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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Apr 14. 2022

(새로 이직한 팀장은)"선빵전략"이 필요하다

팀장, 선택의 기로에 서다

새로운 회사로 이직 한 팀장은 어느 정도의 부담감과 긴장감을 갖게 된다.
많은 이목들이 새로 입사한 팀장에게 집중되기 때문이다(기대이거나 의심에 찬 눈초리 거나^^)


예전에 내가 이직했던 한 회사에서는 입사하기도 전에 누군가 나를 검색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뭘 보려고 날 검색한 거지?" "난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뭐...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그렇다고...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사람도 아니고"... 아무튼 난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새롭게 조직에 들어오는 사람, 특히 리더급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우선 임원이나 대표이사는 기대치, 아니.. 정확하게는 테스트를 하고 싶어 할 것이고 그건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팀원들은 새로 부임한 팀장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시 또라이면 어떡하지?", "처음엔 잘해주다가 적응이 되면 슬슬 본색을 드러내나?", "어떻게 하면 잘 보일 수 있지?" "아니면... 실력 있는 분이면 좀 많이 배워야겠다" 등등 걱정 반 기대 반일 것이다.



나는 인사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어떻게 하면 리더(팀장)가 새로운 조직에 잘 정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 왔다. 오랜 시간 동안 나 스스로의 경험을 축적하고 소프트랜딩을 잘했던 리더들을 관찰해온 결과, 세 가지 정도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세 가지 공통점들을 "조직에 소프트랜딩 하길 원하는 리더"들에게 공유하고자 한다. 처음엔 나도 이렇다 할 생각이 없었지만 누구나 그렇듯 산전수전을 다 겪다 보니 나만의 기준과 대처방안, 그리고 높은 확률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들이 구축된 것 같다.

팀장이 새로운 조직에 잘 정착하려면, 더 나아가 인정받는 팀장이 되려면


새로운 조직에 먼저 선빵을 날려야 한다^^

조직에 적응해야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너무 겸손하게 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싸움에도 선빵(?)이 중요하듯 굴러온 돌이 잘 박히려면 먼저 펀치를 날려야 한다.


빵을 던지는 것은 세가지로 구분될 수있다.


첫째,  직무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먼저 중에 먼저"다

길게는 3개월, 짧게는 2개월 내에 일과 관련된 선빵을 날려야 한다. 나의 직무 전문성, 그리고 일을 드라이브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초초해 하거나 급한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다. 아마추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목표와 일정, 방식은 내가 정하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사와의 대화다. 처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사는 테스트도 해 볼 겸, 팀장이 먼저 제시하는 계획에 수긍을 해 주기 때문이다(한번 해보라 하고 지켜보는 것). 정말 급한 과제가 있어 이것을 먼저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주도권을 내가 가져와야 휘둘리지 않는다(나의 진영에서 내가 가장 자신 있는 것으로 첫 승부를 건다). 처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럴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해 내야하는 것"이다. 만약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아직 리더가 아니다. 우리는 대리과장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고 리더역할을 하는 팀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리더는 리더답게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리더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자기중심없이 일에 휘둘리게 되면 경영진에게도 팀원들에게도 능력 없는 팀장이라고 찍히게 된다. 상대가 던저주는 것을 아무런 필터링 없이 덥석 덥석 물면  스스로 스텝이 엉키게된다는 것이다.  특히 팀원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강하게 각인된다. 경영진과 소통이 잘 되고, 일을 잘 완수해 내어 정말 잘 뽑았다고 칭찬을 듣는 팀장에 대해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이분에게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할 것이다. 반대의 상황이면? 아마도 말하지 않아도 뻔 할 것이다. 아무튼 팀원들이 팀장을 실력으로 인정하게 되면 그들과의 관계는 애쓰지 않아도 잘 될 것이다(이것도 일종의 자연스러운 선 펀치다). 처음부터 아무리 팀원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해 봐야 내 본진인 "일과 전문성"에서 밀리게 되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예전에 한 임원이 새로운 팀장이 왔다고 그동안 쌓여있던 이슈거리들을 나에게 미친 듯이 던져준 적이 있었다. 솔직히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나는 그것들을 다 받았을까? 아니, 받지 않았다. 일단정지하고 내 입장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엉망징찬이 될 것 같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중요도에 따라, 내가 가능한 일정대로 차례차례 수행 한다고 말하였다. 나는 1차, 2차, 3차...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짜고 이것을 임원에게 역제안 하였다. 나는 대충 열심히 하겠다가 아니라 명확한 합의를 원한 것이었다. 임원은 웃으며 "내가 좀 심했지? 하하" "역시 프로는 다르네 그렇게 진행해 주세요~" 이런 반응을 보였다. 처음부터 일이 몰려온다고 절대 당황하면 안 된다.


