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음이 너무 힘들고 하는 일이 잘 안 되던 때가 있었다. 누구나 살면서 삶이 뜻대로 되지 않고 안 좋은 일만 계속 일어나는... 왜 그런 때가 있지 않은가. 내가 당시 그러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사람이 너무 힘들어지면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게.. 난 그때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현실을 잊으면서도 뭔가 희망이 될 만한 메시지를 찾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러한 메시지들은 유튜브와 책에서 차고도 넘치게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정말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는 위로를 받았다.
난 우연히 <잠재의식과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해 접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양자물리학... 뭐 이런 것들. 그런데 이게 참 요상했다. 희망을 주는 것 같으면서도 현실성이 없는 것 같고... 하지만 맞는 말 같기도 하면서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좋은 생각이 좋은 일을 끌어당긴다는 게 딱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고...
아무튼 나는 미친 듯이 영상들을 찾아봤고 추천되는 책들도 찾아봤다. 네빌 고다드, 조셉 머피, 얼 나이팅게일, 밥 프록터, 나폴레온 힐.... 부와 성공 법칙들, 잠재의식에 대한 것들.... 읽고 또 읽었다. 두 번 세 번씩 돌려가며 같은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이런 과정에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나는 성공학 강사들과 저자들이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 을 나쁘게 이야기 할 생각은 없다.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법칙이 실제 작동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마음이 부정적 마음보다 더 좋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
누구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다.... 내 일에서 탑티어가 되고도 싶다. 사람의 욕망이, 욕심이 나쁜 것은 아니다. 누구나 좋은 인생,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싶지 않겠는가. 문제는 내가 성공에 대한 상상을 하고 책을 읽을 때 웅장한 마음이 들기는 하는데, 그것이 지속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포도당 수액"을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도파민 중독이다. 위안을 받고 다짐하는 것은 좋은데.... 오히려 행동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나 자신만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것은 "want"는 변함이 없는데.. <단순한 욕망과 행동을 수반한 의도>는 좀 다르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내가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치자. 그냥 욕망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내 꿈이라고 말할 것이다. 내 꿈이기에.. 마라톤 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부러워만 하면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행동은 어렵고 상상은 싑기 때문이다. 이루어지지 않는 꿈과 현실에 점점 큰 괴리감을 느끼며 결국 나에겐 어려운 현실만 찾아올 뿐이다. 이것이 그냥 욕망만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 하프마라톤 완주를 하고 싶다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는 것부터 해야 한다. 운동하는 것이 좀 익숙해지면 인터벌로 걷기 뛰기를 함께 할 수도 있다. 조금 더 나아가 5분씩 뛰고 걷기를 반복할 수도 있다. 10분 뛰기, 1km 뛰기, 3km 뛰기.... 이렇게 계속 계단을 밟는 "행동"을 하는 것이 "행동을 수반 한 의도"를 품는 것이다.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든, 부자가 되고 싶든, 내 일에서 탑티어가 되고 싶든.... 결국 무언가 이루고 싶다면 그것이 그냥 바라기만 하는 욕망, 꿈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작은 행동으로 목표가 조금씩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게 되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 "가능할 수도 있겠다"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 말이다. 내가 뛸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는 순간", 이것은 나에게 믿음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것이 진짜 긍정이고 꿈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물론 작은 행동이 성장으로, 믿음으로 꼭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 어느날은 실패할 수도 있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안 될 수도 있다. 세상만사가 꼭 내 노력과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노력의 질과 양이 다르다면...지속적으로 나아간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꼭 이루지 못하더라도 비슷한 뭐라도 되어 있지 않을까?
꿈이 있다면, 아니 꿈까진 아니라도 바라는 뭔가가 있다면 "오늘 나의 하루"를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얼마 전 한 지인으로부터 그의 꿈 이야기를 들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과 상상이 가득한 꿈이었다. 그리고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아주 큰 꿈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희망에 부푼 모습이 꼭 과거 나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경제적인 독립과 좋은 집, 타고 싶은 차, 라이프스타일.... 심상화... 하나같이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꿈이었다. 그가 어디에서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보고 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자신에 대한 <근거 있는 믿음>을 키우지 않는다면, 그의 꿈은 그냥 생각으로 그칠 것이다.긍정적인 생각을 한다고 끌어당김의 상상을 매일 한다고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꿈을 지지해 주었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해 주었다.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선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을 깨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바라는 것은 그도 예전의 나처럼 정기적으로 도파민 수액을 맞는 그런 "성공중독자"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럴수록 꿈에 취해 행동은 멀어지기 때문이다. 당신을 진짜 성공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 성공중독자가 되게 만드는 사람들은 여전히 곳곳에 숨어 있다.
성공이 아니라도 괜찮다. 꼭 이것이 내 꿈이야 라고 외치치 않아도 괜찮다. 그것이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잠잠해지고 싶은 것이다.
꿈은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보는 것이다. 땅에서 발이 떨어지면 그 순간부터 꿈은 비전이 아니라 망상으로 변한다.
때로는 귀찮고 때로는 놀고 싶었던 평범한 하루지만 잠잠히..무심하게 그냥 내게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보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