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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31. 2024

성모를 만난 세 아이

성모 발현지를 찾다


파티마를 찾는 순례자들이 파티마 대성당 외에 꼭 들르는 곳이 있다.


1917년 5월부터 10월까지 매달 13일에 성모 마리아가 파티마 인근에 나타나 당시 10세 정도의 어린 목동 세 명을 만나 기도를 권했고, 그중 가장 나이가 어린 루시아는 성모로부터 세 가지 비밀을 들었다.

1930년 포르투갈 주교들은 1917년 10월 13일 성모 발현을 공식 인정했다.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직접 밝힌 세 가지 비밀은, 제 2차 세계대전구 소련 공산주의 붕괴, 그리고, 교황에게만 직접 전한 1981년 교황 암살 기도 예견이었다.


성모를 만난 세 명의 아이들, 루시아의 집과 그의 사촌 프란시스쿠 자신타의 집은 순례자들의 필수코스가 됐다. 우리도 파티마 대성당에서 2.5km 거리의 그곳으로 간다.

루시아의 집을 가는 도중 만난 큰 회전교차로 중앙에 있는 세 아이의 조각. 루시아와 프란시스쿠, 자신타의 형상 임을 알 수 있다.


성모로부터 세 가지 비밀을 직접 들은 루시아의 집은 박물관처럼 관리되고 있다.

루시아가 사용하던 방.

당시 포르투갈의 생활양식을 알 수 있을만큼 잘 보존되어 있다.


프란시스쿠와 자신타의 집은 어떨까.

두 아이의 사진이 걸려 있는 옆면 벽.

두 아이가 사용하던 방.


[루시아의 집]을 방문했을 때 골목에 사람들이 늘어선 집이 있었다.

어떤 곳인가 궁금하여 안을 들여다보니,

 수녀님 한 분이 앉아 계신데 많은 사람들이 수녀님을 알현하듯 손 등에 키스를 하거나 비쥬를 한 후 함께 사진을 찍는다. 여긴 어디고, 저 분은 어떤 분이신가.. 궁금증을 남긴 채 돌아선 게 못내 아쉽다.


파티마 대성당에는 성모와의 비밀 엄수 기한 약속을 지킨 루시아를 기리는 공간이 있다.

루시아는 2005년 사망시까지 코임브라 수도원에서 생을 보냈다고 한다. 1917년 당시 열 살 정도였다 하니, 어린 나이에 비밀을 준수한데 대한 성모의 축복이었을까.


참으로 궁금한 건, 성모 마리아는 어떻게, 왜, 포르투갈을 선택하셨을까..

1917년 5월부터 10월까지 매달 13일에 나타났다는 설명에 문득 '13일의 금요일' 이 떠올랐다. 혹시라도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어 당시 일력을 찾아보니, 성모 발현을 공식 인정한 10월 13일은 토요일이고 기간 중  7월 13일만 금요일이다.



파티마가 성지 순례지라서인지 시내 거의 모든 기념품점에 천주교와 관련된 용품과 기념품이 넘친다.

특히, 성모 발현의 상징성 때문인지 성모상이 많고,

아기와 함께 있는 아기자기한 母子像도 많이 눈에 띈다.




점심을 위해 들른 파티마 대성당 광장 동쪽 옆 2층 카페테리어에서 음식을 담는데 가격표가 없다. 계산을 어떻게 하나.. 했더니, 고객이 선택한 음식 종류와 상관없이 전체 무게로 계산한다. 오우~~ 이런 거였어..?

저녁에 다시 가 문어만 한 접시에 와인을 곁들였다. 저 2층 왼쪽 코너 창가 좌석에서 바라보던 어둠이 깃드는 대성당의 모습은 여전한 여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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