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나는 워킹맘이다.
워킹맘들은 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 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보다 앞서간 선배 여사원들은 아이를 낳은 후 초1 입학을 위해 육아휴직을 남겨둔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그 말만 듣고 아무 생각 없이 일단은 몇 개월을 남겨두었다.
아이 둘을 낳고 복직을 해서 열심히 회사생활을 하던 어느 날, 나에게도 12월의 통지서가 날아왔다. 혹자는, 어떤 사람들은 10월에 받기도 한다던데 우린 12월에 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 즉 취학 통지서였다.
사실 워킹맘들은 사립초를 보내는 게 좋다고 하여 사립초도 3군데에 지원했었다. 그렇지만 보기 좋게 광탈하였고, 역시 사립초에서는 부모님 직업을 보는 건가 하며 갸우뚱했다. 랜덤으로 뽑는다지만 결론은 내정자가 있는 게 아닌가 하며 우리 아이의 탈락을 정당화시켰다. 그렇게 사립초에 광탈하고 받은 공립초 취학 통지서는 선물 같았다.
내 아이가 어느새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다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첫 아이를 낳고 정신없이 지낸 7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엄마와 찍었던 사진이 떠올랐다.
어릴 적 내 사진을 보면 자주 뾰로통해 있었고 심술궂은 표정의 사진이 많았다. 불만이 가득 찬 예쁜 아이. 그때부터 나는 인생에 불만이 많았나 보다.
그렇지만 내 아이와 내가 입학식에서 찍은 사진은 참 해맑고 밝고 행복했다. 아이는 엄마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게 아니라 아이와 엄마는 독립적인 존재임이 분명하다.
나는 나. 아이는 아이.
나의 아이가 아이만의 삶을 특별히 잘 살아갈 수 있게 가진 재능을 반짝반짝 키워주고 싶다. 한국 교육현실 속에서 어려운 일인 건 알지만, 그 와중에도 노력하고 싶다.
초등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은 것만으로 과거로 돌아가 나를 다시 바라보고, 현재를 직시할 수 있는 건 모두 아이 덕분이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가 나를 키운다. 아이의 1살은 부모나이 1살, 아이의 7살은 부모나이도 7살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아니라 부모로서 같이 커가면서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킨다.
“아이들 때문에 꾸역꾸역 부모로서 성장하게 됩니다. 정리정돈을 안 하던 제가 아이들이 너무 안 치우니까 정리를 합니다. 혼자였으면 빵 하나 사 먹고 때웠을 끼니를, 아이들 덕분에 제대로 차려 먹습니다. 먹고 나면 드러누워서 자고 싶은데, 아이들이 살찔까 봐 다 같이 운동하러 나갑니다. 제가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니, 모두 아이들 덕분입니다.
정승익의 '그렇게 부모가 된다' 중에서
이렇게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초1 부모 1년 차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