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준열 Feb 19. 2023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리얼퍼포머"가 되는 법

팀장, 선택의 기로에 서다

최근 한 게임 대기업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채용브랜딩 공모전을 했었다. 나는 이들에게 멘토링을 하면서 4주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나의 역할은 총 5개 조의 프로젝트 완성도를 높여 기업에 잘 제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나는 4주 동안 최선을 다해 내가 알고 있는, 경험했던 것들을 전수해 주기도 하고 함께 고민도 하면서 기획서를 다듬어 갔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를 관찰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다시금 느낀 것이 있다.


1. "저 친구들은 잘하는구나!" "빨리 이해를 하는구나"라고 느낀 조는 역시 기업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비슷한 것 같다)

2. 잘하는 조는 모든 면에서 주도적이었다. 

3. 잘하는 조는 집중도가 다르고 열의가 보였다(조원들의 목적과 목표가 분명했다)

4. 잘하는 사람들은 생각이 명확했다

5. 그중에서도 더 주도적으로 리더(팀장) 역할을 한 사람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방향제시 주도, 발표, 컨셉, 아이디어, ppt작성, 멘토에게 하는 질문, 대화)


모든 사람이 주도적일 순 없다. 외향적이냐 아니냐의 차이도 아닌 것 같다. 탈락한 조의 구성원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도 아니다. 조장들은 주도적이었고 열심히 조를 이끌기도 했다. 구성원들도 나쁘지 않았다. 그럼, 선택된 조와 그렇지 않은 조의 근원적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중심을 차지하느냐 아니냐"였다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뭔가를 잘 해내고 싶을 때, 정말로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중심을 차지해야 한다" 주변에 머물러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모두에게 협조하는 마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양보, 다수의 의견에 따르고자 하는 마음 등등 이러한 부드럽고 착한 마음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때로는 나쁜 여자, 나쁜 남자가 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뭐라 할까 정말 나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집중되고 열의에 가득 찬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남보다 먼저 질문하기도 하고 먼저 키를 잡기도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내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냐의 문제다. 


누구는 기회를 얻고 누구는 기회를 잃어버린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양보하고 다 함께 하고 나를 좀 죽이더라도 공동의 목표에 다가가야 한다고. 착한 사람이 성공한다고. 물론 "착하다는 것" "선한 마음" "공동체"... 어떤 의미인지 안다. 착하게 산다고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난 이렇게 묻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은 없잖아?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마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잖아?
주인공을 양보한다고 내가 착한 사람이 되는 건가? 

사람들은 갖가지 이유로 중심을 차지하지 못하는 이유를 만들어 낸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욕심만은 숨기지 않았으면 한다. 최선을 다 해 미친 듯이 중심을 차지하길 바란다. 그것은 회사 일일 수도 있고 직책을 맡느냐 아니냐 일 수도 있다. 눈앞에 있는 기회일 수도 있고 경쟁상황 일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분명한 건 내가 마음속으로 원한다면 "에너지"를 뿜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의 중심을 빼앗긴 경험이 있었다. 

당시 난 팀장이었는데, 어설픈 관대화, 팀원의 성장, 모두의 성과, 덕장이 되고픈 마음, 조정자... 등등 

나는 나의 중심(스페셜리티, 팀 장악)을 버리고 모든 면에서 팀원들에게 맞춰주고 기회를 주고 일을 나누어 주었다. 사실, 문제는 그것 자체라기보다 "어설픈 리더놀이"가 더 문제였다. 나는 나의 자리를 점점 빼앗기기 시작했다. 한 팀원은 독립하여 새로운 팀을 만들게 되었고 팀장이 되었다. 나의 영향력은 더 약해져만 갔고 나의 영역은 계속 줄어들었다. 이건 내가 원한 모습이 아니었다.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팀원들을 키워주고 성과를 나누어 주었는데 왜 난 점점 초라해져 가는 거지?" "팀원의 성과, 팀 전체의 성과는 결국 내 성과 아닌가? 내가 리더로서 잘해서 그런 거 아닌가?" 


물론 맞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지독했다. 


나는 나의 중심을 비워주지 말아야 했음을 깨달았다. 나는 나의 중심이 무엇인지 정의했어야 했고 그것을 강화하고 지키는 것이 잘못이 아님을 깨달아야 했다. 선한 마음과 현명함은 다른 것이었고 나쁜 마음과 리더로서 이루고 싶은 욕심은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통렬하게 깨달은 후에야 비로소 변화하기 시작했다. 리더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직접 하기 시작했다.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방향을 잡고 자진하여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 내었다. 내가 먼저 위험한 화살을 맞고 내가 먼저 조직을 지켰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만들었지만 모든 것의 초안은 내가 만들어갔다. 


그 후 조직은 비로소 팀장(나)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시 둘러보니 팀원들도 이런 분위기를 원했던 것 같다. 나는 뭔가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심을 차지하려 하는 마음과 행동이 마치 죄악처럼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점잖치 못한,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는 누군가의 말도 안 되는 충고가 생각났기 때문일까? 중심이 아닌 주변에 머물면서 원하는 것을 갖길 바라는 이율배반적인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학생들을 멘토링하면서 예전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끊임없이 중심을 차지하려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처절했던 당시 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중심을 차지하려던 학생들의 노력은 언젠가 빛을 볼 것이다.

그 마음과 욕망, 계획, 그리고 간절함을 나는 안다. 그것은 그들이 착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욕망 덩어리라서도 아니다. 그것은 "간절함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이다.


무엇을 얻고 싶다거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주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반드시 중심을 차지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떠나서, 그것은 내가 간절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잘하는 사람, 무언가를 이룬 사람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영역이든 "중심"을 차지한 사람들이다. 


UnsplashNadim Merrikh

 UnsplashJonathan Tomas

UnsplashGianfranco Grenar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876767


태준열 강의분야/강의프로그램 소개

https://blog.naver.com/mathew626/222887477329


이전 07화 (새로 이직한 팀장은)"선빵전략"이 필요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