둘째, 팀장으로서 컨셉팅을 해야 한다

일 관련된 부분이 일단락되면 당신은 첫 테스트에 통과한 것이다. 이제 "나"라는 사람의 컨셉팅을 할 차례다.물론 이것은 없는 나를 만들어 내라는 말도, 무리하게 나를 꾸미라는 말도 아니다. 그럼 금방 거짓이 드러나게 되니까.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나를 보여주나? 그저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고, 일과 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하고, 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팀원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컨셉팅은 "나는 이런 사람이니 알아서들 아들어라!"와 같은 위압적이고 일방 통행적인 소통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녹아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의사결정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팀원들도 팀장의 컨셉을 알고 보폭을 맞출 수 있다.


셋째, 당신은 일반 관리자가 아니라 현장형 "리더"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팀원들의 일을 봐주고 의사결정을 하고 면담을 하고... 조직과 일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것, 물론 팀장의 역할이다. 하지만 팀장의 역할은 "조직관리와 성과관리"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팀장은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포지셔닝이 잘 되고 안정기에 들어설수록 팀장의 역량은 "팀 관리"로만 평가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감독보다 플레잉코치처럼, 전장에서 검을 들고 함께 싸우는 장수처럼, 내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때로는 팀원과 일을 나누어 하고, 때로는 혼자 하고, 때로는 팀원의 일을 밀어주는 현장 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컨셉이 "평온한 관리자"가 되면 안 된다. 평온한 관리자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식이라는 건 참 무섭다. 한번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면 절대 바뀌지 않으니 말이다. 요즘 조직에는 관리만 잘하는 팀장은 설 자리가 없다(너무 바빠서 나만의 프로젝트를 만들기 힘들다는 분은 제가 쓴 글을 한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mathew626/110)


예전 한 회사에서 선임급 팀원이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팀장님, 저와 팀원들이 잘 기획하고 만들어서 상신하면 팀장님은 판단하시고 결재만 해 주시면 됩니다. 그만큼 편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의아해 했다. 물론 팀장에게 잘 보이려고 한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나는 뭐라고 말했을까? " 아뇨, 저는 도장만 찍는 사람이 아닙니다". "함께 만들어 가시죠!" 이후 는 팀원들과 "따로 또 같이" 성과를 만들어 갔고 적응을 하지 못한 이 친구는 시간이 흐른 뒤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나는 개인적으로도 성과를 내었고 팀원들과 팀 전체 또한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회사와 팀원들에게 나는 어떤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을까? 대표는 나를 팀 리더일 뿐 아니라 내부 컨설턴트나 자문을 해 주는 사람으로까지 신뢰하였다. 팀원들 역시 함께 일하고 도전하고 성취했던 그 기억을 지금까지도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다.


팀장은  현장형 리더가 되었을 때 스스로의 생존력도 올라가고 조직 포지셔닝도 올바르게 될 수있다. 




20년이 넘는 동안 몇몇 회사를 이직하면서 느낀점은 리더는 리더답게 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말이 지금까지 한 말들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에겐가 무언가를 원하게 되면 스스로 조심스러워지고 낮아진다. 잘 보이고 싶으면 착해지고 겸손해진다. 새로운 조직에 안착 할 필요가 있는 리더 또한 부드럽게 천천히 잘 스며들고 싶을 것이다. 물론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텐션을 조절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초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초반 드라이브에 실패하면 이후 조직생활이 쉽지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조직에 안착하기 위한 리더의 "선빵 전략"은 이것 외에 더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면에 모든 것을 다 풀어놓을 수 없기에 아쉽지만 여기까지로 맺음을 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경험주의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다. 내가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고 인사를 오래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만의 경험이지 온전히 독자들의 경험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 뿐만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경험이라 할지라도 무조건 신봉하진 않는다. 가급적이면 대척점에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분명한 건 경험을 무조건 신봉하는 것과 잘 용하는 것의 차이는 결과면에서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경험을, 그리고 누군가의 경험을 녹여내어 그것을 잘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Photo by Wim van 't Einde on Unsplash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업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태준열 리더십 코치 신간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876767

태준열 강의분야, 강의프로그램 소개

https://blog.naver.com/mathew626/22288747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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