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임브라를 뒤로 하고 이동 경로를 따라 Costa Nova로 간다.코스타 노바 숙소 체크인이 4시.시간이 남아도 너무 남아 12km 떨어진 아베이루의 일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얼마 만에 먹는 초밥인가.. 참치 스테이크도 훌륭하다.저 창 너머가 주 좌석이다. 일식당 임에도리셉션과 홀, 주방 어디에도 동양인이 안 보인다.
아베이루에서는 신분증만 제시하면 국적 불문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키오스크가 있다는 걸 가이드북에서 봤는데, 차까지 렌트한 마당에 굳이 자전거를 대여할 이유도, 또 그럴 시간도 없어 어딘지 알아보지도 않았다. 자전거 로드 투어의 낭만을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겐 좋은 서비스일 거 같다.
식사 후 가벼운 산책길에 보인 신발가게. 핸드백도보이지만 넓은 매장이 온통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로 채워졌다.맘에 드는 게 있었지만 아쉽게도 내 발에 맞는 사이즈가 없다.코임브라에서도 그랬는데, 내 발이 비정상인지, 오히려 지극히 대중적인 발이라 재고가 있을 틈이 없는 건지..그러고 보니 작년 브뤼쉘에서도 그랬다.
최대 장점이 주차라는 걸 여실히 입증한 smart. 앞뒤 전장이 일반차폭과 비슷하다.
다시 Costa Nova로 돌아왔다.
포르투와 리스본 사이, 포르투로 부터 1/3 정도 위치의 해변도시.마을로 접어들며 이 마을이 줄무늬 마을로 불리는 이유를 눈으로 확인한다.
이 도시의 칼라 컨셉은 RBGY.
Red Blue Green Yellow, 네 가지 원색의 줄무늬가 도심을 도배하고 있다.세로 줄무늬가 대다수인데, 가로 줄무늬도 제법 보인다.이런 컨셉이 도시 디자인을 추진하는 자치단체의 권장 사항인 줄 알았는데, 여기에도사연이 있다.
고기잡이가 생업인 이 지역은 유난히 안개가 잦아 어부의 아내들이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이 집을 식별하기 쉽게 집에 원색의 페인트 칠을 한 게 시초였다. 아내들의 남편을 위한 마음이 담긴 그 집들이 지금은 식당, 카페, 기념품점이 되어 관광객을 맞이하는 줄무늬 마을을 만들었다.
자세히 보니 줄무늬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
벽에 도색을 하기도 하고,타일로 줄을 만들기도 한다. 초기 비용이 들긴 하겠지만 변색이 되어 재도색을 하는 것보다 타일로 시공하는 게 효용성 측면에서 좋을 거 같긴 하다.
반면에, 흰 바탕의 벽에 색을 넣은 나무를 덧붙여 줄무늬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게 정감은 더 간다. 목재가 주는 분위기 때문인가 보다.
줄무늬 마을 뒤로 돌아 들어가니 바다로 연결되는 데크가 바다 마니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닷바람이 실어 나른 모래언덕 위 데크 너머 대서양이 살포시 고개를 든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데크는 중도에 마을 어귀까지도 연결된다.
해풍이 옮겨 놓은 데크 위 모래에 우리의 방문 흔적이 남고, 뉘어 있는 풀에서 바람이 보이는 곳이 코스타 노바다.
여기 주류 가격이 참 착하다. 맥주는 1,000원, 와인은 2,200~4,500원 정도.
코스타 노바 숙소에서의 씁쓸한 에피소드.
실내가 다소 추워 주인에게 난방을 요구했다. 돌아온 답변은 "11월 이전에는 난방을 틀지 않는다." 숙박업을 하며 고객의 고충 처리보다 자기 기준이 우선이다. 차라리 보일러 점검중이라 했으면 덜 불쾌했을텐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누룽지를 끓이는데 주인이 보더니 방에 냄새 배이면 안 된다며 금지 시킨다. 여행을 다니며 방에서 식사한 적이 많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뭐 이런.. 김치라도 꺼냈으면 고소 당할 뻔했다.
주인으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마트에서 만난 착한 와인과 함께 달래며 코스타 노바에 찾아드는 밤을 맞는다.
코스타 노바 숙소는 이번 일정 중 유일하게 조식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해본아침 외식.태어나 피자로 아침을 먹기도 처음이다. 엔초비 피자.. 무지 짜다. 포르투갈 음식이 해물밥은 좀 낫긴 한데, 문어 요리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우리 입맛에는 짜다. 매우 짜냐.. 덜 짜냐.. 먹을 정도냐.. 못 먹을 정도냐의 차이.
피자로 아침을 때우고 인근에 Fish Market이 있다기에 찾아 갔다.
포르투갈이 전반적으로 간판에 인색한데, 여긴 아예 간판이 없다. 처음 오는 사람은 지나치기 일수다.
규모는 우리 수산시장과 비교 불가고, 우리나라 종업원이 저렇게 생선을 깔아 놨으면 거의 해고 수준이다. 좋게 보면 참 편하게 들 산다. 우리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인식이지만, 이들은 "생선 사러 왔지, 구경 왔냐.."는 인식이다.
이런 부분이 우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우리는 생선을 마리 개념으로 판매한다. 이들은 토막을 내놓고 소비자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부분을 필요한 만큼 판다. '인기가 없어 안 팔리는 부분은 어쩌지?' 하는 궁금증이 있지만, 그건 관습이 다른 사람의 궁금증일 뿐, 저들 나름의 해법이 있으니 저리 하지 않겠나. 남는 부분은 대폭 할인한 떨이 판매를 한다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