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우주 앞에서 인간의 존재를 묻다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66

by 초롱초롱 박철홍

초롱초롱 박철홍의 지금도 흐른다! 866

― 광대한 우주 앞에서 인간의 존재를 묻다 ―


요즘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빨리빨리”라는 한국어를 아는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같은 속도중심 문화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그림자 또한 무겁습니다. 경쟁과열, 일등주의, 그리고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자살률은 간과할 수 없는 사회적 후유증입니다.


우리는 조선시대부터 인간존재 이유를 깊이 고민해온 민족 입니다.


성리학 '이기일원론' '이기이원론' 같은 철학적 논쟁이 수백 년간 이어졌고, 비록 정치적 당쟁으로 흐르기도 했지만 이는 그만큼 철학적 사유의 뿌리가 깊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우리 잠시 속도를 늦추고,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볼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 광활한 우주를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정말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일까?”


이 문제는 제 삶의 한가운데에 있는 질문입니다. 저는 내가 죽기 전까지 반드시 그 답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가 밤하늘에서 보는 별들은 대부분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들입니다. '행성'이나 '위성'과 같은 천체는 대부분 맨눈 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이 수많은 별조차, 우주의 규모 앞에서는 그저 먼지에 불과합니다.


우리 은하계안에만 별이 약 4천억 개 존재하며, 일부 과학자들은 그 수가 1조 개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추정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은하 가 우주 전체에 최소 수천억 개, 많게는 1조 개 이상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 안에 존재하는 행성과 위성의 수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상상조차 불가능할 만큼 방대해 집니다.


이쯤 되면, 숫자로 헤아리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그야말로 무한대 공간입니다.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로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는 항성으로부터 적당한 거리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거리> 에 위치한 행성을 의미 합니다.


놀랍게도, 최근 몇 년간 태양계 에서 불과 30광년 이내에서 이 골디락스 존에 위치한 외계 행성 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 국제 천문학계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 ‘프록시마 켄타우리(Proxima Centauri)’를 도는 외계 행성 ‘프록시마 b’의 존재를 공식적 으로 확인했습니다.


지구에서 약 4.24광년 떨어진 이 행성은 액체상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생명체 존재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거리’에 대한 감각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24광년. 빛의 속도로 가도 4년 이상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현재 인류가 보유한 가장 빠른 로켓속도는 초속 약 15km.

이 속도는 지구에서 프록시마 b에 도달하는 데 약 10만 년이 걸립니다.


10만 년?


크로마뇽인에서 현대인류로 진화된 시간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우주 현실’ 입니다.


외계 문명 존재 가능성을 수학적 으로 예측한 공식이 있습니다.

미국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Frank Drake)가 제안한 ‘드레이크 방정식’입니다.


이 방정식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곱하여 우리 은하 내 지적 문명의 수를 추정합니다.


[항성 생성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의 비율


실제 생명체가 생겨날 확률


지적 생명체로 진화할 가능성


문명이 신호를 송출할 가능성


그러한 문명이 유지되는 시간 등]

(아래사진 참고)


이 방정식을 기반으로 추정하면, 우리 은하 내에만도 약 1,000개 지적문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이는 지구 생명체 기준으로 만든 것이기에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각 변수의 수치를 정확히 알 수 없으며, 변수 간 독립성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추정치를 우주 전체로 확장하면 놀라운 수치가 나옵니다.


1,000개 × 4,000억 개 은하 = 약 400조 개의 지적문명 가능성


이쯤 되면 “우주에서 지구만이 유일한 문명”이라는 주장은 오히려 비과학적인 믿음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그들을 만나지 못했는가?" 질문에 답을 할 차례입니다.


"과연 진짜로 이 많은 문명 중, 우리는 왜 단 한 번도 그들과 조우하지 못했을까요?"


첫째, 거리의 문제입니다.


우주에는 광년단위 거리들이 존재하고, 현재 기술력으로는 이러한 거리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광속조차 넘을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광속불변의 법칙' 이 여전히 현대물리학 대전제 입니다.


둘째, 시간의 문제입니다.


지적문명 지속기간은 우주시간 에서 보면 '찰나'에 불과합니다.

문명이 생겨나고, 기술을 발달 시키고, 또 스스로 파멸하거나 소멸하는 주기는 생각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과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을 확률' 자체가 매우 낮은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제약 <거리와 시간>, 외계문명과 조우를 거의 불가능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계지적생명체 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우주는 너무나 광대하기에, ‘아직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마치,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 유럽과 아메리카 인류가 서로 존재조차 몰랐던 것 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정말로 우리를 찾아올 수 있는 수준 과학기술을 가진 외계문명이 존재한다면, 저는 그들이 평화롭고 지혜로운 존재일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문명을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공존과 절제, 그리고 지혜가 필수일 테니까요.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은 외계지적생명체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어떻게 그렇게 오래 존재할 수 있었죠?”


하지만 영화는 이 질문에 답하지 않습니다.


우리 역시 아직 그 답을 모르기 때문이겠죠.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질문이 무슨 소용이냐고?”


저는 오히려 이런 ‘쓸모없어 보이는 질문’이 우리 삶에 숨통을 틔워주는 지적여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매일 밤, 당연하게 존재하는 별빛에는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합니다.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이런 질문을 던져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왜 존재하는가?”


“이 광대한 우주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 말고 또 다른 문명은 존재할까?”


이런 질문은 결코 사치가 아닙니다.


삶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기 위한, 우리들 존재이유를 알기위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탐구입니다.


― 초롱박철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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