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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한 이야기 Jun 05. 2023

[소소한 인생 이야기] 회고록

달콤씁쓸한 광고회사를 다녔던 날들을 회고하며..

저는 이직경험이 많습니다. 대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인턴 경험과 면접 때 이야기했던 업무 분야와 다른 업무를 맡아 3개월만에 퇴사했던 곳을 빼고도 7곳을 다녔으니 소위 말하는 철새와 같은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퇴사와 이직은 각각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나 어찌되었던 이력서에서 보여지는 경력은 조금 지저분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저분한 경력에 큰 축을 이루는 것이 있다면 에이전시와 인하우스라는 틀입니다. 특히 7곳의 기업 중 4곳이 광고대행사였고 광고대행사에서 보낸 시간만 8년 정도 되기 때문에 에이전시 생활은 제 경력의 큰 중심이 되어주었습니다.


한때 큰 강명을 받았던 짤. AE는 진짜 그랬다.. (출처 : 직장내일)


광고대행사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TV에서 나오는 광고가 좋아 광고인이 되고 싶어했던 제가 마케팅과 브랜드에 대해서 알게 되고 TV광고 중심의 업무 역량을 다양화하고 좀더 브랜드에 집중하는 업무를 하고 싶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시간들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우리와 함께 일하려면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반협박성 피드백을 들었던 적도 있었고 광고’주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회사 운영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는 클라이언트 앞에서 직원들을 전혀 보호해주지 못하는 회사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던 일도 있었지만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학습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궁극적으로 클라잉너트의 문제해결과 매출신장으로 이어져 클라이언트와 회사 상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느꼈던 희열은 이후 더 고도화되고 더 전문성을 가지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가끔씩은 생각나는 기분 좋은 추억입니다.


이런 자조적인 표현이 가장 많은 직군이 광고회사 직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처:퍼블리)
이런 자조적인 표현이 가장 많은 직군이 광고회사 직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출처:불개미상회)


사실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해줄 진정한 솔루션이 아니라 광고대행사에 가장 큰 이윤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주는 TV광고 캠페인을 유치하는 것에 더 집중된 제안을 준비하고 하나의 브랜드에 깊게 알아가기보다는 여러 브랜드를 수박 겉핥기로 알아가는 모습이 싫어 광고대행사를 떠나 인하우스 마케터가 되었지만 사실 그러한 모습이 모든 광고대행사의 모습은 아닐 것이며 제가 경험했던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러한 부분을 해소해줄 좋은 곳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광고대행사는 그런 곳이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유일한 자원이라는 말과 달리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잘 이우러지지 않는 다는 것은 많은 광고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이런 부분은 일반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 문제가 심한 경우가 있습니다. 광고회사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에 로열티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비록 광고 업계를 떠났지만 아직도 광고회사라는 곳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광고회사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많은 현직 광고인과 예비 광고인들이 자신의 업계에 프라이드와 로열티를 가지는 모습을 보기 원합니다.


No.1대행사 제일기획도 자체상품 판매를 하고 있다.. (출처 :제3기획)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고 있고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 개발과 소비자 대면 마케팅의 중요성 부각으로 자체 마케팅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어 광고회사는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고회사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광고회사들이 광고업이 아닌 자체사업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나가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관리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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