저 내가 스스로 인지해본다. 그렇게 인지하고 나면, 때로는 '나는 참 상상력도 뛰어나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생각이 들면 불안과의 거리는 조금 멀어진다.


불안을 다스리는 또 다른 방법은 나의 불안을 적극 인정하는 것이다.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나는 그것을 억지로 막으려고 하지 않고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 나 또 불안하구나, 그렇지?' 스스로에게 이처럼 말을 걸면 마음이 아주 편안해진다. 나에게서 떨어져 나와서 제삼자가 나를 보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는 시각은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불안감을 감추려 하지 않기, 억누르려고 하지 않기, 대신에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의 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마음 속 깊이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었다. 불안정한 사람들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때문에 많이 긴장했고, 괜히 위축되었다. 새로 알게 된 사람들이 나를 배척하지는 않을지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에게 버림받는 나 자신을 상상하고 있구나, 그래, 충분히 불안할 수 있어. 이건 이상한 감정이 아니야. 괜찮아.‘


‘만약 상황이 정말 안 좋아져서 모두에게 버림받는다면? 그렇다고 해도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야. 그냥 나랑 안 맞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것뿐이지.’


세상과 주변 사람들을 이처럼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불안감은 안개처럼 서서히 사라진다. 남들과 상관없이 나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평소에 깊은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는 내가 초민감자라서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내 유년 시절이 원인이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유년 시절의 기억은 결코 행복했다고 할 수가 없다. 안 그래도 눈치를 많이 보던 나는 부모님에게 예쁨을 받기 위해, 남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더 많은 눈치를 보았다. 내 속에 실뭉치처럼 엉킨 채로 남아있는 나의 모든 기억들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강박을 만들어낸 것 같다. 그동안은 그러한 나의 어두운 마음을 어떻게든 감춰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이제는 당당하게 마주하려고 한다. 드디어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된 것이다.


인사이드아웃의 ‘불안’이라는 감정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여 결국 주인공인 라일리가 패닉 상태에 빠지도록 했다. 라일리는 불안했다. 친구들을 잃어버릴까 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까 봐, 잘 해내지 못할까 봐, 그래서 자신의 인생이 망가질 까봐. 이런 불안은 때때로 누구나 느끼는 것이다. 이럴 때엔 잠깐 숨을 고르고, 이렇게 생각해보자.


나, 지금 불안하구나.


나를 관찰하고 나서 상황을 다시 보아야 한다. 불안은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내가 나를 부족한 사람으로, 못난 사람으로, 어리석은 사람으로 바라볼수록 나의 불안은 점점 더 높아진다. 나 자신은 부족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다. 못난 부분도 있겠지만 사랑스러운 부분이 더 많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 봐, 상처를 줄까 봐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은 나 자신이 윤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좋은 선택을 하려고 애쓰고, 타인을 배려하거나 더 생각하고,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계획을 한다. 그러므로 불안한 누군가는 잘못된 존재이거나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불안한 사람은 스스로 더 나아지려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나는 나의 불안함을 부정하지 않고, 적극 인정하겠다. 나의 불안이 어디에서 왔을지도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때때로 나를 관찰하고 다독여 주겠다. 그리하여 가끔씩 불안하지만, 그보다는 더 자주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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