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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이야기 Sep 21. 2022

[소소한 이직 이야기] 09. 아홉번 째 노닥노닥

자소서의 지원동기 그 이면에 감춰진 진짜 동기

어떤 기업에 지원을 하게 되면 자소서라고 하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기업마다 그 내용과 형식이 다르지만 꼭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지원동기입니다.


기업입장에서는 그냥 취업만 되면 좋다고 지원하는 사람보다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지원하는 사람이 더 좋아보이고 기업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작성하는 과정에서 참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사실 그대로를 작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기업의 채용 담당자의 눈에 이뻐보이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실로 원하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물론 지원자 중엔 정말로 그 기업만을 원하고 그 기업만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업이거나 독점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고서야 사실 업계의 비슷한 기업들 사이에서 그 기업만을 진실로 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신입이 아닌 경력직의 경우 경력단절이 발생한 상황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전에 다른 곳에 재직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전에 다니던 곳을 나와서 그 기업에 채용 지원을 한 상황일텐데, 그렇다보니 당연히 지원 동기에는 이전 회사를 그만두는 퇴사 동기와도 연결되게 됩니다.


여기서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사를 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원하는 만큼 보수를 주지 않아서, 사람이 힘들어서, 원하는 직무를 하지 못해서, 근무 환경이 열악해서 등 너무 많은 이유가 있을테지만 큰 문제는 그 상황들이 이직을 하는 이 회사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전보다 높아진 연봉에 이전 회사보다 더 큰 규모, 좋은 환경, 높은 인지도를 가진 회사로 부푼 가슴을 안고 이직을 했지만, 이후부터 연봉인상이 없을 수도 있고, 이직 후 갑자기 불어닥치 경영악화로 환경과 규모가 안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는 그러한 동기로 지원을 하는 지원자에게 이런 의구심을 품게 되죠. 


“우리 회사에서도 이런 상황이 된다면 또 나가는 거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들은 진실된 동기보다는 좋아 보이는 동기로 지원동기를 작성하게 됩니다. 사실 자소서가 자소설이 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지원동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다양한 동기들은 사실 단 하나의 동기로 귀결됩니다. 바로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어서”입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주변에서 인정을 받고, 스스로 확신과 보람을 느끼고, 일에 치여 살기보다는 자신의 생활에 보다 더 충실할 수 있는 삶, 어쩌면 꿈이라고 할지도 모를 이런 동기가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사실 이런 더 잘살고 싶다는 동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는 마음인데, 기업의 근로자들이라는 이유로 그 동기를 숨기고 다른 것으로 포장을 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슬픈 현실인 것 같습니다.


이후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결국은 지금보다 더 잘살고 싶다는 큰 방향성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서는 그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자세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딴건 모르겠고 연봉이 업계 탑이면 좋겠다, 혹은 주변과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보람찬 일이었으면 좋겠다와 같이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선택지가 스스로의 성향과 이상에 부합하는가 입니다.


스스로의 성향과 이사엥 부합하지 않는다면, 다른 이유로 이직을 하더라도 결국 같은 이유로 이직을 고려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남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는 것. 어쩌면 대이직의 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더 깊게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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